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홍대 앞 명소 중 하나입니다. 예술가들이 놀이터에 자판을 깔고 창작품을 늘어놓은 정경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볼거리입니다. 예술가와 시민이 소통하고,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교류의 장입니다. 시장 한 쪽에서는 인디밴드의 공연이 열리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창작워크숍이 펼쳐집니다. 2002년 월드컵 때 시작한 프리마켓은 어느새 11년 역사를 가진 시장이자 축제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프리마켓이 열리는 장소는 공터나 길거리가 아닌 놀이터입니다. 11년 전 제 구실을 못하던 놀이터는 이 대안적인 시장을 통해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프리마켓을 시작하기 전 놀이터의 상태는 열악했습니다. 청소년들이 몰래 와서 담배를 피우는 어둡고 고립된 곳이었습니다.
어느 때 인근 상인과 주민, 문화예술인이 놀이터를 열린 공간으로 만들자고 의견을 모아갔습니다. 월드컵 대회 기간에 놀이터 안의 일부 시설을 고쳤으나 시설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 공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활동의 내용이 중요했습니다.
일상예술창작센터의 김영등 대표를 비롯한 문화기획자들은 시민들이 보다 쉽게 문화예술을 접하게 할 방법을 찾아서 고민했습니다. 결국 기존의 행사와 형식이 다르고 지하나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펼칠 수 있는 장을 기획했습니다. 젊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창작품과 수집품을 담을 수 있는 시장을 고안한 것입니다.
초기에는 놀이터 사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공적인 장소에서 상행위를 한다는 오해를 받고 어린이들의 공간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열린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문화예술을 교류하고 소통한다는 프리마켓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프리마켓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11년째 토요일마다 놀이터를 활기로 채우고 있습니다.
김영등 대표는 프리마켓이 성공한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프리마켓 자체가 갖고 있는 장점과 홍대 앞이라는 문화 공간의 힘, 그리고 많은 사람이 노력을 모아 가능했다.”
좋은 축제는 참여자가 곧 콘텐츠가 되는 축제입니다. 문화 공간은 특별한 곳에 있지 않습니다. 가까운 주변에서 일상 문화를 즐길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예술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