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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시골, 샛강 생태공원
운영자 기자    2009-11-13 11:17 죄회수  11137 추천수 0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누군가 서울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어디냐고 물어올 때면 곳곳에 명소가 많지만 한강을 꼽는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기자는 서슴없이 생태공원을 추천한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빌딩이 빼곡한 수도 서울답지 않게 무슨 생태공원이냐고 반문하며 의아해할 이들도 있겠지만 사실인 걸 어쩌겠는가.

금방이라도 무엇인가 나타날 것만 같은 풀과 숲이 울창하고 시골 산골짝 구석진 곳에서나 있을 법한 풍경의 생태공원. 도심 한가운데서 시골스런 모습을 가진 생태공원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가로지르는 기적의 한강에 네 곳이나 분포되어 있다. 습지를 이용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복원·보존하고 관찰할 수 있도록 잘 조성된 공원 중의 공원들이다. 한강 하류의 둔치에 담습지, 저수지, 물웅덩이 등을 조성하고 조류 전망대가 잘 갖추어져 있는 강서습지 생태공원, 기존의 모래톱 , 갈대숲, 산림지역의 자연적 요소를 갖춘 고덕수변 생태공원, 콘크리트를 벗고 자연형의 수변사면으로 조성한 암사동 생태공원, 그리고 여의도를 에워싸고 있는 여의도샛강 생태공원이 그곳들이다.

이 중 특히 여의도샛강 생태공원이 기자의 마음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1997년 국내 최초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곳이라서일까. 도심 속 한폭의 동양화로 자리잡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양팔 벌려 한강과 손 맞잡고 대한민국 정치, 언론, 금융권의 중심지를 에워싸고 있는 샛강의 보이지 않는 힘 때문일까.

샛강이란 본디 ‘큰 강에서 일부분이 잘려 나가 중간에 섬을 이루고 흘러서 다시 본래의 큰 강에 합쳐지는 강’을 의미한다고 한다. 큰강에 더부살이를 하고 큰강이 없으면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아주 시골스럽고 나약한 강으로 비쳐지는 이름이다. 사실 여의도 샛강의 예전 모습은 불규칙한 모래 언덕의 저습지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정작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한강 종합 개발이라는 도심 개발 명목의 뒷전으로 물러나면서 물 흐름이 단절되어 오수가 정체되고 쓰레기가 쌓여 악취와 파리 떼가 득실거리면서 죽음의 강으로 전락하고 나서다.

그러나 이제는 생태공원 조성 공사로 일류 생태공간으로 변신했다. 그래서인지 기자에게는 부모의 품을 떠나 한동안 고초 겪으며 나그네처럼 살다 다시 부모의 포근한 품으로 돌아온 자식처럼 느껴져 애정이 더하는 정감 어린 강이다. 소꿉 친구들과 함께 알몸으로 첨벙첨벙 물장구 치던 고향 마을을 가로지르는 시내를 연상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사랑스러운 강이다.

밀집한 버드나무가 숲을 이루고, 붉게 물든 갈대, 억새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샛강 생태공원은 공원 내에 습지식물인 부들, 물옥잠 등을 심어 수질개선과 자연환경 특성에 잘 부합되도록 꾸며놓았다. 각 식물마다에는 정보를 담은 명찰을 만들어 세워 놓아 쉽게 익힐 수 있게 해놓았다. 공원을 들어서자마자 참새떼와 까치들이 몰려다니며 반겨주고,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를 비롯해 덤불 해오라기와 검둥오리, 송사리 등의 동물과 어류, 갈대, 물억새, 갯버들, 꽃창포 등의 식물이 공존 서식하며 오손도손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수변의 큰 나무 가지를 칭칭 감고 도는 붉게 물든 덩굴손은 신기하기까지 했다.

또한 샛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샛강 위 교량 한 켠에는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고, 공원 내 생태보존구역에는 관찰데크와 관찰로를 조성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보다 가까이에서 자연 생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습지 위를 관찰할 수 있는 타원형 다리도 예쁘게 설치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샛강을 따라 수변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잘 만들어져 건강을 다지며 샛강을 두루 살피기에 안성맞춤이다.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은 아직은 완전히 다듬어지지 못해 어설픈 면이 있다. 공원 곳곳에 마무리 조성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강의 어느 생태공원 못지 않게 보다 자연적인 모습으로, 자연 환경 교육과 친환경 생태 복원을 위한 공간으로 종합 정비되어 곧 우리 모두에게 선보일 날을 기다리며 아름답게 단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 설렌다.

인근 지역에 사는 김삼수(45) 씨는 “샛강공원은 공원 조성 이후 여느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각종 동물과 곤충이 서식하고, 또 키큰 나무에서부터 땅에 붙은 작은 식물에 이르기까지 균형적으로 잘 분포해 생태공원으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좋아해 자주 샛강을 찾게 된다”며 자랑을 늘어 놓았다. 내년 봄까지 한강 진입로가 마무리되면 샛강 자전거도로와 한강 자전거도로와도 이어져 자전거타기 코스로도 각광을 받을 것 같다.

샛강 생태공원은 인근 한강시민공원, 여의도공원 등과 어우러져 공원 낙원을 이루어 가고 있다.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으로 출발했던 그곳이 연말 완공을 앞두고 끝내기 공사에 한창이다. 이제 여의도샛강 생태공원은 한강의 보배요, 서울의 보배라고 누구에게든지 힘주어 말할 수 있다. 가족과 또는 연인과 함께 공원을 찾아 후회없이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도 이미 충분한 곳이다.

▶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안내

ㆍ교통편: 지하철 9호선 샛강역, 5호선 여의도역, 1호선 대방역 하차
버스는 전경련회관 여의도 종합상가 하차
ㆍ입장료: 무료
ㆍ휴일: 연중무휴(동물의 산란기에는 일부구간 출입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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