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소사이어티 재단’은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한국총영사관 관저에서 지난해 10월 한식파티(Hansik dinner)를 개최했습니다. 미국의 유력한 인사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파티 공간은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고즈넉한 조명으로 비추고, 모두 8가지 한식을 맛볼 수 있게 요리를 배치했습니다. 요리사는 음식을 차리는 동안 무대에서 직접 한국요리를 소개했습니다. 파티 중간에는 한국 영화를 상영하고 한복 패션쇼를 열었습니다.
이 한식파티에서 패션쇼를 하고 음식을 소개한 것은 중세시대의 파티용어를 빌리면 ‘앙트르메(entremets)’입니다. 오늘날의 앙트르메는 식사의 마지막에 제공하는 단 음식인 디저트를 의미하지만, 중세시대에는 파티의 코스요리 사이에 등장하는 깜짝 이벤트를 말했습니다. 그것은 파티의 흥을 돋우고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했습니다.
1378년 프랑스의 샤를 5세가 주최한 연회의 앙트르메 사례가 재미있습니다. 사라센 문장과 방패를 그려 넣은 도시의 모형을 주빈 식탁 앞에 끌어 낸 후, 범선을 타고 나타난 기사가 공격하여 도시를 탈환하는 이야기를 연출했습니다.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과 열망을 담은 앙트르메는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았다고 전해집니다.
현대에는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연기와 의상 그리고 음악과 연결하여 보여주기도 하고, 초대한 손님의 고향에서 식재료를 가져다가 요리하기도 합니다.
파티기획자의 고민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참석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진부하지 않은 쇼를 보여주려 끊임없이 탐색합니다.
파티기획자의 역할은 파티의 힘을 극대화하여 정교한 파티를 만드는 것입니다.
파티플래너 황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