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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철의 장편소설 다리
TheFestival    2010-04-14 죄회수 7,964 추천수 4 덧글수 7  인쇄       스크랩     신고

 

벚꽃이 만발한 이 봄에 아름다운 꽃나무 그늘밑에서 조재철의 장편소설 "다리"를 읽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친구가 그리워집니다.

사랑을 하고 싶어집니다.

고향의 축제 속으로 뛰어가고 싶어집니다.

왜 인생이 거대한 축제의 연속인지, 왜 더페스티벌의 역할이 다리의 그 것과 똑같은지 알게하는 것이어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 

국악, 미술, 민족사, 철학, 문화관광 등 다방면에서 천재성을 가진 작가의 재능이 돋보입니다.   페이지마다 풋풋한 인간미의 향기가 묻어 나옴이 작품성을 더해 줍니다.     

 

축제와 같은 우리의 삶, 소설 "다리"로 재조명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어제와 오늘을 만나게 하는 다리같은 이야기!

우정과 사랑, 지나온 날들의 따뜻한 기억을 환기시키는 아름다운 삶의 여정!

(서평)요즘 문학계에 드물게 출연한 진정성이 넘치는 소설이다.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오는 아련한 이야기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가치들이 하나둘 되살아나는 감동을 맛볼 수 있다. 친구와 사랑과 예술에 관한 사람냄새 풀풀 나는 이야기가 한 남자의 꿈과 방황과 회복의 이야기를 통해 진실하게 와 닿는다.  ....   잊어버린 감성과 오랜 가치를 향해 다리를 놓는 이 소설을 읽는동안 푸근한 마음이 절로 들게하는 작품이다.  - 소설가 성석제 -

 

 

어려서 뛰놀던 시골마을의 다리 위에서 느낀 감정이, 커서 서울로 공부하러 왔을 때 한강다리위를 지나가며 느끼는 것으로 어떻게 변화되는지 생각해 보며 읽어 나갈 수 있는 소설입니다. 남해대교에서 시작한 일인칭 주인공 나(지훈)의 다리의 상징성이 진주대교 노량진대교를 거쳐가며 각각 무엇을 이어주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열심히 세계를 누비며 살아가는 가운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의 다리위의 느낌이 또 다를 것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캐릭터들이 나름대로 축제와 같은 각각의 삶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친구와 사랑과 방황과 기억과 많은 것을 되새겨가며 곰씹을 수 있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다리가 없다면 시내를 건너야 했다. 경운기나 버스로 이동할 수 없고 지게를 지고 건너기에는 너무 힘이 들었다. 물이 불어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때가 되면 마을을 건너는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었다. 다리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그렇게 두 마을을 이어주고 있었다.       - (조재철 장편소설 "다리" p.25 )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다리밑에 쌓이던 오물은 줄어갔다. 사람이 같은 강물에 발을 담글 수 없듯이 시간은 쉴 새없이 가고 세계는 변하고 있었다.   -(p.28)

우리 셋은 작정을 하고서 악기를 들고 바닷가로 갔다. 뒤는 기암절벽, 앞은 태평양이 남해를 찾아 와 만든 앵강바다.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나는 장구를 치고 의석은 대금과 단소를 불었다. 희민은 노래를 흥얼거리고 몸을 흔들면서 동작을 가늠하기 어려운 춤을 추어댔다.   - (조재철 장편소설 "다리" p.50 )

 

"그런 점에서 옛날에 비해 국악을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어. 결핍이 있어야 깊이 있는 한(恨)이 길러져." 그러면 행복한 사람은 국악을 하지 말아야 할까. 내가 먼저 방법을 제시했고 의석도 기다렸다는듯이 동의했다. 행복으로 충만한 사람은 그 자체가 축복이니 다른 사람의 고통과 불행, 어려움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해야 한다. 유복한 사람이 타인과 세상의 한을 자기의 것으로 하는데 성공한다면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도 있다. 국악인에게 있어 한은 피해야할 것이 아니라 만들고 길러야 하는 것이다. - (p.133)

공항에서 비행기출발시간을 다소 넉넉하게 앞두고 수속을 끝낸 후 희민과 작별했다. 한국을 떠난다고 생각하자 마지막 통화를 하고 싶었다. 그녀가 집에 있으리란 보장이 없었다. 망설이다가 동전을 넣고 수화기를 돌렸다.                        "여보세요."              성희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와 사랑하던 사이였건만, 수화기를 든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보세요."        다급한 음성이었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수화기를 놓았다. 허허로운 마음으로 모든 상념에 종지부를 찍듯이.              "성희야, 너 정말 행복해야 해."         - (p.158)

 

"세상의 모든 다리는 아름답습니다. 아무리 형편없는 재료로 만들어졌더라도 다리를 만드는 순간, 우리에게는 신의 영감이 스칩니다. 옛것과 새것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고  큰 것과 작은 것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습니다. 서로 미워하는 두 쪽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습니다. 서로 좋아하는 것을 더욱 이어주어서 탄탄하게 만들고 오해와 갈등으로 얼룩진 사이를 잇는 것입니다."      다리를 볼 때마다 고갈된 에너지가 다시 보충되는 기분이었다.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사슬다리가 2차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되었다가 복구된 것을 얘기하면서 모스타르의 다리를 떠 올리곤 했다. 그리고 혜진을 생각했다 혜진에게 미안함을 전하기 위해 이 메일을 보냈는데 ....     -(조재철 장편소설 "다리"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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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벌   2011-08-07 22:41 수정삭제답글  신고
조재철 작가의 다음작품은 언제 나오나요? 앗 벌써 나왔나요?
옛애인   2010-06-07 15:18 수정삭제답글  신고
작가 조재철님의 새로운 면이 인터뷰기사에 있더군요..
http://www.thefestival.co.kr/news/interview/349/
뭉게구름   2010-04-26 16:45 수정삭제답글  신고
잘 읽었습니다. 잔잔한 삶의 감동이 느껴집니다. 이 글을 읽고 남해의 구석구석을 인터넷에서 찾아 봤습니다. 너무 가고 싶어집니다.
Bridges + Mountain + Beach 3가지가 뛰어난 곳이더군요.
여러 섬을 잇는 각각 다른 공법의 다리들이 국도3호선을 이루고..금산 보리암 다랭이논 은모래 등 볼 것이 아주 많네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해맞이축제 특산물축제 노량해전관련 역사축제 체험축제 .. 이루 헤아릴 수가 없네요.
그래서 페스티벌과 다리가 연관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다 표현 못하는 보물섬의 훈풍을 꼭 이 봄이 가기 전에 느끼고 싶습니다.
broomstick   2010-04-24 21:46 수정삭제답글  신고
저도 지훈씨의 미지근한 구시대적 연애관이 맘에 안 듭니다. 좋은 기회가 그렇게 오는데도 왜... 여자에게 화끈한 행복을 배달 못할까요? 성희도 놓지고 결국 안 잡고, 혜진도 꾸물꾸물.. 미셸도.. 어휴 답답ㅎㅎ
근데 이 소설의 메시지는 사랑이 아니고 우정, 우정이 아니고 인간성, 인간 본연의 내면적 탐자유성이 아닌가~싶네요^^
사무엘   2010-04-19 00:15 수정삭제답글  신고
추천하셔서 주말동안 읽고 있습니다.그렇지 않아도 가 보고 싶었던 환상의 섬 남해를 이렇게 맛깔스럽게~ 내륙이 고향인 저에게도 마치 내 고향을 그리듯 "따뜻한 날의 기억"을 되살려줍니다.  어릴 적 새강다리가 생각납니다.
뭉게구름   2010-04-16 11:09 수정삭제답글  신고
다리와 축제가 무슨 관계~? 다리는 다리 축제는 축제 아닌가요? 쏘리.. 저도 일단 읽어 본 뒤에 다시 한마디 하겠습니다.
옛애인   2010-04-16 01:48 수정삭제답글  신고
다리=축제=인생=사랑=역사=예술...??? 정말 흥미를 이끄는 함수관계이군요??^^ 오늘 책 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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