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X통신 제81호 2012년 1월 31일 화요일
<사진=이름없는 목수 김진송씨>
기분좋은QX는 여러 해 동안‘프로보다 뛰어난 아마추어’에 주목해 왔습니다. ‘프로보다 뛰어난 아마추어’는 정규 과정을 밟지 않은 아마추어로서 새로운 분야를 자력으로 개척하여 프로의 경지를 뛰어넘은 사람을 이릅니다. QX통신은 10회에 걸쳐 ‘프로보다 뛰어난 아마추어’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프로보다 뛰어난 아마추어 2] 김진송
광화문은 대목장 신응수 선생의 역작이다. 당대 최고의 목수로 인간문화재가 된 신응수의 혼이 소나무에 스며들지 않았다면 광화문 같은 위대한 건축물은 세상에 태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참으로 큰 목수는 나무를 베어 참하지만 자신의 피와 혼을 그 속에 쏟아 넣어서 새로운 생명체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그럴 때 목수는 기획자가 되고 창조자가 된다.
10년 전에 새로 목수가 된 김진송이 있다. 그는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과 개정증보판 <목수일기>, <상상목공소>를 지은 작가로 알려진 주인공이다. 당초 그는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한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였다. 그런 그가 스스로 이름 없는 목수 김씨로 변신했다.
그는 나무가 좋아서 목수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 산 저 산에 지천으로 자라는 나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싶어서 목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은 목공예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실용성과 상업성에 바탕을 두고 상품을 만드는 목수라고 주장한다. 직업 목수임을 선언한 것이다.
그는 목공예가라는 호칭이 거북한 이유를 설명한다.
“나에게 아름다움은 부차적인 것입니다. 목수는 쓸모가 먼저입니다. 물건을 파는 것이 먼저예요. 예술을 하는 것은 내 목적이 아닙니다.” 김진송은 철저한 직업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에게 목수란 숙명적으로 발굴한 전문직업이다.
그는 일곱 번 개인전을 열 정도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그렇게 만든 원동력은 철저한 프로의식이다. 집을 짓는 목수를 ‘대목’이라고 하고 생활 용품을 만드는 목수를 ‘소목’이라고 한다. 지금 김진송에게 소목의 작업은 엄중하고 절박한 프로의 작업이다. 그렇게 장인의 경지에 이른 소목 김진송에게 미술평론가 김진송 이라는 호칭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는 나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창조자이자 기획자인 소목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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