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 지역은 변동을 거듭해 왔습니다. 아산만과 남양만의 갯벌과 연해에서 어업생활을 하던 현지 어민에게 간척사업은 삶의 뿌리를 흔든 격변입니다. 1974년 아산만 간척사업이 끝나자 지역 산업은 어업에서 농업으로 뒤바뀌고 말았습니다. 평택 지역의 격변은 계속됩니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평택항이 조성되고, 주한미군 주둔지가 확장되는 공업화의 물결이 일었습니다.
청년생활예술공동체인 ‘화수분’은 이런 격변 속에 멸실되고 있는 지역문화를 추적해서 기록하고 보존하는 사업의 중심에 서있습니다. 화수분은 먼저 평택호 물길을 따라 도보로 이동하다가 천막을 치고 현장을 답사하는 ‘문화유목 사업’(9월 20일부터 9월 27일까지 7박 8일간)을 폈습니다. 격변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지역 주민을 찾아가 조만간 상실하게 될 현지의 생활과 문화 그리고 역사를 복원하는 일입니다. 이동구간은 평택시 현덕면의 한국소리터에서 현덕면 기산리-현덕면 신왕리-안중읍 삼정리-팽성읍 내리-팽성읍 안정리 마을을 잇는 45km입니다.
화수분은 옛 신흥포구가 있던 신왕리 마을에서 지금까지 어업농요(漁業謠)를 부르고 어구(漁具)를 제작하며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마을 주민을 찾았습니다. 화수분은 문화유목 사업을 몇 차례 더 진행하면서 여러 마을의 이야기를 채집하고 기증품과 기록물을 모아서 쌈지 형 마을 박물관을 구축할 꿈을 꾸고 있습니다.
* 화수분은 평택의 한국소리터 수탁기관인 사단법인 한국문화기획학교가 작가거주 프로그램으로 2012년에 결성한 청년생활예술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