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따려다 추락한 사건
아침이면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하곤합니다.
주말에는 좀 여유를 부리며 걷는 편이지요.
산책을 하다 보면 꼭 한 두 분 정도는 만나게 되는데
감을 따는 요즘에는 좀 더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칠십 세 정도 되는 부부는 저와 같은 동네 사는 분들로서
만날 때 마다 얼마나 친절하고 많은 말씀을 해 주시는지 모릅니다.
“내가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네”
“내보다 나이가 어리니 말을 놔도 될까?”
“아이 그럼요, 놓으세요”
“같은 성이고 하니 동생이라고 부를께”
“아이 그럼요 누님, 동생이라 부르세요. 저도 누님이라고 부를게요”
졸지에 산책하다 누님을 만났습니다.
“동상, 저기 홍시 하나 있는데 따 봐”
“우리 집에도 있는데요 뭐”
“그래도 따 봐”
누님은 가지를 당겨 주고 제가 홍시를 따게 되었습니다.
아래에는 약 1.5미터 정도 되는 언덕이고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둘이 한꺼번에 언덕으로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해 버렸습니다.
“아이고 누님 조심하세요”
홍시 하나 따려다 논개가 되었습니다.......
느림보 달
애걔걔, 이제 여기야?
초저녁에 앞 처마를 서성거리더니
겨우 툇마루에 머무네
난 밤새 앞개울도 건너고 뒷동산을 누볐었는데,
느림보야 넌 느림보
바보야 넌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