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몸이 약할수록, 걸어야 산다고 하더군요.
걷자 걷자, 걷자생존이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우리는 지난 여름에 선자령 걷기에 나섰습니다.
물도 많고, 맑고.. 바람도 없고.. 공기도 맑고 ..
야생화도 많고.. 수목도 울창하고..
동자꽃이 수줍은 듯 숲 속에 피었습니다. 동자꽃은 동자가 추위에 허덕이다가 얼어 죽어 같이 살던 스님이 발견했을 때 이미 꽃으로 피어 올랐기에 스님이 동자꽃이라고 명명했다던데.. 슬픈 이야기를 들으니 슬퍼졌습니다.
좁쌀풀 꽃이 노랗게 피어 오릅니다.
좁쌀풀은 어린 잎을 따서 나물을 무쳐 먹든지 비빔밥 재료로 쓰는건데..
우리 눈에 예쁘게 들어 왔습니다. 꺾을 수가 없었습니다.
노루오줌은 연보랏빛 꽃. 범의귀 비슷하게 생겼지요?
선자령에 많이 보이는 꽃이랍니다.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소리가 대단히 큽니다.
풍력발전이 되는 소리.. 전기가 만들어지는 소리라서 우리는 즐거습니다. 이 것도 ASMR 받고 싶었어요~
강원도 강릉 쪽은 영동, 평창쪽은 영서. 동서를 가르는 것은 태백산맥 줄기의 대관령.
대관령은 동쪽의 해양 기후와 서쪽의 내륙풍이 만나 자주 흐린 하늘과 비를 만나게 되고, 겨울에도 역시 대륙의 편서풍과 동쪽의 해양풍이 만나 눈폭풍을 만들기 일쑤이지요.
대관령의 아름다운 고개 부분이 여기 평창의 선자령입니다. 시원한 풍광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선자령 능선은 사시사철 트레킹족들이 줄을 잇는답니다.
해발 1,157m의 선자령은 해발 840m의 대관령 휴게소나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산행을 시작하므로 실제 오르는 높이는 그리 높지 않은 편입니다. 평탄한 길이지만 야생화가 아름답고 공기가 맑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 하는 코스이구요, 겨울 산행도 인기가 좋습니다.
선자령 정상에 서면 볼 게 참 많습니다. 산들이 줄을 서 있고 풍력발전 블레이드 바람개비가 그림을 만들어 냅니다.
남으로 발왕산, 서로는 계방산, 서북쪽 오대산, 북쪽의 황병산을 바라보며 내륙쪽 180도 시야를 감상하게 됩니다. 동쪽으로 180도는 강릉시내와 동해를 감상할 수 있지만 날씨가 좋은 날이 흔치 않아 쉽지는 않지요.
통신사 탑이 있는 곳으로 내려오면 넓은 시멘트길 찻길을 걸어야 합니다. 그리고는 바로 오솔길을 내려오며 산행의 끝을 맺습니다. 2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번 가봐야 선자령을 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