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다리를 축제무대로 쓸 생각을 했을까?
난간이 위험하고 객석도 사각인데.. 무대배경도 어색하고 조명시설도 적용이 쉽지 않은데..
다리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서울 살곶이다리 (보물 제 1738호)
매 사냥터, 말 목장, 군대를 사열하는데 쓰는 동교 일대를 살곶이들이라 하여 다리 이름을 살곶이다리라 명명했다한다. 평평한 평지를 걷는듯해서 제반교(濟盤橋) 라고도 부른다. 세종2년에 짓기 시작했고 쉬다가 성종14년(1483년)에 완성했다 한다. 돌기둥은 흐르는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마름모 모양으로 다듬었다 한다.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성수동 지역에 형성된 평야 이름이 살곶이 또는 뚝섬이라고 했다.
태조 이성계가 왕자의 난 이후 고향 함흥으로 가버리자, 함흥차사 박순과 무학대사가 간절하게 설득하여 돌아오니 태종 이방원은 이 곳에서 부왕인 이성계를 맞이했고 하륜은 태종에게 천막 기둥 뒤에서 부왕께 절을 하라고 조언했다. 조금 후에 이성계가 갑자기 이방원에게 활을 쏘았지만 화살은 기둥에 맞았다. 이에 이성계는 이방원이 왕이 된 것은 천명이라 여기고 용서했다고 한다. 이후 이 곳은 화살 꽂힌 벌판 줄여서 살꽂이벌 전관평(箭串坪)이라 불렸다고 한다.
이 살곶이 다리에서 태조이성계축제가 열렸다.
퀴즈가 나온다.
태조 이성계 축제가 열리는 곳은 ? 1) 런던 브릿지 2) 살곶이 다리
이게 문제라고 떡하니 큰 간판에 써 있다. 성동구 왜 그러나~
어쨋거나 살곶이다리를 주무대로 사용하는 차별성을 높이 사고 싶다.
2019년 9월 28일(토) 한양대역 3번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
너무 예술성이 뛰어나고 성동구 축제는 다른 축제와 비교하여 품위가 있는 콘텐츠가 마음에 든다.
다른 구의 축제처럼 쓸데없이 축제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 값비싼 가수를 부르자 않아서 좋다. 송가인이도 홍진영이도 오지 않아도 볼만한 공연이기 때문이다.
주제극 <활시위를 당겨라> - 전통 마술공연 <조선 얼른쇠 놀음> - 노동요 타악과 사자춤 <옹헤야> - 넌버벌 퓨전 퍼포먼스 <바람, 칼> 로 이어지는 예술성과 축제성이 있고 연출력이 겸비된 작품들이 살곶이 다리 위의 무대 위에 올려졌다.
깃발과 조명으로 축제 분위기를 띄웠고, 약 300석의 객석이 꽉 차고 모자라서 자전거 도로에 사람들이 서서 구경을 한다.
2개소의 대형 LED모니터 전광판이 중계를 해 준다.
안내도 친절하고 정이 넘치고 나눔이 있는 마을축제다. 먹거리도 푸짐한 성동구의 축제인데..
예술감독이 직접 작품의 기획의도 극 설명을 해 준다. 이 것도 특이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주제극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인상적이다. 그런데 작품성은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것 같다.
무대의 배경이 어색하여 비주얼 효과가 약했고, 무대의 막과 장면전환의 한계가 있었으나, 억지공간을 연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문화재를 보여주며 무대를 꾸미지 않은 것이 독특하게 다가 왔다. 실경 무대 공연이 대세가 될 것이다.
그런데 전원공급 전선의 난립이라든가, 안전 펜스 없는 간이 안전줄의 보기 흉함과 함께 먹거리마당의 바닥 먼지 등 악간은 허접해 보이는 디테일 불만사항도 있었다.
그리고 설치미술의 의미가 무언지 의심스러웠고, 청사초롱의 의미없는 배열도 맘에 안들었다.
인라인스케이트장을 마장풍물패 등 공연단의 준비 장소로 적절히 활용함이 바람직해 보였다. 자전거길 사고예방을 위해 자전거 통행을 걸어 가도록 하는 안전안내도 시끄런 방송보다 손 글씨 안내하는 모습이 좋았다.
성동구민의 날 기념식도 겸했다. 성동구민대상 시상식이 있었고 5개부문 7명에게 사이 주어졌다. 정원오 구청장도 의회의장도 성동구 지구당 각당 정치인들도 인사했고 모두 태조 이성계의 역사적 의미를 전했고 아주 짧은 축사들이라서 의전 간소화를 이루어 나갔다.
그런데 너무 형식적인 코멘트를 이제는 안했으면 좋겠다. 주민들 에게 뭔가 강렬한 메세지를 함축미있게 딱 한마디 하고 내려왔으면 좋으련만, 여러 주요 인사들이 모두 다 축사를 한다는 건 좀 구시대적 발상이 아니가 싶다.
그래도 마을축제의 정겨움이 있어 좋았고 성동구민청 홍보라든가 성동구여성단체연합회의 주제극 출연 같은 것은 주민참여형 축제의 시범을 보이는 듯해서 배울 점이 많았다. 요즘 보기 드문 예술성 있는 마을축제였다.
여기 갑옷을 입은 8개 인형은 지난 6월 22일 두모포(현재의 옥수역 한강둔치) 출정 600주년 기념 전시물이란다.
대마도 정벌에 나섰던 8명의 장군이 태조이성계축제에 함께한다는 개념이다. 2020년 두모포페스티벌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