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아홉 명의 여성 아티스트
’차이’와 ‘공존’에 관한 담론
최근 미술의 다양성이 부각되면서 중국, 인도, 일본, 한국, 태국 등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이 대규모 전시에 자주 소개되고, 이들의 위상이 점차 높아졌을 뿐 아니라 Double-minority로서의 아시아 여성 작가들에 관한 전시와 저서들도 왕성하게 발표되었다. 서구가 주도했던 페미니즘 미술은 이제 아시아의 개입으로 국제적인 경향이 되었다. 그때까지 서구의 남성 작가들에 의해 주도되던 세계 미술의 모든 표현과 제작, 평가가 서서히 제도적으로 개방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여성 작가들은 모두 자신들의 열리고 적극적인 정체성을 구축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탐구하고 있다. 외부와 나의 긴밀한 대응들이 미술을 통해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아홉 명의 작가들은 한국에서의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제도, 관습에 대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역사 속에서 여성의 삶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윤석남, 김수자는 페미니즘 1세대 작가라 할 수 있지만 점차 그 범주를 여성성 밖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회내의 관습과 미술 안에 존재하는 경계의 애매함을 다루는 양혜규, 김소라, 니키 리, 구정아 는 은유적이고 함축된 미술의 표현을 통한 경계 자체의 존재를 의심한다. 동시대의 정치, 종교, 공예, 디자인 등을 포함한 미술과 현실을 반영하거나 비판하는 이수경, 임민욱, 함연주는 작품의 범주와 관객의 수용의 폭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지역의 문화, 역사, 미술의 전통에 바탕하고 있지만, 가시적 흔적들의 선택 보다는 문화의 오래된 실체, 경계의 모호함과 미술의 포괄성, 자유로운 표현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Coexisting Differences: Women Artists in Contemporary Korean Art에서 살펴보는 이 여성작가들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주제의식과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하나의 특정 시각으로 환원되지 않는 다각적 본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작품 안에서 발현되는 차이의 생산과 거기에 수반된 관계들이 가시화될 때, 한국 작가들이 가진 개성을 묶어주는 탈-경계적인 특징들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21세기적 정체성의 발현과 계속 연관성을 갖고 진행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작가들의 작품 세계와 한국 미술의 현재를 조명해본다.
Leading Contemporary Women Artists from Korea
A Discourse on “Difference”and “Coexistence”
Korea become one of the most exuberant and productive centers in the world art scene. A number of artists are actively participating in the renowned international art fairs, and numerous cities in Korea are hosting world-wide art biennales. In the meantime, Korean art has demonstrated a fast and wide range of development both in the number of artists and in the realms of art making. Artists adopting various Western media have integrated current artistic issues from politics to formal explorations. Among them, some Korean women artists are remarkably active.
The nine artists featured in this book are addressing their experiences in art and society, such as education, politics, culture, media, economics, legal system and institutions in Korea in their individual voices. Yun Suknam and Kimsooja can be categorized as the first generation feminist artists that examine women’s lives within the context of Korea’s history, but they are gradually expanding their interests beyond femininity. Yang Haegue, Kim Sora, Nikki S. Lee and Koo Jeong-A, who deal with the ambiguity of boundaries in social convention and art, cast their doubts on the existence of boundaries through metaphorical and connotative methods of expression. Yee Sookyung, Lim Minouk and Ham Younjoo are artists who reflect on or criticize current political and artistic realities including religion, crafts and design, sharing a common thread in that they constantly try to expand the scope of their work and also of the receptiveness of the viewers.
Based upon feminine sensitivities, the artists show concerns toward the lesser, minor, secondary objects and places of value in which any post-theories had been dealt with. Korean artists utilize their composite images as an artistic means of self-projection. In this process, Korean women artists, who learned how to visualize the differences, prefigure desirable perspectives for Korean artworks. Coexisting Differences: Women Artists in Contemporary Korean Art, a critical writing on the 21st century Korean arts, attempts to highten the awareness on the immediate theoretical issues of the world’s art scenes and is dedicated to the art lovers around the globe.
진휘연 Jin Whui-yeon
• 1988년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학사
BA in Art History, Seoul National University
• 1991년 콜럼비아 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석사
MA in Art History and Archaeology, Columbia University
• 1997년 콜럼비아 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박사
Ph.D. in Art History and Archaeology, Columbia University
• 2009년~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Professor of the Department of Fine Arts, Sungshin Women’s University
주요 저서 Major publications
• 아방가르드란 무엇인가 What is Avant-garde?, Seoul: Minumsa (민음사, 2002)
• 오페라거리의 화가들 Painters of the Avenue de l’Opera, Seoul: Hyohyung Publishing Co. (효형출판,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