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해가 다 저물어 갑니다.
어릴적 일년은 단지 학년이 하나 올라가는 것 외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던 기억입니다.
여름철 뙤약볕에 달구어져 한나절도 못되어 몸이 검둥이로 변하긴 했었지만
이웃들도 대부분 그대로였고 동네 친구들도 그 모습 그대로를 지켜주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일 년의 변화는 마치 태풍이 지난 자리 같습니다.
올해도 광풍이 몰아쳤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이사, 어머니의 별세, 지척에 계셨던 많은 분들과의 갑작스런 이별,
부족한 투성이의 책 발간 ....
크고 작은 일들이 폭풍처럼 지나간 한 해였습니다.
한 학년 올라가는 것 외에 변화가 없었던 시절이 한껏 그립습니다.
그 와중에 부족한 하동편지를 응원해 주셔서 무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저의 피부에 와 닿는 작은 소식을 정성껏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어떻던 한 해 잘 마무리하시기 빕니다.
그리고 새해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빕니다.
오늘은 저의 새벽산책에서 느낀 영상을 보내드립니다. ^*^
새벽예찬
넌 답을 알고 있지
감나무 사이로 얼굴 내민 달님이 하는 말의 의미를
초승달 옆에 자리한 작은 별이 왜 반짝이는지를
넌 내 가슴을 늘 고동치게 하지
움켜진 손을 펴라고
바람에 대나무 이파리 스치는 소리를 귀담아 들으라고
넌 내게 늘 말하지
지리산이 만들어 낸 찬바람을 외면하지 말라고
서리 내린 풀잎사귀를 하찮게 여기지 말라고
아! 새벽
그래 넌 나에게 늘 스승이다
오솔길에 내 무릎 꿇도록 기도의 방석을 깔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