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스티벌 즐겨찾기 추가
  • 2024.11.24 (일)
 축제뉴스 축제뉴스전체
조문환의 하동편지 제295호 어느 주막에서 일어난 일
조문환 기자    2016-11-28 00:18 죄회수  5180 추천수 2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어느 주막에서 일어난 일

 

 

동네 한 어르신과 옛 산성을 다녀오는 길에 커피한잔 하자면서

저를 어르신이 운영하시는 구명가게로 데려가시더군요.

 

그 구명가게는 동네 어르신들 몇 분이 단골로 이용하시는 주막이었습니다.

작은 골방에는 담배연기가 자욱했고

그 사이로 네 분의 어르신이 취기가 올라 기분이 좋아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일어나셔서 저를 영접하시고는

막걸리가 몇 대접 돌고 이윽고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어르신 차례가 되었는데,

아직 취기가 덜해 극구 노래를 사양하시더군요.

그러면 어르신이 준비하시는 동안에 제가 한 곡하지요

하고는 제가 한 곡조 뽑았습니다.

 

꽃피이이는 동백서음에 보옴이 왔그언만~~~ 짜라짜라

상을 두드리며 장단이 맞춰지고 일어나서 춤을 추는 어른도 계셨습니다.

 

저의 노래가 끝나자 노래를 극구 사양하는 어르신도

아이고멘장이 부르는데내가 어쯔것노?”항시면서 한 곡조 뽑으셨습니다.

 

어르신들이 일어나 등실등실 춤을 추시고 온 방은 노랫가락으로 가득 차버렸습니다.

술값을 계산하고 먼저 나오는 걸음이 참 기뻤습니다.

이런 날이 더 많았으면 합니다.

그래야 하는 거라구요

 

꽃은 그냥 피는 것이 아니더군요

소쩍새 몇 번 울었다고

천둥번개 몇 번 쳤다고

꽃이 피는 것은 아니더군요

그렇게 쉬웠다면 애초부터 꽃이 아니었을 거라구요

 

왕골로 파인 주름진 얼굴에

적어도 시냇물 하나는 흘러야 하고

머릿수건은 닳아져 하늘이 그 구멍으로 빠져나와야 하고

초여름 아침에 맞은 이슬로 한 마지기 논에 물은 대야하고

꽃대마다 손때 묻어 그 꽃대조차 사람 냄새나야하고

 

그래야 꽃이 피고 계절이 바뀌는 거라구요

꽃을 피우는 사람들이 아니면

죽어도 꽃은 피워내지 못하는 거라구요

그래야 하는 거라구요

태그  
 이전기사      다음기사   메일       인쇄       스크랩
  목록으로 수정    삭제
덧글쓰기 댓글공유 URL : http://bit.ly/2nAVXj 
등록된 덧글이 없습니다.
축제포토 더보기
인터뷰  
축제를 붐업시키는 연(鳶) [인터뷰...
불과몇십년전만해도민족의대명절설날이...
인기뉴스 더보기
공연관람과 서울굿즈구입 세종문화...
논산탑정호와 돈암서원 코스모스 ...
도쿄관광한국사무소 Rppongi Hills...
축제리뷰 더보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지둘레길...
밤 깊은 마포종점 축제로 새롭게...
만두도시 만두성지 원주만두가 ...
강경젓갈축제 상월고구마 찰떡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