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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X통신 제103호] ‘자유시장’ 된 놀이터, 벌써 11년 / 문화를 초청하는 도시
기분좋은 QX 기자    2012-04-17 12:34 죄회수  4931 추천수 2 덧글수 2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자유시장" 된 놀이터, 벌써 11년

 

 

QX통신 제103호 2012년 4월 17일 화요일

 

 

  <사진=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프리마켓"을 축제처럼 자유로이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yanaci>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홍대 앞 명소 중 하나입니다. 예술가들이 놀이터에 자판을 깔고 창작품을 늘어놓은 정경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볼거리입니다. 예술가와 시민이 소통하고,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교류의 장입니다. 시장 한 쪽에서는 인디밴드의 공연이 열리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창작워크숍이 펼쳐집니다. 2002년 월드컵 때 시작한 프리마켓은 어느새 11년 역사를 가진 시장이자 축제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프리마켓이 열리는 장소는 공터나 길거리가 아닌 놀이터입니다. 11년 전 제 구실을 못하던 놀이터는 이 대안적인 시장을 통해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프리마켓을 시작하기 전 놀이터의 상태는 열악했습니다. 청소년들이 몰래 와서 담배를 피우는 어둡고 고립된 곳이었습니다.

  

어느 때 인근 상인과 주민, 문화예술인이 놀이터를 열린 공간으로 만들자고 의견을 모아갔습니다. 월드컵 대회 기간에 놀이터 안의 일부 시설을 고쳤으나 시설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 공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활동의 내용이 중요했습니다.

  

일상예술창작센터의 김영등 대표를 비롯한 문화기획자들은 시민들이 보다 쉽게 문화예술을 접하게 할 방법을 찾아서 고민했습니다. 결국 기존의 행사와 형식이 다르고 지하나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펼칠 수 있는 장을 기획했습니다. 젊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창작품과 수집품을 담을 수 있는 시장을 고안한 것입니다.

 

초기에는 놀이터 사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공적인 장소에서 상행위를 한다는 오해를 받고 어린이들의 공간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열린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문화예술을 교류하고 소통한다는 프리마켓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프리마켓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11년째 토요일마다 놀이터를 활기로 채우고 있습니다.

 

김영등 대표는 프리마켓이 성공한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프리마켓 자체가 갖고 있는 장점과 홍대 앞이라는 문화 공간의 힘, 그리고 많은 사람이 노력을 모아 가능했다.”

좋은 축제는 참여자가 곧 콘텐츠가 되는 축제입니다. 문화 공간은 특별한 곳에 있지 않습니다. 가까운 주변에서 일상 문화를 즐길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예술 공간입니다.

 

 

<돈키호테들의 어록>

 “축제 별 거 없다. 같이 모이면 축제다.”

- 일상 속의 예술을 강조하는 어느 기획자

 

 

문화를 초청하는 도시

 

 <사진=문화의 다양성이 돋보이는 이태원거리 ⓒyanaci>

 

문화도시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를 누리는 사람들 간의 교류와 협력입니다. 최근 일각에서 문화 수용자인 주민들이 연대하여 공동체를 형성하게 하자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을 만들기’, ‘동네예술가와 커뮤니티 만들기’, ‘골목의 문화전략’ 등이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연대과정인데 그것은 함께 정보를 나누고 친교를 하는 ‘교류과정’과 공동 작업을 하고 협력해서 새로운 도시사업을 전개해나가는 ‘협력과정’으로 나뉩니다. 시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 자연스럽게 도시 외부의 예술가와 산업체가 참여하는 행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국제교류와 자매도시교류 같은 행사는 시민의 문화활동이 튼튼해진 단계를 기다려서 벌여야합니다. 문화도시를 조성할 때부터 다른 지역에 문화를 소개하는 다리 역할을 겸한다면 도시문화는 더 번성할 수 있습니다.

 

도시란 원래 다양한 풍습을 가진 이질적인 존재들이 버글거리는 곳입니다. 문화도시를 잘 만들려면 그 도시의 대표적인 문화와 상품을 드러내는 것 못지않게 다른 도시의 문화를 소개하고 서로 만나게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난 20년간 한국의 문화도시들은 전국의 문화를 모으기보다 자기네 문화만을 뽐내기에 바빴습니다. 시민들이 저력을 갖추기 전에 국제축제를 열어서 해외문화를 유치하여 큰 인상을 심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좋은 문화도시는 문화를 생산하는 도시가 아니라 전국의 문화를 유통하는 도시라는 관점, 그리고 우리 문화를 자랑하는 도시가 아니라 다른 지역의 문화를 초청하고 소개하면서 교감하는 도시라는 전략으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 교훈은 한국의 도시들이 문화를 접목하려고 경쟁적으로 지역마케팅을 벌여온 과정에서 얻은 것입니다. 문화도시는 다른 도시와 경쟁하기보다 융합하면서 성장 동력을 얻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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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김영등대표, 창작품판매, 문화도시, 문화유통, 지역마케팅, 홍대놀이터, 일상예술창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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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suh   2012-04-20 00:13 수정삭제답글  신고
홍대앞 영컬쳐문화 우주공간에서 프리마켓이 축제로 승화되다. 얼마나 즐거운 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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