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습니다. 눈과 얼음의 축제 소치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참가한 각국 선수와 각국 관중은 한계를 입증한 보람으로, 획득한 메달을 축하하는 팡파르의 울림으로 열광했습니다.
올림픽 정신 가장 낮은 곳에는 ‘인류의 화합과 평화’라는 명분이 있습니다. 이는 올림픽을 오직 국위선양의 무대로 여겨 애국심이나 메달 경쟁만 몰두하지 않아야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프랑스의 쿠베르탱 남작이 제창한 올림픽 신조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하는 것보다 노력하는 것인 것처럼 올림픽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다.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다”입니다.
환희와 열광 그리고 안타까움과 원통함이 교차해도 이상화 선수나 김연아 선수의 모습은 흔들림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 절제된 의연한 모습은 올림픽 신조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번 동계올림픽 참가국은 숫자로는 88개국입니다. 그러나 메달을 두고 경쟁한 참가국은 여전히 동서유럽 및 북유럽 대륙과 북미 대륙 그리고 동북아시아 3국 등 북반구의 30개국 미만입니다. 동서남아시아와 이슬람권, 인도 및 아프리카 대륙 그리고 중남미 대륙의 광대한 지역에 걸쳐있는 국가들은 이 잔치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가진 자들만의 잔치’라는 소리를 듣는 동계올림픽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입니다. 5대주를 의미하는 오륜기의 의미가 무색합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일부는 벌써부터 안방 잔치의 ‘노메달’을 걱정하며 조급해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도 노력하고 있을 모든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값지게 할 뿐 아니라, 소외당한 더 광활한 대륙들이 참여할 길을 열고 꼴찌에게 갈채를 보내는 5대주의 오륜축제가 되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