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의 자랑인 매실수확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두어 주간 매실전쟁이라도 치르는 듯,
매실공판장에는 매실을 수매하기 위해 사람과 차량이 붐벼났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매실농의 얼굴이 밝지가 않아보였습니다.
풍년에다 과잉재배로 말 그대로 매실이 “똥값”이 되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킬로그램 당 2천원은 받아야 인건비 떼고, 퇴비료 떼고 하더라도 몇 푼 건실 주 있는데,
요즘 거래되는 시세는 킬로그램 당 7백 원 수준이랍니다.
이것 마져도 처치곤란이라고 하여 잘 받아주지 않고
가져가더라도 푸대접 받는다고 합니다.
여기에다 모 방송에서 매실을 한 방 때렸다고 하네요.
안 봐도 뻔 하지만 건강에 안 좋다는 뭐 그런 내용이겠지요.
업친데 덥친격으로 매실로 먹고 사는 농민들의 얼굴에 주름살이 깊게 파여 보입니다.
그래서 매실은 이런 한탄을 하는 듯합니다.
무서리 한 바가지
북풍 한 떼거리
봄비 열 말에 나는 꽃이 되었다.
사흘도 못되어 그 무지막지한 꽃샘추위에 후두둑
날개 없는 새가 되었다.
그 혼백 되살아 유월의 성에 입성하다
똥값 되어 차가운 바닥으로 떨어지고
단 돈 칠백 원에도 팔려 가지 못하는 신세,
날 좀 사가세요 해 보지만
못 본 체 손사래를 친다
망할 놈의 세상,
유월이 싫다
차라리 삼월의 한랭전선에서 꽃으로 피고 싶다.
나도 네게
너는 삼월의 바람에겐 꽃을
유월의 햇빛에겐 향기를 보내 주었다
나도 네게 바람이고 싶다
햇빛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