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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빙어축제의 미래에 관하여
더페스티벌    2014-01-27 죄회수 2,974 추천수 4 덧글수 3  인쇄       스크랩     신고

 

인제빙어축제 미래에 관하여

김영호 (서울문화재단)

 거창하게 "미래에 관하여" 라고 했지만, 16년의 탄탄한 역사(적어도 그 밖의 겨울축제는 빙어축제의 아류다)를 가진 이 축제에 무슨 시비를 걸 수 있겠는가. 훌륭한 겨울축제임에 틀림없다. 어른들이 "인제" 하면 아이들이 "빙어" 라고 답하는 시대도 만들지 않았는가. 그만하면 족하다. 그런데 이렇게 족하다하고 뒤돌아 서려는데 왜 이리 착잡한 마음이 생기는 거지.
내가 수 년간 보아온 바로는 인제빙어축제는 사실 그리 편안하고 낙관적인 상태가 아니다. 사람들은 작은 빙어의 눈망울에 감탄하지 아니하고 자기 종아리 크기의 송어에 온통 눈이 팔렸다. 이미 그들에게 빙어는 가슴을 뛰게 하지 못하는 작은 물고기로 전락했다. 사람들은 얼음구멍으로 송어를 낚아채지 못하면 아이에게 망신스럽다. 평소 그리 했다면 미쳤다고 했겠지만 모두들 미쳐 날뛰니 옷을 벗고 얼음수영장에 가두어 둔 숭어를 향해 돌진할 때 모두 좋아라 박장대소 한다. 그야말로 축제다. 부끄러울 것도 없고 아이들에게 면이 선다. 축제는 더 세련된 마케팅 기법으로 사람들은 더 오래 축제장에 머무르게 하고 지역 특산물은 없어서 팔 수가 없는 지경이다. 그들은 이미 청출어람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제는 모든 면에서 불리한다. 16년의 빙어를 버리고 송어로 가자니 이건 도저히 그렇게 할 수 가 없다.(소가 웃으면 곤란하니) 몇 가지 회생 방도는 눈에 보인다. 인제가 그리 하고자 하든 말든 알바 아니나 내가 가슴이 아프니 별도리 없이 토설한다.

1. 빙어를 너무 신성하게 만들지 말자. 킬로그램에 몇 천원에 불가한 것을 고추장 좀 넣고, 기름 발랐다고 너무 어이없는 뻥튀기 하지말라. 가히 살인적 빙어가격에 지갑이 꽁꽁 얼어 붙는다. 내가 알기로 수달의 후예가 아니라면 살아있는 빙어 서 너 마리면 끽한다. (5마리로 부족하다며 더 먹는 사람들이 별난 사람이다) 조금씩 인제 빙어를 누구나 맛보게 허하라. (상인들이여 제발 거위의 배를 가르지 마소서. 배를 가르면 황금알은 다시 낳지 못합니다.)  더불어 먹거리가 이래서 되겠는가. 전국의 어느 얍살한 축제장에 가더라도 먹을 수 있는 중국산 닭고치며 뭐 이런 것을 거둬 치우고 인제만의 음식을 내놓아라. 제발

 

2. 인제의 넓은 대 자연을 한껏 연계하자. 인제만이 가지고 있는 황태 덕장과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과 계곡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해야 한다. 그리하여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잠을 자게하고 아침을 먹여 그들을 인제 빙어축제의 오따꾸를 만들어야 한다. 그들이 인제를 벌어 먹여 살릴  것이다.(뜨네기 수십만명 보다 이들 수 천명이 더 알차다.) 이들에게 산나물 오르는 봄에도 시원한 산바람 부는 여름에도, 아름다운 단풍시절에도 초청하라. 군수님 이름으로 모셔라. 그리하면 그들이 소문에 소문을 낳을 것이다.

  
3. 빙어축제장은 야간이 백미다. 아름다운 조명 설치착품과 눈 조각은 밤에 빛난다. 빙어축제장이 오후 6시면 사람이 썰물 빠지듯 하는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 아닌가(잡은 물고기를 놓아 주다니). 이 부분은 몇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추워서 문제는 아니다. 추워도 견디겠다고 작정하고 온 사람들이다. 캠프파이어를 열고 얼음과 눈 조각을 더 높이 세우라. 사람들이 차가운 소양강에 들어가게 하자. (누가 들어가겠냐고 미친 사람들은 어디나 있는 법) 사람들은 미쳐 소리칠 것이며, 동태된 인간에겐 특별히 인제 명예군민으로 모시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이곳에서 추위를 피하면서 하룻밤 유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면 금상첨화 일 것이다. 푸른 하늘위로 별이 쏟아지고 이른 아침에는 빙어를 갈아 만든 해 장국은 어떨까. (예산이 문제일 터 적어도 기업연계는 이런 곳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주변 후발주자들의 성공담은 더욱 우리 인제를 초조하게 하고 있다. 몰라서 안하는 것도 아니고 속 사정은 있을 것이다. 예산도 턱 없을 것이고, 그러나 축제는 시스템을 바꾸고 체질 개선을 해야할 것이다. 16년간 번데기로 살았으면 이제는 나비로 한 번 날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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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발랄   2014-02-06 10:56 수정삭제답글  신고
사실 전 빙어낚시보다 황태덕장 자작나무숲 여행이 더 좋던데요~
바따구따   2014-02-05 08:39 수정삭제답글  신고
비단 빙어축제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 축제들도 명심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네요.
아무튼 빙어축제에 대한 좋은 말씀 잘 보구 갑니다.^^
라페스타   2014-02-04 00:08 수정삭제답글  신고
화끈한 축제평론 맘에 듭니다 공감 팍!
사진을 편리하게 관리하세요. 포토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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