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한양엘 다녀왔습니다.
서울은 휴일에도 분주하더군요.
24킬로 정도 거리를 운전해 가는데 두 시간이 거의 소요되었습니다.
하동에서는 20분 정도면 충분한데 말이지요.
서울은 마음만 먹으면 안 되는 것이 없겠더군요.
유명 사진작가인 민병헌의 ‘강’전시회에서 ‘심심한’강의 모습을 구경했습니다.
눈만 뜨면 보는 강이 이날은 액자에 갇혀 있더군요.
옥인동에서는 박노수화백의 그림도 봤습니다.
그리고 윤동주 문학관과 공원을 가서 윤동주시인도 만나뵈었지요.
눈 호강 제대로 했습니다.
시간을 벌려는 심사로 밤10시에 출발하여 새벽녘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늦잠을 잤습니다.
눈을 뜨니 9시,
햇빛이 온 집을 휘감고 있더군요.
아니 햇빛에 포위되었다고 할까요?
넓은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와 자지러질 것 같았습니다.
시간은 늦은 아침 9시에 멈춰서 있는 듯 했습니다.
분주한 서울과 너무나 비교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떻던 서울에서 시골촌놈 “삘”받아왔습니다.
새벽강
새벽강물에는 소를 앞세우고 밭갈이 하러 가시는 아버지가 보인다
이랴! 이랴! 워! 워!
둘의 대화는 새벽강을 깨운다
놀란 물총새가 강을 갈라놓으며 날 물위로 걸어오라 한다
다슬기 눈 껌벅이며 “잘 잤나?” 안부를 묻고
재첩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긴 하품을 몰아쉰다
간밤 평사리 백사장에는 잔치가 벌어졌나 보다
고란이는 외줄을 타고 놀았고
다슬기와 재첩은 온 백사장에 그림 그려 놓았다
새벽강에 서면 물안개가 날 안아준다
간밤 찬 공기에 강물과 백사장이 몸을 비벼 대었나 보다
새벽강에 서면 소먹이는 친구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