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리예술축제로 자리매김한 「하이서울페스티벌 2015」가 폐막작 영자의 칠순잔치와 폐막프로그램 끝장대로와 함께 차없는 도심에서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축제의 마지막날인 10월 4일 일요일 밤에 영자 할머니는 칠순잔치를 벌이기 위해 길을 나섰다. 8미터 거대 인형으로 제작된 할머니가 지난 광복 70년의 세월을 회상하면서 정치적 경제적 분열을 딛고 칠순잔치를 치렀다. 서울이라는 거대도시가 가지고 있는 일상속의 기이함을 표현하며 이동형 거리극의 형식을 만들어낸 극단 괴담과 예술불꽃 화랑은 대작 <영자의 칠순잔치>를 시민들의 작품으로 선사해 주었다.
거리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폐막프로그램 <끝.장.대.로>였다. 차도와 인도의 경계가 사라지고 예술과 시민의 경계가 사라졌다. 차가 멈춰섰다. 세종대로는 오랜만에 예술과 축제의 거리로 시민들에게 되돌려졌다.
도시공간의 새로운 의미를 찾고 시민들에게 예술참여를 통해 문화적 활력을 제공한다는 하이서울페스티벌이 거리예술축제로 제대로 정착된데는 이번 축제를 함께 만든 "길동이" 230명의 덕이기도 했다. 길동이(길 위에서 움직이는 사람들)는 하이서울페스티벌이 2013년부터 본격적인 거리예술축제로 거듭나면서부터 공연자, 관객과 함께 시민참여 축제를 만들어가는 한 축을 담당하는 자원활동가이자 문화활동가다.
개막작으로는 영국의 와이어드 에어리얼 씨어터가 보여준 <세상이 뒤집히던 날(As the World Tipped)>이 시민들의 예술 갈증을 풀어 줬다. 줄에 매달려 공중에 떠 있는 배우들이 스크린에 투시되는 영상과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올해도 역시 "길에서 놀자"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외 거리예술 공연과 관객이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참신하고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들로 나흘동안 도심 거리를 수놓았다.
서울시 대표 비보이단 드리프터즈크루의 <춤추는 사람이 아름답다>, 공작소365의 <목공들이 만드는 이야기 피노키오>, 마당극패 우금치가 펼침 <광복70주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캄차카 씨어터의 <이민자들>, 컴퍼니 아도크의 <아름다운 탈출: 비상구>, 그랑드 페르손느의 <여행자들(Les Touristes)> 등 서울시민들에게 거리예술의 진수를 보여준 축제였다.
김종석 하이서울페스티벌 예술감독(용인대학교 연극학과 교수)은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시민들과 만나고 함께 예술을 향유하는데 그 의미를 둔 거리예술축제”라며 “시민을 대표해 길동이들이 함께 축제를 잘 만들어 줘서 서울거리를 예술이 숨쉬도록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해, 앞으로도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할 무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