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산업을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ICT는 사회경제 전반의 디지털 인프라이다. 제조업의 인사·회계 관리, 제품 디자인, 생산, 유통·마케팅 등 전 과정에서 ICT의 활용도는 높아지고 있으며, 농업 등 1차 산업의 효율화와 의료서비스, 교육서비스 등의 접근성 확대와 생산성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ICT정책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ICT라는 특정 산업군을 지원하던 과거 정책에서 사회경제 전반의 인프라 측면에서 ICT의 활용을 촉진하여 공공 및 민간 서비스를 개선하는 대국민 정책으로 변하고 있다.
이동성이 보장되는 스마트폰 둥 스마트기기로 ICT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빅데이터(big data)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중화되고, 위치기반서비스(LBS)도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TV와 인터넷이 융합된 스마트TV 시장 경쟁은 심화되고, N-스크린으로 진화되고 있다. 소셜(Social)을 강화한 위치기반서비스와 사물지능통신(M2M)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이 시점에 원격근무(tele-work)는 스마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정부와 국회의 관심을 끌었다.
2010년 7월. 당시 행정안전부 국가정보화전략 위원회는 스마트워크 추진 계획서를 발표하면서 “2015년까지 전체 공무원의 30%, 전체 노동인구의 30%까지 스마트 워크 근무비율을 높일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대도시 외곽에 공공기관 등 유휴시설을 활용하여 영상회의 등 첨단 원격 업무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워크 센터’도 구축하기로 했다. 2015년까지 공공형 50곳, 민간형 450곳까지 스마트 워크 센터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스마트워크 시행에 맞춰 공무원 근태관리체계 및 조직·인사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기관별 추진실적을 정부업무평가시 반영하는 등 관련 제도개선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유관부처와 협력해 대단지 아파트 건축 시 스마트워크센터를 주민공동시설에 포함하고,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육아시설 설치 지원, 교통유발 부담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부문의 자율적인 동참을 유도하겠다고 했다. 또한, 재택근무 시 문제가 되었던 보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워크 서비스에 대한 인증제 도입, 정보 유출 방지, 해킹 등의 외부접근제어를 통해 정보보호 대응체계도 고도화하기로 했었다.
2012년 9월 25일.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Smart Work)촉진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 의원은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부의 검토가 모두 끝나고 의견도 반영됐다며 국회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았다. 촉진법에 따르면 스마트워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정부는 3년마다 스마트워크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행정기관의 장은 매년 스마트워크 촉진 시행계획을 수립, 시행해야한다.
2013년 8월 현재 스마트워크 촉진법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으며, 마래창조과학부에도 관련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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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로 일자리가 줄어든다
박근혜 정부의 제1순위 국정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다. 창조경제의 비전과 이를 구체화시키는 실현 계획이 발표됐고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각종 지원책도 제시됐다.
우리 정부는 앞선 ICT 역량을 바탕으로 기술과 가치가 결합된 인간중심 사회를 미래사회의 바람직한 모델로 상정하고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정책을 선택했다. 창조경제는 효율과 소통,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지식경제보다 진일보한 형태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통해 과학기술과 ICT 기반의 창업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여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려 한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하던 일을 소프트웨어, 로봇 등이 대신하게 되므로 창조경제로 벤처생태계가 조성되면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 들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5세 이상 노동가능 인구 중 가사와 육아에만 전념하는 사람은 2013년 6월 기준으로 721만9천명으로 조사 이래 최고치이다. 가사를 전담하는 여성이 563만명, 남성은 13만5천명. 육아를 전담하는 사람은 145만4천명으로 여성이 144만8천명, 남성이 7천명이다. 쉽게 말해 ‘일거리 없이 집에서 애나 보는 사람이 722만 명’이다.
제레미리프킨(Jeremy Rifkin)은 첨단기술로 촉발된 지식정보화 사회와 경영 혁신은 대량 해고와 대량 실업을 낳았으며, 블루칼라, 화이트칼라를 가릴 것 없이 전 세계적으로 노동은 종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저렴하고 효율적인 기술, 효과적으로 노동을 조직할 수 있는 방법의 형태로 나타나는 생산성의 극적인 진보가 인간의 노동력을 점차적으로 대체 할 수 있게 되어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경우, 생산성 효과로 창출된 모든 잠재적 신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의 수요는 줄어든다. 소비자 신용의 시기에는 주식 시장의 거품과 주택 담보 금융을 통해 불완전 고용 노동자나 실업자들도 지속적으로 구매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신용 거래는 한계점에 도달했으며, 주식 시장의 거품이 붕괴되고, 주택 담보 금융의 이자율은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존재해 왔으며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본원적 모순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타협점을 발견하기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고 했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창조경제 시대에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이다. 기업은 여성, 노인층, 그리고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창조 경영전략을 실천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를 통해 여성, 노인층, 그리고 장애인들의 고용을 촉진하고 있다. 창조경제로 고용과 복지의 고리는 점차 느슨해 질 것이다.
스마트워크를 창조근무로 바꾸자
과학기술과 ICT는 일자리를 줄이기보다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실현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물결 앞에서 스마트워크가 통용이 안 된다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일하는 방식의 이름을 창조근무로 바꿔야 한다. 창조근무의 확산으로 여성, 노인층, 그리고 장애인의 일자리가 늘어난다.
창조경제 시대에 보다 창조적인 회사가 되려면 물리적인 사무실이 없는 가상 사무실이나 가상기업, 가상통합조직 등으로 아예 사무실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하는 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회사를 실현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
ICT를 통한 창조근무는 공간적, 지리적 한계를 초월하기 때문에 초지역적, 초국가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 창조근무를 통한 국제 분업은 개인의 능력과 지위에 따라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한 노동시장은 유리한 조건으로 가진 자에게는 더욱 유리하게, 불리한 조건을 가진 자에게는 더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창조 근무는 개인주의 문화를 강화한다. 창조근무 환경에서는 개인의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렴한 임금으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고급인력을 해외기업에 쉽게 빼앗겨 경쟁력이 약화되는 위기이다.
창조근무는 여성, 노인층, 그리고 장애인 등 노동시장의 주변 계층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제까지 고용에 있어서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던 장애인,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은 창조근무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업무성과 위주의 평가에 의해 보다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창조근무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 질서의식뿐 아니라 기업가정신 등 기업의 효율경영을 높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본인 사회적 자본의 육성이 필수적이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회적 자본은 신뢰, 규범 그리고 네트워크이며 그 중에서 신뢰가 사회적 자본의 중심적 요소다. 신뢰는 경제 성장을 촉진시킨다. 거래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다면 계약을 맺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믿지 못해 들여야 하는 거래 비용이 줄어 수익성과 생산성이 높아진다.
창조근무는 일하는 방식의 창조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조한다.
원격근무중개, 창조근무 컨설팅, 창조근무 장비 대여 및 설치, 창조근무 센터 운영 등 창조근무와 관련된 새로운 산업의 출현이 가능하다. 실제로 유럽의 지역작업센터 중 상당수는 원격근무 중개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인터넷 상에서도 원격근무를 알선해 주는 사이트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기존의 직업소개소, 인력은행, 헤드헌터 등이 이 분야로 업무를 확대할 것이다.
창조경제의 노동방식인 창조근무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일과 생활의 균형, 삶의 보람을 찾아 줄 것이다. 근무자들은 톱니바퀴의 하나로서 소속되었던 표준적인 산업 조직에서 벗어나, 육체노동 ·단순노동을 창조적 근무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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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재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 오익재(ukclab@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