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계사년 신년벽두에 강원도 강릉으로 혼자 떠나 봅니다.
매월당기념관을 찾았습니다. .
선현들의 민족정기를 기리기 위해 들렸습니다.
생육신의 한 분이신 천재 문학인 매월당 김시습의 삶도 되새겨 봤습니다.
매월당 김시습 ; 1435년(세종17년) ~ 1493(성종24년)
논어의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 에서 시습(時習)이란 말을 따서 이름을 지었다네요?
몽사노 매월당 기적비
夢死老 梅月堂 紀蹟碑
"천지간에 맑고 깨끗한 기운이 사람한테 모여 영특한 자질이 되어 문장과 언어까지 도량이 드넓기가 마치 강하와 같고 그 의지 굳세기가 마치 금석과 같아야 크게 명성을 떨치게 되는데 그가 바로 김시습이다. "
이렇게 시작하는 기적비를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자녀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고 나라 위해 큰 일 하려면 어떻게 마음 먹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글귀입니다.
그리고 보통 강릉에 가면 오죽헌은 잘 들르지만 바로 그 옆의 강릉예술창작인촌은 잘 안 가기 일쑤지요. 오죽헌 왼쪽 조그만 골목길에 있답니다.
폐교를 개조해 만든 예술창작인촌 안에는 공방이 몇 개 있고 수공예품 체험, 동양자수 수강할 수 있는 솜씨공방이라는 곳도 있습니다. 오죽헌 공방도 예뻤습니다.
깔끔한 옛집도 보았습니다. 벽화마저도 예쁜 예술이 곳곳에 숨 쉬고 있는 강릉입니다.
사진을 찍으며 다니니까 스쳐 지나가던 길도 관광지가 되고 문화유적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배가 고파 구도심에 먹으러 들어 갑니다.
보통 강릉 가면 초당순두부나 주문집 횟집을 갔었는데..
오늘은 강릉시내 장칼국수라는 게 있다고 해서 찾았습니다.
아마 장터국수처럼 장터칼국수를 말 하는 듯 장칼국수라 명명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칼국수집은 다 허름하고 많이 보이지만 유명한 3곳이 있다고 합니다.
먼저 시내 번화가에 있는 찾기는 어려운 강릉사람들이 많이 가는 원조격인 칼국수 집을 들렀습니다.
금학동에 있는데 경강로 큰 길에서 들어가는 골목길 입구인데 찾기가 그리 쉽지가 않았습니다.
다음은 교동사거리 근처에 있는 형제칼국수입니다. 입구가 조금 그렇습니다.
유명한 세 집 중 하나인 벌집칼국수입니다.
입구가 위 두집과 어금버금입니다.
식사시간이 지나서 들어갔는데 아직도 사람이 많고 부엌에서는 계속 열심히 끓여내고 있습니다.
혼자라서 내실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테이크아웃 손님도 몇 있네요. 한참만에 나온 칼국수가 정말 맛이 있었습니다. 고추장 넣고 계란 풀고 호박 감자 썰어 넣고 깨 듬뿍.. 여기 칼국수는 소고기 고명이 나오는데 나는 주문할 때 빼 달라고 했습니다.
강릉 장칼국수에는 메밀이 들어가는 면이라서 면발이 잘 끊어져서 먹기 좋고 구수한 맛이 나는 게 특징입니다. 양도 충분하지만 공기밥 아니 밥 한 그릇도 주문해 봤습니다.
가격은 위 세 집이 담합인지 공종가격인지 공히 5천원이랍니다.
그 외에 할머니 혼자 하시는 원조시장이란 이름이 붙어 있는 데는 4천원인지 4천5백원인지 좀 싸더군요.
강릉에서 먹자골목 하면 성남동에 있는 중앙시장입니다. 여기서 성(城)이라고 하면 강릉읍성이 아닌 애국고성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흔히 동예라고 부르는 고대국가 예국의 2천년 전 성벽이 지금은 남대천 둑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중앙시장 동쪽은 철둑길에 붙어 있고 그 골목으로 먹자골목이 쭈욱 있습니다.
이 쪽은 좌판으로 쪽파 몇 가닥 넣은 메밀전병 도토리묵 생선전이 주 메뉴입니다. 길 건너 튀김 및 닭강정 골목이 이어집니다.
튀김음식이 싫은 사람을 위해 오른쪽을 둘러 보면 소머리국밥 골목도 있답니다.
등 따숩고 배부르면 세상만사 힘들지 않지만 새해엔 장래 일이 걱정이 되지요. 자식 일도, 사업대박도, 사랑의 점괘도 별이선녀님한테 물어보고 싶었지만 ..
중앙시장 남쪽 남대천 뚝방 밑에 보살님 도사님 많이 계십니다.
앗싸가오리를 아십니까?
숫놈 생식기가 둘이라서 얼마전 대선후보 단일화를 고민하던 야당을 조롱할 떄 이용되기도 한 말이지요.. 덕장이 있네요?
우리나라에 남대천이 참 많? 이 곳 강릉에도 남대천이 있답니다.
(참고로 남대천이 흐르는 곳은 강릉 남대천, 철원 남대천, 양양 남대천, 무주 남대천, 울진 남대천.. )
영하 19도에 얼어 붙은 남대천, 얼음 지치러 온 가족이 참 정겨워 보이지 않습니까?
어린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한 가지 빠뜨렸네요~
남대천 맑은 물의 꾹저구탕
꾹저구탕도 강릉음식으로 권해 드립니다. 꼭 드세요.
3년전에 하던 강릉음식축제가 그립습니다.
허난설헌 공원에서 올 11월엔 강릉음식축제가 열리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