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가 보편화하면서 그 활동 형태가 다양해졌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가 25개 자치구와 함께 시작한 ‘2012자원봉사프로그램’은 ‘볼런테인먼트’ 개념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볼런테인먼트는 자원봉사라는 뜻의 영어 ‘볼런티어(volunteer)"와 오락·문화 산업 등을 뜻하는 영어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재미있게 즐기는 자원봉사활동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봉사활동은 봉사자의 희생정신과 진지함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최근에는 봉사를 통해 삶 속에서 즐거움과 재미 그리고 행복을 찾고자 하는 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실버세대도 이러한 움직임을 타고 봉사의 수혜자에서 벗어나 봉사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자기가치를 실현하려고 자원봉사활동에 주력하는 실버세대의 사례는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에 경향신문은 일흔이 넘은 할머니가 1만 4,700여 시간을 봉사활동으로 보낸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노년기가 여생(餘生)이 아닌 의미 있는 삶(人生)이 되도록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 매주 2~3일씩 꾸준히 일했습니다. 이 사례는 주관적인 만족감이 지속적인 봉사활동의 원천이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버세대는 이제 문화를 생산하고 향유하며 문화 주체로서 활약합니다. 자원봉사도 자신이 습득한 지식이나 기술을 가지고 참여합니다. 세계일보는 2007년에 어느 할아버지가 퇴직 한 후 실버악단에 입단해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여가와 봉사를 함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알렸습니다. 그는 고교 밴드부 시절 익힌 색소폰 실력을 되살려 제2의 인생을 찾은 것입니다.

새로운 실버세대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마음에 관심을 가집니다. 볼런테인먼트는 실버세대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