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선후기 문인화가 고람 전기의 작품 "매화초옥도". 둘레에 눈송이처럼 매화가 흐드러지게 핀 서재에 선비가 앉아
매화를 바라보는 정경으로 그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 네이버>
잊을 만하면 초심을 떠올리게 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행복합니다. 기분좋은QX가 3월에 새로운 보금자리 ‘동굴 속 포도주 저장고’를 열었을 때, 오랜 숙성이 일어나는 장소답게 열정을 재 점화하라는 편지를 보낸 이가 있습니다.
뼛속 시린 추위가 없었던들 매화가 어찌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었겠소(不是一番寒徹骨 爭得梅花撲鼻香). 향기란 추위를 견디어야 얻어지듯이 이제는 QX에서 은은한 봄 향기를, 그리고 머지않아 가을 내음도 맡게 되겠네.
애니는 기분좋은QX를 만드는 과정에서 동업자와 다름없이 동고동락한 친구입니다. 지금도 기분좋은QX의 전 직원이었던 김종민 씨나 문화기획학교를 졸업해 함께 일하다가 뉴욕에 유학 간 신은정․김종혁․박수진․이민숙 씨 등 친구들을 돌보는 키다리아저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오랜 사업경험을 가진 애니는 2005년에 우리 직원들에게 사업의 멘토로서 주문했던 그 말을 저번에 다시 강조했습니다.
행복하여라. 성공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한 것이다.
무엇을 쟁취하고 나야 기분 좋은 것이 아니라 기분 좋게 함께 일해야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초심을 가지고 회사를 꾸리던 일을 문득 되돌아봅니다. 시작이 반이었던 것입니다. 그만큼 출발점이 중요한 것이므로 언제나 초심을 상기하려고 애씁니다.
제주 올레길로 시작된 길 걷기 유행은 더 이상 새로운 트렌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지역마다 풍경 아름다운 곳에 길을 만들어 홍보하느라 바쁩니다. 여러분은 수도 서울의 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서울에서 매력적인 길은 인사동길․삼청동길․정동길․신사동길 등이 꼽히지만 아직 덜 알려진 숨은 보석 같은 길이 하나 있습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역사박물관을 지나 돈의문(서대문)으로 이어지는 새문길입니다. 새문길에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간 속에 박물관과 신문사 건물 등이 모여 있습니다.
이 뜻 깊은 길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서울역사박물관이 발행한 책 한 권이 있습니다. 쥬스컴퍼니가 기획하고 기분좋은QX가 구성한 안내서 <새문길, 시간을 걷다> 입니다.
이 책은 새문길이 서울에서 가장 서울다운 길이라고 말합니다. 안내서지만 딱딱한 정보를 나열하지 않고, 마치 저자와 독자가 함께 걸으며 대화하듯이 쉽고 재미있게 안내합니다. 특히 문화가 숨 쉬는 거리, 역사적 의미가 있는 옛터를 일화와 함께 소개합니다. 서울에 살면서 오랫동안 알지 못했던 내용, 서울 구경을 와서 놓치기 쉬운 내용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집니다.
어서 새문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데는 중간 중간에 소개하는 맛집의 영향도 있습니다. 전통 있는 맛과 독특한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