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성패 여부를 떠나 도전자들의 노력에 찬사와 격려를 보낸 멘토 김태원(가운데)과그의 지도를 받은 도전자들 (사진출처=MBC)>
MBC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는 초반에 큰 홍역을 치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 대중가요 장르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뽐내는 프로 가수들이 일반인 청중 앞에서 경연하고, 청중이 투표하여 가장 득표수가 낮은 가수가 탈락하는 방식으로 규칙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첫 경연에서 떨어진 김건모에게 재도전 기회를 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출연진 중 가장 선배인 김건모가 탈락하자 함께 경연하던 후배 출연자들이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자고 제안하고 제작진이 이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프로그램 내용을 임의로 바꾸었습니다.
시청자들은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비판했을 뿐 아니라 분노를 표출했지요. 한 동료는 이 논란을 보고 ‘정과 정의의 줄다리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시청자들은 방송사가 내세운 ‘서바이벌 규칙’을 정확하고 공평하게 지키는 정의를 원했습니다.
최근 텔레비전의 예능계는 복합적인 예능․오락 프로그램(리얼버라이어티 쇼)에서 파생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다투어 쏟아내고 있습니다. 대중은 사실적으로 진행하는 그런 프로그램에서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합니다. ‘진짜 같은 가짜’가 아니라 공평한 기준 아래서 진짜 땀과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고 응원하는 것을 통해 지친 삶을 잊고 싶어 하는 사회심리 때문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인간적인 승리에 가치를 부여합니다. 성패를 떠난 노력에 찬사와 격려를 보내는 김태원과 같은 멘토링에 열광합니다. 김범수, 박정현, 임재범과 같이 오랜 시간 한 우물을 판 숨은 달인을 존경하고 그들의 직업적 소명에서 꿋꿋한 장인정신을 발견하고 싶어 합니다.
이 모든 현상은 진정성을 원하는 사회적 풍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중은 이 사회에서 실제로 만나기 어려운 장면을 텔레비전 상자를 통해서라도 만나보고 싶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