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영덕대게축제가 좋은 날씨와 대게 미식가들의 사랑으로 올해도 큰 성황을 이루었다.
인기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황금대게잡기, 대게싣고달리기, 영덕대게경매의 3대 체험행사로 강구항 해파랑공원 일대를 가족단위 축제참여객으로 북적대게 만들었다.
영덕대게축제는 지역문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주민 잔치요 영덕대게라는 특산물의 마케팅을 목적으로 기안된 축제이다. 실제 축제 기간동안의 방문객 소비지출 금액이나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미약하지만 장기적 측면의 지역경제 효과는 올해 축제에서 한 단계 올라섰으리라 예측된다.
축제를 운영하는 축제위원회가 단순한 대게판매보다 영덕대게 명품화와 지역문화 생태계 발전에 축제의 사명을 걸고 있는 모습이었다. 컨셉지향형의 축제 기획력과 예술지향형의 프로그램 운영시스템이 도입되었다고 할 수 있다.
대게불법 포획어선으로부터 영덕대게를 지킨다는 내용의 공연인 ‘왕의 대게를 사수하라’가 주제공연으로 올려졌다. 극의 완성도와 영덕대게 브랜딩 기여도 면에서 칭찬할 만한 축제콘텐츠로 새롭게 떠 올랐다.
특히 지역내 초등학생20명으로 구성된 대게어린이원정대가 영덕군의 자긍심을 관광객에게 표현하는 큰 역할을 했고 어린시절 추억만들기에 서로 참여하려는 열의도 선발과정에서 볼 수 있었다.
대나무숲으로 장식된 메인무대는 깃발이 펄럭이는 백그라운드 배너와 아주 잘 어울렸다. 설치와 철거에 품이 많이 들어가던 일반적인 트러스 형태의 축제무대를 떠나 과감히 변신을 시도한 것이 성공했다.
해파랑 공원으로 메인무대와 전체 축제장을 옮겨 온지 두 해째인데 축제장 이전이 성공했다는 자체 평가가 있고 지역상인들이나 축제의 연속방문자들에게서 긍정적인 피드백이 나왔으나 무엇보다도 좋은 날씨가 축제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할 수 있다. 이 곳은 바닷가라서 날씨에 따른 종속변수가 크게 좌우될 것이며 날씨대비는 향후 과제가 될 것이다.
전체적인 공간디자인이 올해 업그레이드 되었다. 여타지역의 몽골텐트 일색의 행사장 모습이 아니었다. 대게터널 대게문화관 대게음식문화관 등 세련된 공간구성과 전문가적 디자인 감각이 돋보였다. 특히 왕이 사랑한 대게문화관은 대게박물관을 옮겨 놓은 듯한 모습으로 신선한 발상이었고 쉼의 공간과 포토존으로도 활용되었다. 그러나 시늉만 낼 뿐 진지한 대게문화를 구성하여 진열해 놓지는 못한 것 같았다.
올해도 탤런트 신구의 홍보대사 역할이 빛을 발했으며 이희진 영덕군수의 소통이 있는 축제사랑이 주민화합형 민간주도형 축제의 안정적 궤도 집입을 이루게 했다.
풍물경연은 경쟁의 장이 아닌 화합의 장이었다. 주민화합의 잔치요 재능기부의 마당이기도 했다. 대상에는 축산면, 최우수상 달산면, 우수상 영해면 등 등수는 매겨졌지만 모두가 하나되어 흥겨운 풍물 공연을 만들어냈다. 단지 전문가 연출이 조금이라도 가미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 정도 참여 열기에 짜여진 극요소가 들어 갔다면 축제상품으로 내 놓을만했기 따문이다.
대게음식문화관은 왕이 사랑한 음식답게 귀족적이고 국제적 감각을 담아낸 전문셰프의 작품이었으며 지역음식문화연구회의 노력으로 왕의 대게 천년의 사랑을 공개했다.
축제장 곳곳에서 주제공연 참여 연기자들이 촌극 스팟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도 신선했다.
종합해보자면,
축제는 돈보다 사람이다. 예산을 많이 쓴다고 좋은 축제는 아님을 깨닫게 한다. 축제위원회 모든 조직원이 하나되어 내 일처럼 내 작품처럼 만들어 나가는 일터문화가 아름다웠다. 주민들이 나서서 축제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장에서 살다시피 한 것도 있지만 영덕군의 관련부처 직원들이 몇달동안 행정적 다기능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도 높이 살만한 축제다. 왕이 사랑하는 대게라고 하며 천년동안 궁중음식으로 사랑 받아 온 대게음식문화를 재해석한 것도 나름대로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대게문화관과 음식문화관이 그 역할을 해 줬다. 그러나 명품 영덕대게의 브랜드만큼 영덕대게축제가 명품축제 반열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지리적으로 멀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축제홍보가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야간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오감을 골고루 짜릿하게 해 주는 자극성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도 수익형축제 체류형축제의 길이 멀게 있음을 자각하게 해 준다. 체험프로그램이 이미 안정적으로 궤도에 오른 것처럼 볼만한 공연과 경연에 전문가를 투입하고 예술성을 올려준다면 컨셉지향형 축제기획도 안정궤도에 오를 것이다. 주제 퍼포먼스와 주제공연, 어린이원정대, 플래시몹, 풍물경연, 대게인의밤, 3대체험, 스쿠버대회, 퍼레이드 등이 계속 발전해 나가길 바래 본다. 이제 새로운 프로그램을 얹으려 하지말고 프로그램의 컨텐츠를 세련화해야 할 것이고, 방문객과 지역 사람들의 축제인지도에 매력적으로 매핑되도록 올해 도입된 사상과 철학을 내년에도 후년에도 지속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 그래서 포항KTX와 영덕역을 연결하는 기차시간표가 사시사철 사랑 받는데 이 축제가 디딤돌이었음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