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에서는 충무김밥집이 그야말로 지천에 널려있다.

통영시는 원래 1995년 전까지만 해도 충무시였다. 충무시와 통영군이 합쳐지며 지금의 통영시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데 충무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바로 충무김밥, 충무김밥의 원조가 바로 이곳 통영이다.

충무김밥은 맨밥을 김으로 말은 김밥과 오징어와 김치를 양념하여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다.

충무김밥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 중 하나는 해방 이후 남해안의 충무(현 통영)항에서 고기잡이를 나가는 남편이 고기 잡느라 식사를 거르고, 술로 끼니를 대신하는 모습을 본 아내가 남편이 안쓰러워 김밥을 만들어준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에 아내가 싸준 김밥은 잘 쉬어서 못 먹게 되는 일이 많았고, 그래서 밥과 속(반쯤 삭힌 꼴뚜기무침과 무김치)을 따로 담아 주었는데 그 후에 다른 어부들도 점심 및 간식을 밥과 속을 따로 담은 김밥으로 해결하게 된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한 가지 설은 통영은 해상 뱃길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지금의 문화마당 자리에 있던 구 통영여객선터미널(‘뱃머리’라고도 불림)에는 많은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고, 이 사람들을 상대로 팔기 시작한 것이 충무김밥이라는 것이다. 뱃머리 근처에는 배를 타는 사람들을 상대로 주전부리를 파는 행상들이 많았는데 따뜻한 남쪽의 날씨에 상하기 쉬운 김밥은 밥과 반찬을 분리해서 팔았다. 당시 멸치어장에서 잡히던 주꾸미와 호리기 그리고 홍합과 무김치를 대나무 꼬치에 끼워서 김밥과 함께 종이에 싸서 팔았는데 배도 채울 수 있고 맛도 좋아서 인기가 좋았다. 이후 주꾸미는 구하기 쉽고 도시 사람 입맛에 맞는 오징어로 대체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통영에 들린 날이 3월 21인데, 이날 마침 KBS 1박2일에서 통영 욕지도편이 방영됐다.

충무김밥을 먹으러 돌아다녔더니 이날 방송에 나온 충무김밥 덕분에 대부분의 충무김밥집에서 밥이 동 날 만큼 주문이 밀려들었다. 겨우겨우 찾아 자리잡고 먹은 충무김밥집은 통영김밥..

충무김밥만 판매하는 식당인데 테이블 2개가 고작인 작은 가게다.

충무김밥 1인분에 4000원씩이다.

일행과 둘이서 허기도 지고 김밥 해봐야 간에 기별도 안올 것 같아서 2인분+2천원 도합 만원어치로 달라고 했다.

▲ 서울서는 맛보기 힘든 진짜배기 충무김밥

통영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입이 까다로워서 충무김밥 맛집만 찾아 다닌다고 하는데 우연히 찾은 이곳은 알짜 맛집이였다. 식사 내내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한결같이 다른집을 찾지 않고 기다리기에 오래기다리던 아저씨에게 슬쩍 물었더니 통영사람이 추천하는 충무김밥 집 이란다.

주인아주머니는 장사꾼이 아닌 옆집 이웃같은 푸근한 분이라 같은 값인데도 이곳은 맛도 양도 많다는 것이다.

직접 맛을 보니 푸짐한 양뿐만 아니라 조미료맛이 느껴지지 않는 재료 그대로의 맛이 일품이다. 무김치며, 시래기 된장국을 몇 번이나 더달라 해도 주인아주머니는 빠쁜 와중에 웃으며 듬뿍듬뿍 주신다. 서비스로 주신 담근 매실은 상큼함이 일품이다.

서울에서도 충무김밥을 여러번 맛 봤지만 역시 충무김밥은 충무에 와서 맛봐야 한다.
이곳에서 진짜 충무김밥을 만나 너무나 행복했다.

■ 통영김밥 (055-646-6400) 한남동 문화마당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