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송나라 때 처사인 강지(江贄)는 사마광(司馬光)의 방대한 역사서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축약한 『통감절요(通鑑節要)』를 펴냈습니다. 사마광의『자치통감』은 주나라 위열왕 23년(기원전 403)에서 오대(五代)시대의 후주(後周) 현덕 6년(959년)에 이르는 1,362년간의 역사를 294권에 수록한 방대한 통사인데, 강지가 이를 50권으로 추렸으나 틀린 곳이 부지기수입니다.
우리 땅에는 고려시대에 『통감절요』가 들어와 왕실과 식자들이 널리 읽었습니다. 조선시대 중기와 후기로 내려오면서 『통감절요』는 더욱 중시되어, 일찍이 율곡은 학문의 문리를 통하는 방법으로 『통감절요』를 공부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통감절요』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간과한 채 이를 읽고 해석하고 주석을 달아 왔습니다.
한문학의 대가로 ‘시습학사(時習學舍)’(//cafe.daum.net/oldbookstudy)를 이끄는 일우(一愚) 이충구 박사는 이점에 착안하여 강지가 낸『통감절요』원전의 오류를 뜯어고쳐 바로잡는 사업에 착수하여, 지난 8년간 시습학사 회원들과 함께 연도의 오류·자구(字句)의 증감과 오탈·주석의 결여 등 여러 가지 결함을 수정했습니다. 마침내 11월 말일에 『통감절요증손교주(通鑑節要增損校註)』 국역본과 원문본(도서출판 다운샘)을 펴냈습니다. 이번에 뜯어고친 부분은 중국 전국시대(기원전 403~180)의 223년간으로 진시황의 천하통일도 포함합니다. 앞으로‘시습학사’는 『통감절요』전집을 바로잡아 모두 6책(50권)으로 간행할 계획입니다.
‘시습학사’는 동양사상이 갖는 정신중심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자는 뜻을 세운 모임입니다. 현대 사회는 물질만능에 피폐하여 동북아시아의 인본주의, 공동체 의식, 가족주의 등 유교적 특성을 긍정적 가치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일우 선생은 말합니다.
“유학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결함을 보완할 수 있는 철학적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전통 사상이 제자리를 찾아 그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