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스티벌 즐겨찾기 추가
  • 2024.11.22 (금)
 축제뉴스 축제뉴스전체
조문환의 하동편지 제140호 미루나무에게
조문환 기자    2013-10-28 10:07 죄회수  3684 추천수 1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지난주에는 벽소령을 종주했습니다.

함양 마천 음정마을에서 하동 화개 삼정마을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이 길을 소금길이라고도 합니다.

옛날 아직 교통이 좋지 못할 때 섬진강을 타고 올라온 소금이

이곳 벽소령길을 넘어 함양, 산청 등 산간지로 통행했다는 사실에 근거를 합니다.

 

단풍이 칠부능선까지 점령해 오고 있었습니다.

땀이 범벅이 되고 내려오는 길은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옛 우리 선조들이 지개에 소금자루를 지고 올랐을 그 모습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소금냄새가 진동하는 듯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이 고개를 넘으면서 흘렸을 땀 냄새가 길에 배여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계곡물에는 단풍이 비춰 꼭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했습니다.

이 물이 화개천을 통해 섬진강으로 가면 은어가 마시겠지요?

 

 

오늘은 이파리다 다 떨어져 나무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미루나무를 소개해 드립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입니다.

 

아무리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나무입니다.

 

미루나무에게

 

키 큰 너는 알고 있지

네게 소고삐 매어 놓고 친구들과 나눴던 얘기를

 

매미는 네게서만 노랠 불렀었지

네게서만 해가졌고

네게서만 바람이 놀았고

네게서만 구름이 쉬어갔다

 

바람 한 점 없는 여름날 방천에서

너의 이파리는 비늘처럼 간들거리며 빛났었다

 

별을 좋아해 가장 먼저 별을 맞이했고

달을 좋아해 가장 먼저 달에게 손짓했다

 

옷을 다 벗어 버린 너 반겨주는 이 없어

오늘도 강가 동네 어귀에서 먼 산만 바라 본다

 

 

태그  하동 조문환,하동에서온편지,섬진강에세이,지리산별곡,평사리일기
 이전기사      다음기사   메일       인쇄       스크랩
  목록으로 수정    삭제
덧글쓰기 댓글공유 URL : http://bit.ly/2nnSfK 
등록된 덧글이 없습니다.
축제포토 더보기
인터뷰  
평창송어축제 준비 이상무! 함승주...
송어도잡고,송어도맛보고!신나는강원도...
인기뉴스 더보기
공연관람과 서울굿즈구입 세종문화...
논산탑정호와 돈암서원 코스모스 ...
도쿄관광한국사무소 Rppongi Hills...
축제리뷰 더보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지둘레길...
밤 깊은 마포종점 축제로 새롭게...
만두도시 만두성지 원주만두가 ...
강경젓갈축제 상월고구마 찰떡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