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탱크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문화비축기지는 상암월드컵경기장 맞은 편 매봉산 자락에 있다.
1970년대 오일쇼크에 겁을 먹고 당시 서울 시민들이 한 달 동안 사용하는 량의 석유를 비축하던 석유비축기지는 그 크기가 축구장 22개 크기의 부지로 일반의 출입이 41년간 통제된 제한구역이었다.
문화비축기지로 이름을 바꾸며 개장하는 이 곳은 열린 공간인 문화마당이 한가운데 있고, 주변에 탱크1, 탱크2, .. 탱크6 등으로 매겨진 번호따라 원형을 최대한 살려가며 공연장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다.
여기저기 잔디밭에 편하게 앉거나 누워서 거리예술이나 프린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아트마켓의 역할을 하는 거리예술마켓은 이번에도 많은 예술공연 작품이 출품되었다.
34개 공연단체가 부스에 입점하여 동영상과 리플렛 그리고 공연자가 직접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공연소개를 했다.
"봉앤줄" 공연은 봉과 줄을 이용한 위험해 보이는 묘기를 국악을 배경음악으로 깔아주며 아크로바틱 아트를 선사해 준다. 예술가 안재현은 기예자로서 잘 보호 받아야 함을 느낀다.
MJ카니발이라는 이름의 소통형 마술공연도 그 수준이 높다. The Best Show Ever라고 자화자찬하는 글을 써 놓고 시작하는 <신의 야바위>는 컵과 볼을 가지고 자유자재로 마술사와 도박 타짜 역할을 해가며 흥미있는 공연을 한다. 세계 어디가서도 먹히는 교훈을 주는 고품질 공연이다.
프로젝트 외(Project Wae)가 다이내믹하게 보여주는 공연은 <빨리빨리 2017>이다. 무엇을 위해 우리는 빨리빨리를 외치는가? 공연의 막바지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종잇장에 적힌 글들은 현대인들의 삶을 되새겨 보게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대열의 줄로하는 공연 <점(.)>은 다양한 줄연결 장면을 통해 탄생, 성장, 연결, 끊어짐, 환희 , 두려움 등의 주제를 코믹하게 풀어 나간다.
福을 파는 유랑단 "악단광칠"은 광복70주년에 창단되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굿판의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관객들이 위로를 받고 행복을 담아가게 한다. 옛 황해도 뱃사람들의 노래를 새로 각색하여 흥미있고 신명나게 객석을 압도한다.
그 외에도 도시소리동굴, 경상도 비눗방울, 잡온론, 신체부위의 명칭에 대한 의문, 링더벨, 랄랄라 변화, 자고가요 누워듣는 음악회, 울프썬, ... 무수히 많은 작품들이 나와서 우리의 거리예술공연이 풍성해질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거리예술마켓을 참여하며 서울거리예술축제, 춘천마임축제, 안산거리극축제, 목포마당페스티벌, 고양호수축제 등 우리나라 대표적 거리예술축제의 앞날의 밝은 희망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