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박성배 선생님과 함께한 시간이 있습니다. ‘살롱_낯선’ 두 번째 강의(6월 28일)입니다. 박 선생님은 사진작가의 시선으로 잡은 축제 사진들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장에서 보는 것과 다른 축제 모습이 담긴 것입니다.
하동 야생차 축제의 산사 음악회 사진은 환한 무대조명 앞에서 환호하는 관객과 그 뒤에 어둡게 앉아있는 수행승을 찍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이면의 순간을 가만히 포착했습니다. 춘천 마임 축제 사진은 긴장감이 가득한 사람들의 역동적인 동작에서 즐거움을 맛보게 합니다. 한편 억압된 감정을 분출하고자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깨닫게 합니다. 같은 사진도 낯설게 볼 수 있다는 박성배 선생님 말씀이 이해됩니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요. 박성배 선생님은 슬픈 것이나 재미있는 것이나 담담하게 거리를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좋은 사진을 얻자면 지나치게 자기감정에 빠지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미입니다.
작가 박성배 선생님이 손수 준비하신 드립 커피와 낯선 사진들. 그 덕분에 행복한 여름밤을 보냈습니다.
문득 산티아고로 가며 새벽길에 본 초승달이 생각났습니다. 달의 뒷면이 어스름하게 비치는 것을 보고 함께 걷던 친구가 말했지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뒷면의 진짜 모습을 볼 줄 알아야하지 않겠니.” 뭉클하던 그 순간이 기억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문화기획학교 간사 배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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