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개천대축제
아버지 환인의 뜻을 이어 받아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태백산 신단수(신성한 숲) 아래로 내려온 환웅, 아버지로부터 받은 천부인 세 개, 삼천 명의 무리와 함께 인간 세상에 온 환웅은 내려온 곳을 신시라 칭하며 그 곳에서 홍익인간의 뜻을 펼치기 시작한다.
그는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인간들의 곡식, 수명, 질병, 형벌, 선악 등을 주관하면서 인간세계를 다스리고 교화시켰다. 하늘의 신(환인)의 아들이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는 소식에 미천한 짐승들마저 들뜨고 환웅을 보려고 주위로 몰려들게 된다. 환웅이 그 몰려드는 무리들을 헤치고 나와 조용한 산길로 접어들자 한 동굴이 눈에 보여 그 곁을 지나며 들여다보게 된다. 그 동굴 안에는 몇날 며칠을 먹지 못해서 그 형상이 초라한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있는데 환웅이 그 까닭이 궁금하여 그 짐승 둘에게 연고를 물으니 곰이 환웅의 물음에 대답하기를
“하늘 신의 아들 환웅님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먼 길을 돌아서 왔거늘 난 그 분의 얼굴도 모르고 어디에 계신지도 가늠할 수 없기에 이렇게 태백산 아래 동굴에 몸을 숨기고 내가 인간을 될 수 있기를 소원하며 기도하나이다.”
환웅이 곰의 대답을 들은 고로 심히 그 마음이 인간보다 순진한지라, 그 짐승 둘을 기특히 여겨 다시 그 마음을 시험해 보고자 하여 다시 묻는 고로 “네가 어찌 사람이 될 수 있겠느냐, 그 어리석은 믿음은 어디서 나오는고? 하늘의 신이 지어준 너의 운명이거늘 하물며 하늘의 신보다 낮은 그의 아들이 어찌 아버지 보다 높은 능력을 지녀서 너를 인간으로 바꾸어 주겠느냐?”
환웅이 꾸짖어 가로되 그 마음을 시험하는지라, 이에 다시 곰이 대답하기를 “환웅님은 인간 세상을 너무 사랑하셔서 아버지께 허락을 받아 내려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인간 세상을 사랑해 주시는 분이시라면 그 인간 세상에 더불어 사는 이 미천한 동물들의 마음도 헤아려 주시고 보듬어 주실 꺼라 생각하옵니다.”
환웅이 마음이 감동하여 그 곰에게 다시 묻되 “네가 진실로 인간이 되길 원하느냐?” “예, 그러하옵니다.” “내가 바로 니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환웅이니라.” 이에 곰이 깜짝 놀라 몸을 땅에 엎드려 절하자, 환웅이 그 짐승 둘에게 약속하는 고로 “네 너희 둘의 마음이 인간보다 순진한고로 곰은 아이를 잉태하는 여자로 범을 사냥하며 여자를 보호하는 남자로 만들 것이니 너희 둘은 지금부터 햇빛이 들지 않는 이 동굴에서 내가 이 인간 세상에 하늘의 기운을 받아 오로지 하늘의 영험한 신비초들을 생산하는 비밀스런 곳, 마니산에서 거두어들인 쑥 한 심지와 마늘 20개를 주리니 이것들을 삼칠일 동안 먹고 인간이 되거라” 이에 곰과 범이 환웅의 뜻을 받들어 이행하는데 범은 성질이 빠르고 포악한 짐승인지라 동굴의 답답함과 식욕을 이기지 못하고 일주일 만에 뛰쳐나가고 오로지 곰만 남아 삼칠일 동안 쑥과 마늘로 견뎌내니 비로소 그 마지막 날에 여자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환웅이 그 모습을 보니 심히 아리따운 여자니라, 환웅이 그 여자의 이름을 웅녀라 짓고 그녀를 취하여 그 아들 단군을 잉태하게 된다. 단군은 후에 장성하여 하늘의 신을 위한 단을 짓고 제사를 지내게 되는데 바로 이곳이 자신의 어머니 웅녀가 아버지 환웅에게 받은 하늘의 신비초인 쑥과 마늘이 자란, 오로지 하늘이 선택하고 허락 받은 땅인 강화도 마니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