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가자가자 하다가 정말로 덜컥 가버릴 수 있었던 것은 독단적으로 기차표를 4장 예매했던 저의 경솔함이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센스없이 무궁화호를 예매했냐며 5시간동안 니 뭐할거냐며한바가지 욕을 원샷 후 42분 출발인데 정확히 42분에 도착해서 친구들의 애간장을 녹여주며 저의 매력지수를 한 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습니다.
와우
그래서 거지같은 제 친구들은 단지 30분 잤을 뿐인데 저의 이런 사진을 찍었네요. 하지만 우리는 절대 1박 2일동안의 사진을 지우지 않기로 각서를 썼습니다. 계약 위반시 평생 하인으로 고고 그래도 친구들의 인생까지 내 맘대로 할 수는 없었기에 마지막 양심으로 모자이크처리했습니다.
도착시간 2시 40분 집에 갈때 차가 없을까봐 바로 집에가는 차를 예매를 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라서 영화뿐만이 아니라 집에 가는 기차들도 매진임박입니다.
굶주렸던 저희는 부산역을 뛰쳐나와 지하철로 들어가 남포로 향했습니다. 남포동에 있는 한양냉채족발! 되게 유명해요 물론 서울촌년이었기때문에 부산 사람들한테 정확한 발음 서울말로 또박또박 여쭸더니 어르신들은 아주 촌것들을 귀여워하시며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4명에게 물어봤는데(말귀를 한번에 못알아듣고..) 100% 모두가 아는 한양냉채족발!
자갈치 시장에서 가깝습니다.ㅎㅎ 넷이서 大자가 적절합니다. 中자는 성에 안차지요. 먹다가 겨자가 코를 팍 쏠때가 있는데 얼른 콩나물 국을 드시면 어느정도 해소됩니다. 그런데 심한거는 콩나물국이고 뭐고.. 그냥 한번 쉬세요.
배를 뚜드리며 저희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 남포동 시장을 돌아다녔습니다. 부산시내-
시내라고 해놓고 왠 시장사진을..가져다 놓았네요. 그래도 부산타워가 참 이쁘게 나왔어요. 여기 골목골목을 나가면 엄청난 시내가 나온답니다. 그런데 저는 길을 모릅니다.
그런데 이 시장이 매우 중요한것이.. 가게 되면 꼭 "불티나 호떡"을 드셔야됩니다. 고로케처럼 생긴 호떡인데요. 사진이 없으니까 상상 잘 해주세요. 배부를때 먹으니 많이 느끼했어요.
영화를 볼 시간이 돼서 저희는 영화관으로 갑니다!
당연히 예매한 영화였겠지요? 외국의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좋은 기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같이 간 일행중에 한명은 족발까지 먹여놨더니 디립다 자더라고요. 지가 예매해놓고.
영화는 <유산>이었는데요. 내용은 궁금하시면 검색해보시고.. 영화관이 부산의 작은 극장이었어요. 멀티극장이 아니라서 아주 정겨운 느낌?ㅋㅋㅋ 비염이 심한 저는 하루종일 코와 씨름하느라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몇몇분은 제가 영화에 감격한줄 오해를.
영화를 보고 잠자던 일행을 깨워 나왔는데 핸드폰 놓고 오고 가지가지 하더라고요. 영화관에서는 안자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유산>을 다 본 후에는 센트럴시티역이었나? 암튼 그곳에서 영화를 하나 더 볼 예정이었습니다. 역시 잠 잔 친구가 예매했는데 믿을 수가 없네요.<체리를 먹은 남자> 야릇한 느낌때문에 작은 희망을 걸고..
하지만 다음 영화까지는 2시간정도 텀이 생겼네요. 부산국제영화제라지만 부산까지가서 영화관에만 박혀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부산타워로 고고
용두산공원과 부산타워가 같이 있는데 꽤 높지요. 그리고 예전에 가셨던 분들은 정말 계단오르느라 숨찬 공원이었지 라고 기억하실텐데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서 아주 쉽고 신나게 올라갔습니다.
영화관에서 내내 자더니 힘이 넘치나 봅니다. 작은 손으로 부산타워를 들었네요!!(뻥) 이미 잘 세워져있는 부산타워에 손가락만 얹으셨습니다.
아, 그리고 용두산 공원에서 허세부리고 있는 친구. 굳이 안찍어도 되는 사진이었죠.
어쨌든 부산타워를 올라갈때는 엘레베이터를 이용합니다. 이용할때 입장료가 있었는데요. 얼마였는지는 모르겠고..암튼 몇천원.. 가서 뽕빼고 오셔야해요- 60층인가였던 것 같아요ㅋㅋ 이놈에 기억력
부산이 너무 예쁩니다. 그런데 난간에 앉으면 혼납니다. 정말 엄청나게 사진 찍었습니다. 넷이서 셀카찍어보겠다고 오두방정을 떨었습니다. 저 뒷모습은 저에요. 제가 부산야경에 심취한 모습이 찍힌게 아니라 찍으라고 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만족스러움. 어쩔 수 없어요.
그리고 저희는 지하철을 타고 센트럴시티역으로 갔습니다. 아까 말했던 체리를 먹은 남자를 보려고.. 그런데 야릇한 느낌이 하나도 없었고.. 생활고에 찌든.. 고무를 만드는 아저씨가 아내에게 이혼을 당하고 위자료를 주기 위해서 결국 오토바이에 치여서 보험료를 받는 .. 스포일러가 됐네요 본의아니게.. 흑백영상으로 진행되는데 중간에 잠깐 아내가 컬러화면으로 등장합니다. 흑백영상은 아마 남자의..어두운 삶인가요..ㅜㅜ 저희 교수님과 너무 비슷해서 영화관에서 내내 웃었습니다.
영화관에서 나오자 앞에 사진찍으라고 레드카펫이랑 PIFF2009세트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타이거 JK아닙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마하길 잘했네요. 승리닮은 친구와 산다라박과 같은 친구와 샤이니의 태민 닮은 친구가 함께였습니다ㅋㅋㅋㅋ 사진을 보여드리긴 쫌 거시기하고........아무튼 이게 뭐라고 이동하는 내내 웃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우 피곤했으나 웃음 기세를 몰아 회를 먹기 위해 어디론가 이동해야 했습니다.
지하철을 탔는데.. 부산국제영화제의 여파로 모두 해운대에서 내리더군요. 외국인도 서울사람들도 지방사람들도 부산사람들도 그쪽에 사시는 분들 외에는 다 해운대로 가길래.. 그래서 저희는 과감히 광안리로!!
역에서 좀 걸어야하는데요.. 걷는 내내 씨부렁씨부렁 하다가 광안대교를 보고 감동했습니다. 너무 좋아서요
역시 서울 촌놈들이라 바다소리에 흥분에서 아주 눈밭의 강아지처럼 뛰어다녔습니다.
이렇게.
배경이 아깝네요. 친구가 사진을 배꼽으로 찍었나봅니다. 그렇게 웃더니...
이건 잘찍었네요. 그래도 사진이 실물을 절대 못따라옵니다. 너무 이쁜 광안대교 광안대교를 자랑스러워 하는 부산분들 자랑스러워하실만해요. 친구가 예전에 부산에서 택시를 탔었는데 기사분이 "니가 지금 광안대교를 달리고 있는거다!" 라며 자랑자랑을 하셨대요. 귀엽게
광안대교를 한참 바라보다가 .,.. 사진에서 보는 방향으로 왼편으로 가면 회센터가 있는데요. 저희는 회센터로 고고! 회가 저희의 목적입니다.
광어 2키로랑 우럭한마리랑 3만원인데 싼가요? 먹기만 좋아하지 시세를 전혀모르는.
먹고 방 잡고 잤는데요. 부산국제영화제때 방을 1박에 6만원이나 받는데서 잔뜩 쫄았는데 3만5천원에 방을 잡았습니다. 5천원 깎은 가격입니다.
암튼 방은 ..누추했지만 하루 자는건데요 뭐ㅋㅋㅋㅋ
피곤했는지 바로 잠들고 아침에 눈을 번쩍 떴습니다. 놀아야하기에.
모닝광안리 역시 감동입니다.
검은콩두유를 먹고있습니다.
부산에 왔으니 부산 구경해야지요 저희는 APEC 하우스에 갑니다! 동백섬으로-
산책로를 건너야 APEC 하우스를 갈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운동을 한다며 투덜이들이 한참 궁시렁대는 중입니다.
도착.. 어르신분들이 많았습니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명이 보이시나요?
정말 예쁜 전경.. 외국같아요 이런거 보러 해외나갈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제 친구는 참 이마가 넓네요. 귀여운듯....................................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다행이었어요. 햇빛이 바다에서 물장구치는 것 구경하느라 바다에 부딪히는 파도가 부서지는 것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별거아닌건데 너무 좋더라구요. 바람도 좋고 햇빛도 좋고 바다도 좋고ㅎㅎ
하지만 금세 피곤함을 못이기고..
일광욕했습니다. 여기는 이렇게 생긴 벤치가 많아요. 누워있기 딱좋은^^ㅋㅋㅋ 벤치도 햇볓에 따땃하게 뎁혀져서 금방 잠들게 생겼습니다. 저희는 젊음으로 동백섬에서 해운대까지 걸어갑니다.
한참 게으름을 피우다가 해운대로 갔습니다. 해운대에 가니 정말 부산국제 영화제에 온 기분이 들더군요. 축제로구나-
피프거리!! 바다옆에 여러가지 부수들이 세워져있습니다. 안읽었습니다- 갈길이 바쁘면 얼마나 바쁘다고^^
요런 그림들이 쭉 붙어있는데요 옆에서 같은 컨셉으로 사진찍으면 꽤 재밌습니다.
앗 이병헌이다! 앗 조쉬하트! 앗 기무라타쿠야다! 보이시나요? 잘찾아보세용ㅋㅋㅋ 되게 웃긴거는 이 사람들이 이동하면 저 끝에서부터 파도소리처럼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파도타기하는 것같이 말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잘 못봤습니다. ㅋㅋㅋㅋ
허무하게 이들은 지나가고..ㅋㅋㅋㅋㅋ 바다에 갔습니다. 해운대는 광안리와 달리 사람들이 북적북적했지요- 그래서 그런지 해운대 파도도 더 발랄한거 같았습니다.
미니쿠퍼로 셔틀택시를 운영하는 행사(?)가 있더군용 무료로 시승해볼 수 있구요 저희도 빠질 수 없기에 한번 시승해봤습니다.
가위바위보에서 당당히 홀로 승리를 거둔 저는 조수석의 영광을 히히히 딱봐도 귀여움이 느껴지죠? 장난감같습니다- 3400만원짜리 장난감ㄷㄷㄷ 쿠퍼매니아랩니다. 전 뭐 관심은 그닥 없었는데 비싸다니까 덜덜떨리더라구용?
내릴때.. 이여자 좋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엔 제가 콧구멍으로 셔터를 눌렀네요^^
해운대의 부산국제영화제 내음을 뒤로하고
헌책방으로 갔습니다!
희귀한 책들이 굉장히 많겠죠?? 요새는 헌책방들도 많이 없어지고 있는데.. 하지만 비염이 심한 저는.. 먼지때문에 내내 눈물콧물로 고생만 했습니다. 다른 친구는 뭐 신기해하기는 하는데.. 가기전에 좀 준비를 해서 가는게 좋을꺼같아요. 어떤책을 찾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뒤지면 더 알차고 재밌을것 같습니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부산에 가면 꼭 먹어야된대요!! 할매가야밀면!!! 근데 저희는 할매가야밀면 옆집이 더 맛있다는 옷가게 아저씨의 과잉친절을 믿었다가(부산가서 50프로 세일보고 넷이서 약 10만원어치의 옷을 하나씩 쥐어들고............푼수들ㅋㅋㅋㅋㅋ) 독박썼습니다. 부산 경험자 친구들이 이게 아니래요.. 할매가야밀면에 가야된대요. 망했습니다. 그런데 비냉은 비슷해서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밖에 나오면
짠! 길거리 퍼포먼스
이 아저씨 웃겨요 가만히 있다가 돈을 주면 갑자기 막 기계처럼 움직이면서 돈준 사람을 앉히고 그림그려주는 퍼포먼스를 해요 퍼포먼스는 퍼포먼스일뿐 그림을 그려주는 척만 하기때문에 돈 준 사람은 가만히 앉아있어야 합니다. 그의 퍼포먼스가 끝날때까지.. 사람들이 저렇게 모여있는데.......... 내성적인 저였다면 내가 왜 줬을까.. 후회했을것 같네요-
일박이일을 이렇게 알차게 놀고.. 어느새 차시간이 다됐습니다. KTX를 타고 갑니다. 기차나 KTX나 네명이 타면 할인이 팍팍됩니다. 좋아요-
네...집에가는길에는 다들 머리가 저모양 저꼴이네요 역시 외박하는 건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KTX는 2시간반인가? 엄청 빠르고 쾌적합니다.
간단히 쓰려고 했는데....... 매우많이 길어졌네요...................... 그럼 안뇽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