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순수성을가진 배꽃, 그러나 성격하나는 되게 급합니다)
홍길동꽃을 아시나요?
봄이 달음박질을 치고 있습니다.
비록 아침저녁으로는 찬 기운을 느낄 수 있지만
한낮에는 20도를 넘는 초여름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꽃의 수명으로 하자면 뭐니뭐니해도 매화가 최고이지요.
벚꽃은 길어야 7일,
피자마다 꽃비로 내리는 것이 벚꽃입니다.
벚꽃보다 성질이 더 급한 꽃이 있습니다.
피었나 싶으면 금방 떨어져 버립니다.
바로 배꽃입니다.
지난 화요일,
이런 배꽃의 성격을 이미 알고 있는지라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서 배꽃을 보러갔습니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필 생각도 안했던 배꽃이 이미 만개 되었더군요.
그래서 녀석의 이름을 홍길동 꽃이라 지어주었습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과 어쩜 그렇게 닮았는지요.
홍길동 꽃을 보자면 또 1년은 기다려야 합니다.
그것도 워낙 순간에 피고 져버리니 볼 수 있으리라 확신할 수 없지만요.
4월 15일 하동공설운동장에서는 무슨 일이?
지난 4월 15일은 스물일곱 번째 맞이하는 하동군민의 생일이었습니다.
올해는 성대한 잔치가 공설운동장에서 열렸습니다.
흥이 많은 민족이기는 하지만,
우리군민이 이처럼 흥이 많을 줄 미처 몰랐습니다.
운동장을 가득메운 1만여명의 군민,
하루 종일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덩달아 준비에 힘들었던 공무원들도 군민의 흥겨워하는 모습에
피곤도 그동안의 노고도 다 잊어버렸습니다.
축하를 해 주시기 위해서 천리 길 서울에서 오신 한 분은
“즐길 줄 아는 군민이 인상적입니다”라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어디서 그런 점프실력이 나왔는지,
단체줄넘기에서 제비처럼 날아다니는 아낙네들,
“으라찻차!” 씨름판에서는 또 장사네요.
씨름판에는 남자들 못지않은 힘자랑하는 여장수들,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치어리더들 보다
더 멋진 춤으로 분위기를 돋구워 주셨던 팔순이 넘은 할아버지,
“청학동 서당은 오늘 방학이다!”
훈장님과 서당아이들도 모두 나섰더군요.
하동의 옛 도읍지였던 고전면에서는
면장님이 사또로 분장하여 면민들과 사또 행차를 하셨고,
하동홍보대사인 변우민과 군수님은 군민들과 열차놀이를 하면서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가장 멋진 정치는
국민이 정치걱정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가장 잘하는 군정도
군민이 군청걱정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구요.
군민이 행복하니
덩달아 공무원인 저도 행복했습니다.
(모두가 하나 된 시간,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즐길 줄 아는 군민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남녀가 없고 노소가 없이 빈부와 귀천도 없는
군민이 하나되고, 따뜻하며, 하동이 위대하게 보인 시간이었습니다.
알러브 하동!
알러브 피플!
평사리의 봄은 익어만 가고.....
(하동의 아이콘 평사리 부부송, 그 아래 누렁이 대신 파랑이가 논갈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봄은 하동으로부터 온다!
하동의 봄은 평사리로부터 시작된다!
언젠부터 인지 모르게
대한민국 봄의 아이콘은 평사리가 차지한 것 같습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평사리 들판의 부부송은
언제나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 각종매체에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습니다.
요즘 평사리는 청보리 물결이 일렁이고 있습니다.
누렁이 황소 대신에
파랑이 트랙터가 논갈이를 대신하긴 하지만
언제나 평사리에만 가면 마음이 편안하기만 합니다.
세월이 더 가기 전에
평사리들판이 노랗게 변하기 전에
이 봄의 절정,
청보리 밭을 꼭 담아가세요.
- 하동에서 조문환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