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X통신 제79호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설을 맞으며 “서서히 가자 천천히 가자”하고 다짐을 합니다. 위의 사진은 충남 서천으로 가던 길에 찍었는지 경남 합천에 도착해서 찍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습니다. 그날 도로 위에 “서행 10km”라고 써놓은 것을 보자 마치 계시처럼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차를 멈추고 내려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많은 친구들은 직장에서 동료들과 정을 나누는 것을 나중으로 미루고 오로지 닥친 일에 몰두하는 처지입니다. “이제 이 숙제만 끝나면 가족들을 만나야지, 조금 더 일을 줄이고 부모님을 찾아뵈어야지”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들은 그렇게 바쁘게 사느라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는 일을 즐기되 절제하지 못하면 정작 정신적 기쁨을 잃을 수 있습니다. 또 몸의 건강을 잃을 수 있고 친구와 사랑하는 이를 놓칠 수 있습니다. 현진건의 단편소설 <운수좋은 날>의 주인공은 아픈 부인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기 위해 “손님 한 사람만 더 딱 한사람만 더”하면서 기를 쓰고 인력거를 끌고 달려갑니다. 그 주인공은 결국 아끼는 배우자를 잃고 맙니다. 가끔 그런 인력거꾼이 우리들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휙휙 달리기만 하지 말고 속도를 늦추고 한숨을 돌려 지친 마음을 달랠 필요가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몰던 자동차의 속도를 늦추면 오히려 속도에 무디어졌던 온 신경이 깨어나면서 내 눈으로 창밖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좌우로 눈을 돌려 주변 경치를 보고 기지개를 펴고 목 운동을 할 여유가 생깁니다. 지금 우리는 고속도로 주행을 마치고 제동을 가해 속도를 줄이면서 천천히 고향 톨게이트로 들어가는 운전자가 될 때입니다.
일은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서서히 가고 천천히 가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설을 맞으면서 우리들 스스로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더 잘 해내기 위해 속도를 죽여 충분히 느려져 보자고.
기분좋은QX 대표 안이영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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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들의 어록>
" 창조는 자기 자신이 달라지는 것이다. 인생은 지적인 게임이 아니라 근면의 게임이다."
- 경영인 김성주
다른 삶에 대한 동경이란 없다
<사진=발레리나 강수진 ⓒ크레디아>
“아침에 눈을 뜨면 늘 어딘가가 아프고 아프지 않은 날은 ‘내가 연습을 게을리했구나’ 하고 반성한다. 몸이 피곤한 날 도저히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일단 토슈즈를 신고 연습실에 서면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연습벌레’와 동의어처럼 사용하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수진의 발’입니다. 온갖 상처로 보는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 강수진의 발 사진은 인터넷 상에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그녀는 유학시절 하루에 토슈즈 4켤레를 바꿀 정도로 연습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학교는 토슈즈를 3주에 한 켤레씩 지급했다고 하니 그녀의 연습량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강수진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모나코의 왕립발레학교로 유학했고, 1985년 스위스 ‘로잔 콩쿨’에서 동양인 최초로 1위 입상을 했습니다. 19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최연소자로 입단한 후 1997년에 수석 무용수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섬세한 기술과 카리스마 넘치는 표현력으로 1999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에서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저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다른 삶을 동경해 본 적이 없습니다. 발레에 인생을 바쳤고,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발레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내 삶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녀는 연습생시절 자기가 미쳐있는 하나의 목적 ‘발레’ 때문에 ‘연습하고 밥 먹고 잠자고 다시 연습하는’ 단조로운 일상을 10년 넘게 지속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엄청난 연습량에 관해 말할 때 “연습을 뛰어넘는 재능은 없습니다”라고 표현합니다.
기분좋은QX 객원연구원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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