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다보면 한강 다리를 건너면서 너른 한강물을 바라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강공원까지 내려가 여유가 있는 휴식을 즐기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꼭 바빠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강의 양변으로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큰 도로가 나있어서 한강공원으로 접근하기 불편한 것은 매우 아쉬운 점입니다.
그렇더라도 한강공원은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시민의 공원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서울시는 한강변으로 걸어 들어가는 통로를 넓히고 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의 접근권을 확대하려고 그 나름으로 지난 15년 동안 무던히 애써왔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 한강공원은 전국에서 가장 긴 공원의 띠를 형성하여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강은 시민과 함께 4계절을 흐릅니다. 장마철에는 강물이 넘칠 듯 말듯 물비린내를 풍기며 흘러내리는 것이 장관입니다. 열대야에는 강변이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한 피서처로 바뀝니다. 겨울에는 눈보라 속에 꽁꽁 얼어붙기도 합니다. 어느 나라 수도도 이처럼 폭이 넓은 강을 갖기는 힘들다는 얘기를 합니다. 광활한 친수공간을 만든 덕분에 서울사람들은 수변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도시인이 되었습니다.
한강공원이 안 생겼다면 우리는 다리를 건너면서 멀리서만 한강을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남은 과제는 한강공원이 명실상부하게 시민공원이라는 이름을 얻는 일입니다. 한강공원은 길게 띠를 이루어 서울을 관통하므로 더 많은 시민이 생활 속에서 여가를 누리는 근린공원이 되도록 완성해 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