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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유럽으로의 여행 체코 체스키
드림    2012-12-30 죄회수 2,728 추천수 6 덧글수 4  인쇄       스크랩     신고

인생의 쉼표가 필요했던 "바람난 가족"이 황당한 에피소드를 곳곳에 뿌리며 한달간 유럽 구석구석을 여행한 좌충우돌 유럽견문록  

❚타임머신 타고 중세여행 온듯~ 체스키 끄르믈로프

 

중세시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체스키 끄로믈로프는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마을을 꼭 한번 가보리가 마음먹고 한국에서 출국 전 인터넷으로 교통편 예매를 해두었다. 프라하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의 아담한 마을 체스키 끄로믈로프로 가기 위해 서둘러 체스키행 관광객 전용 직행 버스에 올랐다.

 

우리 가족과 똑같이 어린 딸과 함께 가족여행에 오른 한국인부부를 만나자 반가운 눈인사를 건넸다.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며 체코의 시골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했다.

체코의 버스는 특이하게도 승객들에게 커피 등 간단한 음료를 서비스한다. “와, 핫초코다.” 핫초코를 무척 좋아하는 우리 딸은 공짜 음료 한잔을 받아들고 입이 귀에 걸릴 만큼 좋아했다.

드디어 도착. 아쉽게도 먹구름이 끼고 날씨가 쌀쌀해져 점퍼를 꺼내 입었다.

 

 

 

15분 정도를 걷다 온통 빨간색 지붕으로 뒤덮인 동화 속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블타바강을 사이에 두고 뾰족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마을 중심에는 광장과 성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처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우리와는 사뭇 달랐다. 상업성을 배제하고 최대한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려 애쓰는 하회마을, 양동마을과 달리 이곳은 마을 전체가 상업적이었다. 골목골목마다 펜션, 레스토랑, 카페, 각종 기념품숍이 즐비했다. 체코판 북촌, 전주한옥마을이라고 할까?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족족 ‘작품 같은 사진’이 탄생했다.

 

 

좁은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숍마다 개성을 살린 예쁜 간판과 개성 넘치는 기념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디자인 감각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담긴 기념품들이 많아 충동구매를 꾹꾹 참아내느라 애를 먹었다.

 

 

 

마을을 구석구석 돌자 배가 출출해졌다. 크레페 가게를 지나는데 유독 줄이 길었다. ‘맛집인가보다’ 라는 생각이 스치자 얼른 줄에 합류했다. 15분 남짓 기다려 따끈따끈한 초코 크레페를 살 수 있었다. 뜨거운 철판 위에 얇은 밀가루반죽을 올린 후 달콤한 초콜릿소스를 듬뿍 뿌린 후 돌돌만 크레페를 허겁지겁 맛나게 먹었다.

 

 

인포메이션 센터를 들리자 우리나라 기업 로고가 큼지막하게 찍힌 스마트폰과 TV가 전시되어있었다. 체코의 작은 관광지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스폰하고 있다는 걸 내 눈으로 확인하자 아주 조금은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널찍하게 잘 가꿔진 군주의 정원에는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 각종 조각상과 분수를 만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유럽은 정원문화가 발달했다. 집은 오래되어 낡았더라도 잔디와 화사한 꽃들을 심어 정성껏 가꾸며 ‘세월의 기품과 우아함’을 느끼게 하는 집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중세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수백 년 된 집을 개보수할 때도 지붕과 뼈대는 그대로 두고 내부만 바꾸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3시간 정도면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마을이다. 펜션도 많아 하룻밤 머물렀다 가는 여행객도 꽤 많은 듯 보였다.

 

우리 식구는 프라하로 돌아가는 버스를 너무 늦은 시간으로 예약한 덕분에 마을 지도를 그릴 수 있을 만큼 샅샅이 돌았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고르고 골라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피자와 스파게티, 그리고 맥주를 주문하자 맛은 그런대로 먹을 만 했는데 여종원이 무척 쌀쌀맞았다. 식사 내내 궁시렁거리는 내게 남편과 딸은 한마디 던졌다. “대한민국에서나 손님은 왕이다. 그냥 먹어라” 어쩔 수 없이 종업원에게 건네야 하는 팁이 무진장 아깝고 속이 쓰렸다.

 

프라하행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니 늦은 밤. 피로감이 몰려왔다. 하루를 몽땅 투자해 둘러본 체스키 끄로믈로프는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그리고 유네스코로부터 똑같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하회마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각종 기념품숍, 카페, 레스토랑을 전면에 배치해 관광객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좀 지나치게 상업화한 측면은 있지만 원형 보존과 함께 관광의 기본인 먹거리, 쇼핑을 결합해 세트로 선보인 발상은 우리도 참조할 만 했다.

 

*유럽 여행기 더보기 (블로그 blog. naver.com / jouroh)

태그  체코, 체스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세유럽여행,체코여행,체스키크롬로프,바람난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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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Girl   2013-01-02 10:02 수정삭제답글  신고
체코만 해도 서비스산업이 약한가봐요. 손님을 왕처럼 모시는 고객만족 실현을 못 해내니..
뭉게구름   2012-12-31 18:50 수정삭제답글  신고
정말 좋은 마을인가봅니다. 체스키..
멋진 여행기에 부러움 반, 대리만족 반.. 갔다 온 느낌. 프라하도 못 가본 저로서는 ㅠㅠ
jssuh   2012-12-30 21:27 수정삭제답글  신고
체스키 끄로믈로프, 도시 전체가 고풍스런 마을과 아름다운 산책로 같네요. 끄로믈로프 주민들이 부럽습니다. 우리나라도 고택 마을이 많았으면..
 
드림   2012-12-31 11:15 수정삭제  신고
현대 사람들이 "중세"를 내세워 마케팅하는 모습이 재미났어요. 동양인의 눈에 서양의 중세모습이 색다르게 보였죠. 거꾸로 생각하면 서양인의 눈에 동양의 중세 모습도 신비로울 듯해요. 문제는 쌈빡~한 아이디어와 마케팅 능력이겠죠^^ 안동 하회마을... 무척 근사하죠. 쓱~ 한번 둘러보고 오는 동네가 아니라 맛난 것도 사먹고 차도 마시며... 즐길거리를 풍성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겠죠!(그냥 지나가는 과객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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