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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수집] 국수 이름 유추 및 서울에 있는 맛있는 국수집
딸기아빠    2013-03-22 죄회수 5,370 추천수 6 덧글수 2  인쇄       스크랩     신고

 *참고: 내용이 기니 짜증내지 마시고 여유가 있을 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其一

 

음식에는 맛이 있고 그것을 느끼고 있지만, 그 느끼는 맛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은 나에게 쉽지가 않다. 달고 짜고 시고 쓴 맛을 느끼는 혀의 미뢰와 맵고 떫은 자극을 느끼는 혀의 점막이 다 잘 작동은 하고 있는 바 음식 자체의 맛은 민감하게 잘 느끼고 있더라도 음식 주재료 자체의 맛과 요리 방법, 그리고 부재료와 양념의 맛의 조합으로 나오는 ‘색성향미촉’에 ‘법’까지를 온몸으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 일거다. 거기에다 온 몸으로 느낀 맛을 기억과 가슴에 저장하는 기능이 떨어지고 경쟁시대에서 비교 당하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인해 음식 역시 다른 음식과 비교하기를 싫어하는 이유로 해서 음식전문가가 될 수 없음이다. 또한 먹는 것에 욕심을 내지 마라는 집안의 가르침과 식판 들고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리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인해 음식에 대해서 특별한 기호나 음식 자체를 탐하는 경우가 없어 별미의 음식을 즐겨 찾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식도락가와 맛있는 음식을 가려먹는 취미를 가진 미식가 역시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음식을 맛보고 먹는 자체에 대한 즐거움과 취미는 없고, 이 나이에 새로운 자손을 얻기 위한 음식구애활동(food courtship)이 필요 없다 하더라도 있는 가정을 지키기 위하고 친구를 지키기 위해 음식구애활동과 비슷한 음식을 만들고 같이 먹는 기회를 만들 수 밖에.

 

其二.

 

많은 음식 중 한끼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어디서든지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사먹었으나 맛이 없더라고 크게 억울하거나 상심되지 않는, 게다가 많은 지식과 세밀한 맛 감상이 그렇게 필요 없는 국수에 대해 그간에 기억하고 있는 맛이나 몇 번 찾아본 데를 적어보고자 한다.

굴곡 없는 국수의 가락처럼 결혼 생활이 평탄하고 오래 이어지라는 의미와 음식 중 길이가 가장 긴 까닭에 장수의 뜻을 가지고 있어 생일, 결혼식, 회갑연에 빠지지 않고 나오고 지금도 국수를 대접하는 것이 곧 결혼의 뜻으로 쓰이고 있고 장국에 담겨 먹는 국수의 일반 명칭도 잔치국수로 불려지는 것이다.

 

고려시대 때 처음 기록에 나오는 국수는 고급 음식으로 제사 때 주로 쓰며 절에서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고려시대 때 중국에서 전래된 국수는 밀로 만들었으나 당시 밀이 귀하기 때문에 상류층에서 즐기며 잔치 음식에 나와 지금의 혼인잔치에 국수를 내는 관습으로 굳혀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수는 조선시대에 와서 대중적 음식으로 정착되고 이 때는 흔한 메밀로 만드는 메밀국수가 많았고 1900년 대 이후에 밀국수가 흔해졌으며, 점차 녹두국수, 감자국수, 칡 국수, 녹말국수(당면 류) 등 다양한 국수가 나온 것이다.

 

국수는 전세계에 다양하게 퍼져 있으며 몇 년 전 TV에서 ‘누들로드’라는 국수의 문명사 프로그램을 흥미롭게 본 적이 있다. 국수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라비아나 이탈리아 등 설이 있지만 여러 가지 자료에 의해서 중국이 국수의 발상지라고 한다. 국수를 한자로는 ‘麵’으로 쓰고 중국에서는 간단히 ‘面’으로 써서 밀가루나 국수를 뜻하며 밀가루 빵은 ‘面餠’, 국수는 ‘面條’ (간자체로는 面, 面로 표기)로 사용하고 있다. ‘국수’의 어원에 대해서는 정설은 없으나 한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水’(물속에서 면발을 움켜낸다)라는 글이 있으며 국수를 삶아 물속에 넣고 씻는 것으로 보면 일견 이해는 되지만 ‘掬水’의 뜻에 ‘물을 양손에 움켜 뜸 또는 그 물’을 뜻하고 있는 것으로 사용 상 다소 무리가 있는 것 같다. 만약 아래 시에서 봄 산에서 지치도록 놀다 그 허기진 배를 채우는 간단한 음식으로 ‘국수’를 차용해 왔다면 누군지 몰라도 그 문학적 변용에 대해 격한 감탄을 마지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국을 뜻하는 ‘’을 써서 ‘水’(읍수)가 ‘국수’로 바뀌었다면 좀더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春山多勝事,      봄 산에는 즐거운 일도 많아,

賞玩夜忘歸       놀다가 밤 들도록 돌아가는 것 잊었네.

掬水月在手,     손으로 물 움키니 달이 손에 있고,

弄花香滿衣       꽃과 같이 노니 꽃 향기 옷에 가득하다.

興來無遠近,      겨워 먼 곳 가까운 곳 마구 다니다가,

欲去惜芳菲       떠나려니 향기로운 풀 아쉬워라. 

南望鳴鍾處,      남쪽으로 종소리 나는 곳 바라보니,

樓臺深翠微       아련히 푸르름 속에 누대 잠겼네. 

- 唐代詩 于良史 《春山夜月》

 

국수의 어원을 찾지 못하다가 국수의 종류를 찾아보다가 나름의 어원을 추정해 볼 수 있었다. 국수의 종류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소면(素麵), 납면(拉麵), 절면(切麵), 압면(押麵) 그리고 하분(河粉)계열로 나눈다고 한다.

 

소면(素麵)계열은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여서 벌린 막대기에 감아 당긴 후, 가는 국수를 만드는 방식으로 예전 곳곳에 국수 만드는 집에서 길게 대발처럼 길게 늘어뜨려 말리는 익숙했던 풍경으로 한국과 일본의 소면, 중국의 선면(線麵)을 말하는 것이지만, 이는 아래 납면(拉麵)과 제조 방법과 유사하며 이를 도구나 기기를 이용하는 근대적인 방법인 것 같으며 소면(素麵) 자체의 뜻이 "양념을 가하지 않는 국수"로 별도의 제조 방법에서 제외함이 맞을 것 같다. 납면(拉麵)은 반죽을 양쪽으로 잡아 당기고 늘여서 여러 가닥의 국수를 만드는 방법으로 밀가루 반죽을 바닥에 여러 번 치고 난 뒤 옆으로 늘인 다음 양 손을 위아래로 흔들어 반죽으로 늘인 다음 손에다 감고 또 늘여 감고 수십 번 해서 실가락처럼 길게 늘였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국수를 만드는 전형적인 중국의 국수 만드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납면 제조방식으로 납면이 라멘, 라면으로 일본, 한국에서 각각 사용되고 있다. 다음 절면(切麵)계열은 반죽으로 손으로 눌러 가늘게 만들고 칼로 썰어 만드는 방식으로 한국의 칼국수, 일본의 소바(そば,메밀국수)와 우동(う-どん,가락국수)아 있다. 또한 압면(押麵)계열은 반죽의 끈기가 적은 메밀 반죽이나 쌀 반죽을 작은 통 사이로 뽑은 다음 물에 삶아 만드는 방식으로 한국의 냉면과 중국의 하수면 있다고 하나, 하수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을 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하분(河粉)계열은 쌀을 갈아서 찌거나 삶은 후 칼로 가늘게 썰어 국수를 만드는 방법으로 쌀 반죽이 끈기가 적어 압면 방식으로는 길게 나오지 않고 또 통과 같은 기구를 써야 하기 때문에 먼저 찌거나 삶아 끈기 있게 만든 후 절면과 유사한 방법으로 국수 가락을 만드는 것으로 동남아에서 주로 만드는 방법이다.

 

이와 같은 국수 만드는 특성에 따라 국가별로 국수 만드는 말이 조금씩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예전 냉면 전문점에서의 큰 무쇠 솥 위에 둥근 쇠통을 걸쳐놓고 긴 쇠막대에 몸을 실어 솥으로 면을 아래로 빼내는 장면이나 재래 국수틀에 반죽을 넣고 눌러서 아래 끓인 물에 뽑아 내리는 것과 같이 한국에서는 국수를 ‘누른다(押)’ 또는 ‘(눌러서)뺀다’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고 있고, 절면(切麵)과 납면(拉麵) 위주의 일본에서는 국수를 ‘썬다(끊는다, 切る)’ 또는 ‘(당겨) 뽑는다()’라고 쓰며, 중국은 납면(拉麵) 제조 과정의 행동을 나타내는 말로 ‘면을 당기다(拉面)’, ‘면을 늘이다(抻面)’, 그리고 ‘면을 친다()’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먼저 끈기가 적은 메밀, 감자, 녹두 반죽을 눌러서 뜨거운 물로 통과시켜 삶는 제조 방식이나, 소면 등을 삶은 뒤 표면에 묻어있는 전분 등을 털어내고 국수의 졸깃함과 탱탱함을 위해서 찬물에 통과시켜 씻어주는 조리과정을 통해 한국의 국수는 물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 국수의 ‘수’의 어원을 물로 유추해 볼 수 있었다.

 

또한 국수를 주식으로 하는 동남아시아 각국에서의 국수를 지칭하는 단어를 간단히 분류함으로써 우리의 ‘국수’라는 단어와의 유사성 및 연관성을 유추해보고자 하였으나, 해당 국가의 단어를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비슷한 표현만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여 보았다.

 

먼저 베트남에서의 ‘미(mỳ)’,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의 ‘미(mee, mi)’, 버마의 ‘모힝가(mohinga)’는 중국의 ‘면(面)’과 유사성이 있어 보이고, 베트남에서 쌀국수를 지칭하는 ‘퍼(ph)’와 라오스의 ‘Lao Shu Fen(老鼠粉)’ ‘Yin Zhen Fen (銀針粉)’은 하분(河粉) 제조 방식에서의 가루를 나타내는 ‘粉(fen)’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한국의 ‘국수’와 유사한 발음이 나는 아시아의 국수를 나타내는 것으로는 중국 곤명.운남성의 ‘过桥米线 (guò qiáo mĭ xiàn)’, 몽고의 ‘guriltai shol’, 버마의 ‘kya zan hinga’, ‘khao swè’, ‘Khow Suey’, 라오스와 태국 북부지방의 ‘khao soi’, 태국의 ‘kuai tiao’, 캄보디아의 ‘ka tieu’, 등이 있다. 각 단어의 첫 발음의 ‘궈, 고, 꺄, 까오, 꼬우, 꾸어, 꾸이’ 등은 국수의 ‘국’과 마지막 발음의 ‘시엔, 솔, 잔, 스웨, 수웨이, 소이, 띠여우, 띠우’ 등은 국수의 ‘수’ 또는 ‘~ㄱ수’와의 유사점을 찾아볼 수는 있으나 해당 각 언어 음절의 뜻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어 그에 대한 연구 및 ‘국수’의 유추해석을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고, 다만 중국과 몽고의 경우를 제외한 동남아시아의 국수를 뜻하는 단어는 ‘粿條’ 또는 块条’에서 유래한 것으로 국어의 음운 규칙이나 습관에서 ‘과조’,’괴조’->’국수’로의 변천을 주장하기는 많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

 

계속 자료를 찾아보던 중 ‘唐會要’에서 “궁정에서 겨울이 되면 ‘湯餠’(만두국 비슷한 것)을 만들고, 여름이 되면 ‘冷淘’(우리의 냉면 비슷한 것)를 만들었는데 이는 면 가락을 삶아 익힌 뒤 찬물을 통과시키고 먹는 면으로 북방인의 ‘過水麵’과 같은 것이다”라는 글이 나온다는 것을 찾았다.

“在《唐会要.光录寺》中载有“宫廷中到冬天要造‘汤饼’,夏天要做‘冷淘’”,就是将面条煮熟后过冷水再吃的一种面,与北方人的“过水面”相同”

 

“凉面을 또한 ‘過水麵’이라 칭한다. 북경의 過水麵은 삶아 익힌 따뜻한 면을 직접 차가운 물속을 지나게 하기 때문에 凉面이라고 한다’라고 설명이 되어 있어 우리의 국수를 삶고 찬물에 헹구는 것과 같은 것으로, 여기에서 우리 ‘국수’의 어원을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여름에 만들어 먹는 ‘冷淘’가 북쪽지방에서는 ‘過水面’이 되고 이 過水面이 고려로 전해 들어오면서 당시 또는 그 이후로 ‘面’이 생략되면서 점차 ‘過水’로 굳어지고 이 ‘과수’가 ‘국수’로 변이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 ‘過水’의 중국어 발음은 ‘궈쉬[guo shui]’이다. 중국어 발음의 경우 4개의 성조가 있는 데 ‘過[guo]’는 4성으로 다른 1~3성조가 끝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거나 높은 상태로 올라가는 데 비해, 4성인 ‘過[guo]’는 처음이 높고 끝이 낮게 발음이 되기 때문에 소리가 폐쇄되어 국어의 표현에서는 촉음 ‘ㄱ’이 삽입되어 ‘궉’으로 표기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동일한 [guo] 발음이 나는 중국어 단어로 1성인 ‘’는 ‘궈’로 처음부터 끝까지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2성인 ‘ ’로 처음에는 낮다가 끝은 올라가며, 3성인 ‘果’는 ‘궈V’로 높게 시작하여 낮아지고 끝이 다시 올라가는 식으로 발음되고, 4성인 ‘過’는 ‘궈’로 처음에는 높았다가 끝은 낮아지며 짧게 발음이 된다.

 

중국 唐대 궁정에서는 국수를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차갑게 만들어 먹었지만, 우리 선조들은 지역적으로는 추운 북쪽지방에선 이냉치냉(以冷治冷)으로 냉면을, 더운 남쪽지방에서는 이열치열(以熱治熱)로 밀가루로 만든 온면과 국수장국을 발전시켰다. 인간이 자연에 반하지 않고 또 이겨나가려고 하지 않고, 자연에 맞추어 살아나가는 지혜가 있는 것이다.

 

其三.

 

국수는 크게 장국에 담겨 먹는 물국수, 양념에 비벼먹는 비빔국수로 크게 대별해 볼 수 있으며, 물국수는 흔히 잔치국수라고 얘기하는 멸치를 기본으로 삶아 우려낸(だし) 멸치국수와 콩을 갈아서 만든 콩(국)국수로 구분할 수 있으며, 비빔국수는 간장이나 고추장을 기본으로 하여 비벼먹는 것으로 춘장을 야채, 돼지고기를 넣어 볶은 뒤 비벼먹는 짜장면도 비빔국수의 일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가미하는 재료와 양념에 따라 다양다종한 국수 종류에서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하여 가는 국수를 삶아 건져 사리를 틀어 넣고 여러 고명을 얹어서 내는 잔치국수가 기본이다. 고명은 청, 적, 황, 백, 흑의 오방색(五方色)을 기본으로 계란, 육류 및 다양한 채소를 이용하고, 경상도에서는 이를 ‘끼미’라고도 한다. 청색은 부추, 쑥갓, 애호박, 파, 오이채 등이 사용되고, 적색은 당근, 실고추, 황색은 계란 노른자, 유부, 어묵, 채 썰거나 찢은 꿩이나 닭고기, 백색은 달걀 흰자로 만든 지단, 잣(실백,實栢), 파의 아래 흰 부분, 그리고 흑색은 석이나 목이, 포고버섯, 김과 소고기(짙은 갈색이나 흑색으로 분류할 수도 있을 것임) 등이 쓰인다.

 

아래에 집에서 주로 만들어 먹는 방법을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1. 멸치 국물 만들기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다시마와 함께 물에 넣어 끓인다. 뒤포리나 황태가 있으면 넣어 같이 끓이되 뒤포리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넣으며,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청양고추를 넣기도 하고 넣지 않기도 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고 좀더 구수한 육수를 위해서는 멸치를 전자레인지에 1~2분 정도 돌리거나 석쇠를 이용하여 앞뒤로 구워서 넣기도 한다. 육수는 센불에 끓고 나면 약한 불로 천천히 맛을 우려낸다. 간은 동남아산의 생선소스(fish sauce)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육류 고명은 잘 쓰지 않으며, 오이채를 제외하고는 별도로 데치기 귀찮으면 멸치국물 끓일 때 뜰채를 이용하여 데친다.

 

2. 국수 삶기

국수 면은 소면을 주로 사용하고 끓는 물에 엉키지 않게 돌려가면서 넣고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저어가면서 끓이다, 끓고 나면 찬물을 넣고 면을 건져 올리는 것을 2번 정도 반복하고 난 뒤 채반에 붓고 찬불로 2~3회 헹군다. 이때도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으면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같이 헹굼으로써 좀더 졸깃한 국수가락을 만들 수 있다. 헹구고 난 뒤 채반을 위아래로 많이 흔들어 가능한 한 국수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는 것이 국수에 국물이 잘 스며들어 밀가루 잔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3. 끼미 얹어내기

먹을 만큼 국수 사리를 틀어 그릇에 담고 멸치 국물을 붓고 준비해 둔 끼미를 얹고 양념장이나 고추 가루의 양념을 넣는다. 이때 닭살이 일지 모르지만 사랑과 축복이라는 추가 끼미를 넣어서 맛있게 낸다.

 

많은 양을 준비하기 위해 국수를 많이 삶아두었거나, 미리 삶아둔 국수의 경우 국수 건지게 등을 이용하여 미리 끓는 멸치 국물에 몇 번 토렴을 하여 굳은 면을 부드럽게 하여 따뜻하게 하여 그릇에 내고 국물 및 고명, 양념을 한다.

 

其四.

 

잔치 국수는 집이나 잔치가 있을 때, 시골 장터나 재래 시장, 그리고 고깃집에서 고기 구워먹고 입가심으로 조금 먹던 김치말이 국수가 대부분이었고 국수만 파는 음식점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많이 보이지 않지만 예전에 장터국수라는 체인점 정도가 있었고 기타 국수 체인점은 많지 않았으나, 몇 년 전부터 김용만이라는 연예인 사업인 ‘릴리리맘보’ 국수 체인점이 생겼고 그 전후에 많은 국수체인점이나 1958년 명동서 개업한 할머니국수와 같은 오래된 국수전문집의 체인화 사업도 확산되었고 지금도 많은 체인점이 늘어나고 있다. 위 장터국수, 김용만 국수집 닐리리맘보와 할머니 국수집 외에도 봉채국수, 만복국수, 국수나무, 맛있는 멸치국수집, 미정국수, 비빔국수가 주 메뉴인 망향비빔국수, 국수의 사투리로 상호를 강조하고 있는 안동국시, 봉선생 국시마루 등 도시 중심가에도 쉽게 국수 전문점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국수의 편리한 대용식화 보다는 가격 측면에서 부담이 없으며 크게 차이가 없는 맛으로 인해 음식 선택의 용이함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면서 나오는 현상으로, 향후 경기에 따라서 지속되거나 쇠퇴하거나 할 것 같다.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국수집은 멸치국수(잔치국수) 만을 대상으로 서울에 있는 가본 집으로, 길가다가 찾아간 집 그리고 주변에서 얘기 듣고 가본 집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표준화되어 있는 체인점은 제외하고자 한다. 물론 멸치국수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고 맛의 차이도 그렇게 많지 않고 정확한 레시피에 의해 만들어 지지 않고 당시 사람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도 있어 좋았던 국수점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말하기 곤란하다. 특히 먹을 당시의 시장기와 날씨와 국수를 건네주는 주인의 대한 느낌이 실제 국수 맛의 전부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여튼 요즘 뜨고 있는 파워 블로거도 아니고 특정 카페를 운영하지도 않기 때문에 가게에 대해 실명을 거론하더라도 매출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지만, 단지 이 글을 읽고 난 뒤 찾아갔다 맛이 없다는 등의 비난이나 안 좋은 댓글은 미리 정중히 사양하는 바이다. 맛이 좋았다고 생각되는 순서대로 적는다.

 

맛있는 잔치국수’는 용산구 효창동 6호선 효창공원앞역 4번 출구 앞에 2평 남짓 컨테이너 박스 같은 작은 가게이며, 가게 안에 바 형태로 10명 정도 앉을 수 있고 여름이면 건물 바깥쪽 선반에 3~4명이 추가로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우연히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고 내려서 맛을 보고 난 뒤 첫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멸치와 건 새우로 국물을 내며, 끼미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달걀 지단, 부추 와 당근으로 3가지 색을 갖추고 있고 별도 비빔국수와 여름에는 열무국수를 내고 있다. 건 새우의 맛을 좋아하는 것 때문에 아마 첫 번째 국수로 된 것 같다. 젊은 할머니 혼자서 모든 걸 준비하고 있으며 남학생이나 젊은 남자가 주문하면 국수 양을 많이 주며, 많이 달라고 주문하면 금액은 그대로 양을 많이 주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남자가 주문하면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대부분 비빔국수가 잔치국수보다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지만 이 집은 가격이 같다. 주문이 많을 경우 가끔 면이 퍼지는 단점과 조금 늦게 가면 문을 닫혀있는 경우도 있지만, 강력히 추천하는 작은 국수집이다.

 

고대앞 멸치국수’는 동대문구 제기동 고대앞 사거리 홍릉 쪽 방향에 있는 집으로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6호선 안암역 3번 출구에서 가면 된다. 대부분 멸치국수 집이 다 그렇듯이 별도 이름이나 간판이 없이 오랫동안 간단한 요깃거리를 제공하다 어느 정도 확장되고 가게가 정비되면서 가게 이름도 동 이름이나 지역 대표 기관의 이름이 붙게 되는 데, ‘고대 앞 멸치국수’ 집 역시 가난한 지방 대학생의 싼 한끼 식사를 제공하여 준 집으로 꽤 오래된 집으로 기억된다. 허영만의 식객에 나오는 집으로 유명세를 탔으며, 다른 대학교 부근 멸치국수집의 경우 다른 패스트푸드에 밀리거나 젊은 층을 겨냥해 독특한 또는 퓨젼 형태로 바뀐 것에 비해 ‘고대앞’ 집은 지방학생이 많은 그 학교의 특성으로 오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육수는 식객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뒤포리와 멸치로 육수를 내기 때문에 멸치의 비린 맛이 적고 담백한 맛이 난다. 따라서 멸치 비린 맛을 즐기는 남쪽 사람들한테는 조금 진하지 않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또한 끼미로 유부와 파를 얹어 구수하며 단순한 비주얼이 개운한 국물 맛을 강조하여 주며, 이와 더불어 양도 푸짐하여 만족감을 배가해 주는 집이다. 잘 정리 정돈된 가게 내.외부에 셀프식 추가 반찬, 김밥류 및 왕만두 메뉴 확대 등으로 경영학적으로 바람직하지만 맛있는 국수집이 곧 허름한 국수집이라는 등식에서 벗어나서 조금 그런 느낌도 있지만 두 번째로 집으로 추천하고자 한다.

 

인왕시장 원조국수’는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 안에 있으며 멸치 육수에 삶은 국수를 넣고 청양고추를 넣은 양념 간장을 얹어 먹는 시장표 잔치국수의 원형이다. 원래 잔치국수가 시장 상인의 패스트 푸드나 잠시 휴식을 제공하는 참으로 즐겨 먹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시장의 규모나 원조라는 국수집 이름에서 보면 주변에 많은 국수집이 경쟁하였을 것으로 생각되나 가까이 이름이 비슷한 국수집이 하나 정도 있는 걸 보면 경쟁에서 살아남은 집으로 빨리 음식이 나오는 것에 비해 면발이 졸깃하니 적당하고 그렇게 진한 맛은 나지 않지만 육수가 참 칼칼하게 느껴진다. 끼미는 파, 고추가루, 김으로 청홍 정도로 색을 맞추었고 큰 쇠 대접에 양이 참 좋다. 삶은 면을 물에 잘 행궈 항상 졸깃졸깃한 국수로 밀가루 잔맛이 전혀 나지 않고 파, 고추 가루로 인해 칼칼한 육수 맛, 그리고 반찬으로 나오는 열무 김치의 삼위일체로 집사람은 여기 인왕시장 ‘원수국수’ 집을 최고로 친다.

 

원조 우리분식 멸치국수, ‘멸치잔치국수’는 신월동 과학수사연구소 입구 사거리에서 신정역 방향 골목으로 들어가 우측과 좌측에 거의 마주보고 있는 집으로 약간의 사연이 있는 것 같다. 처음 서울에 와서 맛있는 멸치 국수 집으로 얘기를 듣고 찾아간 집으로, 오래 전 처음 들렀을 때는 사거리에서 신정역 방향 길의 왼쪽 집 현재 ‘멸치잔치국수’ 집이었으며, 멸치 육수는 오랜 시간 동안 중불에서 다린 짙은 맛이었다. 그리고 국수전문집답게 멸치국수와 비빔국수 두가지로 강한 육수 맛을 즐기는 남쪽 사람들 입맛에 딱 맞는 국수집이었다. 어느 날 사람이 붐벼서 그랬는지 아니면 쉬는 날이라서 그랬는지 오른쪽 집을 갔었는데 거긴 국수 외에 다른 메뉴도 있었고 맛도 영 못한 집이었으며, 또 얼마 후 왼쪽 집이 오른쪽으로 이사를 한다고 안내가 되어 있었고 왼쪽 집은 새로 단장을 하고 있었다. 그 후로 역시 ‘맞은편에서 이사온 집’이라고 간판에 적혀 있는 오른쪽 집이 사람이 많지만, 이전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메뉴가 많아져서 그런지 몰라도 예전 맛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역시 풍부한 깊은 맛을 가지고 있고 네번째 국수집으로 한번씩 들러서 맛있게 먹곤 한다. 끼미는 호박과 김치, 김을 주로 써서 색을 조금 맞추고 있으며, 역시 멸치 육수를 자랑하는 집답게 멸치육수만 별도 포장 판매를 하고 있다.

 

중앙시장 할머니국수는 간판이 없이 신당동 중장시장 남측 입구 가까운 좌판에 있는 꽤 오래된 가게로 주문을 하면 국수를 건지게에 담아 멸치 국물에 담아 익혔다 그릇에 내어 준다. 좋은 뒤포리를 쓰면서 국물이 쓰지 않도록 뒤포리 내장을 일일이 발라내는 할머니를 종종 볼 수 있다. 국수를 국물에 넣고 오래 토렴을 하듯이 하여 가끔 면의 물기를 털어내지 않거나 국물이 진하지 않아 면과 국물이 분리되는 듯한 그런 맛은 전연 없는 것이 이 국수집의 장점이지만, 시장 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래도 노지가 되어 편안하게 국수를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서 순서가 뒤로 밀려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원당 국수잘하는집’은 합정동 망원정사거리 – 실제로 조그만 길까지 포함해 5거리에 있어서 다른 국수집에 비해 찾기가 쉽다. 이 집은 비빔국수로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깨끗한 분위기에 깨끗한 고명에 육수도 다소 짠듯하지만 진한 맛이 좋은 멸치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양도 충분하고 해서 구태여 곱배기를 시키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곱빼기를 먹고 배가 부르면 5거리에서 남쪽 조그만 길로 들어가면 강 건너 선유도가 보이는 망원동의 유래가 된 망원정을 운동 삼아 다녀오면 좋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국수집은 멸치 육수에 추가하여 넣는 뒤포리나 황태에 따라 맛이 조금씩 차이가 나며 육수를 우려내는 시간과 추가해서 넣은 양념, 그리고 사용하는 국수와 삶을 때 찬물을 넣어 졸깃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넣는 고명에 의해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결국은 자주 먹어보았던 맛에 익숙한 정도와 분위기에 의해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메뉴가 수십 개가 넘는 분식 체인점에서 김밥과 같이 먹는 국수는 먹기 편하고 그나마 싼 가격이라 한끼 시장기를 때울 수 있지만, 우연히 들른 시장통 입구에서 먹은 국수의 면발이, 육수가 맛있으면 그렇잖아도 기분 좋게 만드는 탄수화물에 상당히 유쾌하여 지는 것이다.

 

  위에 나열한 국수집 말고도 나름대로 역사와 맛을 가진 맛있는 국수집이 많으며 그 중에 몇 번 가보았고 지금도 한번씩 들르는 국수집은 아래와 같으며 들러 일미를 권하고 싶다. 지금도 사람이 많이 붐비고 시내라서 그런 지 가격이 조금 높은 회현역 5,6번 출구 쪽에 있는 남대문시장의 일류분식과 신흥분식, 맛이 예전에는 참 좋았던 체부동 옛날국수맛집과 예전에는 맛이 별로였지만 지금은 다른 음식과 같이 인기가 있는 체부동 잔칫집, 용산 삼각지역 삼각맨션의 뒷골목에 국수를 두 그릇이나 먹고 도망치는 남자의 등뒤에 “그냥 가, 뛰지 말구, 다쳐!!’라고 소리치신 할머니가 지금도 자상하게 손님을 받고 계신 ‘옛집국수’ 도 좋은 면발과 포근한 맛을 줍니다. 어쩌다 TV 방송을 탄 그 남자가 그 말 때문에 세상에 대한 원망을 접고 파라과이로 이민을 가서 지금은 제법 잘 사신다는 얘기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이 가보지는 않아 지금도 잘 있는 지 모르겠지만 공릉시장의 ‘소문난멸치국수’, 논현동 영동시장 골목 지하의 ‘미정국수’, 중앙시장 할머니 국수집에 자주 가느라고 자주 들르진 않았지만 비빔국수가 기억이 더 나는 황학동 ‘소문난국수집’ 등이 있다.

 

其五.

 

여기저기서 주워듣고 혹 가다가 들르면서 아는 척 했던 위 국수집은 나름으로 개성 있는 육수와 끼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를 객관화 또는 수치화할 수 없는 극히 개인적인 기준을 가지고 우열을 정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작고 별 것 없는 국수 하나이지만 작은 돈으로도 잠시 행복을 주는 작은 국수집, 그리고 국수 하나로 자부심을 가지고 기천원 짜리 손님이라도 항상 반겨 국수를 삶고 말아주고, 비벼주는 부지런한 아주머니가 있는 국수집이 정겹고 좋다. 국수는 가격이 싼 서민 음식으로 맛 보다는 가격이 제일 중요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낙원동 낙원상가 지하 낙원시장에 있는 국수집이 최고다. 아직 2천원이라는 예쁜 가격에 맛도 다른 어는 곳과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고 같이 나오는 김치도 맛있는 낙원시장의 국수집은 양 또한 푸짐하여 가격대비 양적으로도 맛으로도 최고의 집이 분명하다.

 

 

 

서울에 잔치국수 말고 성북동을 중심으로 JP와 YS의 단골집인 혜화칼국수, 성북동 국시집 등의 유명 칼국수집도 많고, 의정부 부흥국수, 행주산성 원조국수집, 운길산 처음처럼, 청계산 옛골국수집, 분당 오리역 산고을국수잔치와 서현역 근처 한가락국수 등 서울 주변의 맛있는 국수집도 참 많은 것 같고, 경기가 계속 안 좋아지면서 국수집이 더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국수집 기행은 계속될 수 있을 것이지만, 다음에는 제주도의 고기국수나 부산의 회국수, 강원도의 메밀국수, 강원도 전라도의 팥국수 등 지방의 특색 있는 국수를 소개하고 싶다.

 

<끝,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태그  서울 국수 맛집,잔치국수,원조국수집,국시집,혜화칼국수,소면,압면,가락국수,국수끼미,서울 유명 잔치국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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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F3   2013-03-25 23:30 수정삭제답글  신고
멸치국수 잔치국수 칼국수 메밀국수 뽕잎국수.. 다 먹고 싶오요~
지미니   2013-03-23 10:56 수정삭제답글  신고
아~ 침이 고입니다. 내가 국수를 엄청 좋아합니다. 다 읽었습니디. 길긴 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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