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큰 선비 송춘길 선생을 기리는 축제 동춘당문화제는 올해 탄신407주년 기념행사로 치러졌다.
동춘당 송준길(宋浚吉, 1606~1672)은 선조 때 태어나 현종 때 돌아가셨는데 선조-광해군-인조-효종-현종으로 이어지는 다섯 임금을 모셨다.
인조반정(1623), 정묘호란(1627), 병자호란(1636) 등의 내우외환을 겪은 그는 어지러운 세상에 예질서 회복을 추구한 핵심선비였다. 회덕향교에서 수학한 그 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전 대덕구의 역사인물축제로서 대전 동구의 우암문화제(우암 송시열 선생 기리는 축제)와 어깨를 겨루고 있다.
대덕구의 전통과 스토리가 있는 녹색길 페스티벌이 3개 구간(동춘당 생애길, 덕을 품은 길, 산디마을 산신제길)에서 있었다. 문화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하니 숲길을 걷는 학습과 힐리의 장을 시민들은 즐겼다.
축제여권(PASSPORT)체험행사도 색다른 프로그램이다. 여권체험행사는 초·중생을 대상으로 <동춘당축제여권>을 발행해 주고 녹색길 걷기대회, 코스따라 체험 참여(5개 이상) 등 미션을 수행하면 스탬프를 찍어 준다. 또한 4시간의 자원봉사 활동을 인정해 주는 학교 프로그램이었다.
동춘당 캘리그래피는 참 예쁜 아이디어였다. 거리를 따라 축제 홍보현수막에 함께 붙은 서예 글 들이 하나하나 볼 게 있었다.
동춘당 공원에서는 골든벨대회, 경전강독대회, 주민창작마당극, 왕실혼례복 패션쇼, 구민노래자랑 등이 펼쳐졌다. 그러나 아마추어리즘으로 신명나는 축제를 만들 수는 없었다. 좀더 좋은 공연을 시민에게 선사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중리중학교에서 동춘당 공원까지 1.5Km를 취타대, 시호봉송대, 풍물단, 동별 주제 있는 가장행렬 등 700여명이 참가해 조선 숙종 때‘문정(文正)’이란 시호가 적힌 교지를 받들어온 행렬을 재현하는 <문정공 시호 봉송행렬>도 좋은 볼거리였다.
휘호대회 경전강독 학당체험 등 전통문화 학습 프로그램이 차별적인 컨텐츠로 자리 잡았다. 노인의 추억을 더듬는 축제가 아닌 젊은이의 참여를 유도하는 축제로 확대발전시켜 가길 바란다. 대전의 대덕구는 경제적으로는 낙후 되었지만 한밭문화의 뿌리가 있는 문화적, 학문적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는 구민의 자부심이 축제에 반영되어 있었다. 이제 지역민의 화합에 포커스하여 전문성과 스토리텔링 기법만 가미한다면 훌륭한 지역축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