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에 글을 배워 팔순의 나이에 꼭꼭 눌러 쓴 글씨체가 대통령의 설 연하장에 실렸다. 세종시 전의면에 사는 홍죽표 할머니(79)가 쓴 글씨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2023년 윤 대통령 설맞이 연하장’에 담긴 글씨체 주인공인 홍 할머니를 17일 집무실로 초대했다.
한글사랑도시를 넘어 한글문화수도로 거듭나고 있는 세종시가 올해 계묘년 설을 맞이해 영예로운 일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홍 할머니는 “한글을 익히고 쓸 수 있게 되어 배움의 한을 풀었다고 생각했다”라며 “대통령 연하장에 글씨체가 사용됐다고 들어 더욱 의미 있고 기뻤다”라고 말했다.
홍 할머니는 세종시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한 문해교육프로그램인 ‘세종글꽃서당’에서 처음으로 한글을 배웠다.
세종글꽃서당에는 어릴 적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정규 교육과정 대신 생업에 종사해야 했던 노인들이 주로 다녔다.
홍 할머니의 글씨체 이름은 ‘세종글꽃체’다. 이 글씨체는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 ‘2021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시집가던 날’이라는 시화를 출품하며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홍 할머니는 시화전에서 우수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았으며, 본인이 만든 서체의 저작권을 흔쾌히 세종시에 기부했다.
세종시가 세종대왕의 뜻을 받들어 문해교육에 앞장서고, 자신의 이야기로 ‘배움에는 늦음이 없다’는 용기를 모두에게 주고 싶다는 뜻에서다.
세종글꽃체는 한글 1만 1,172자, 영문 94자, 특수문자 986자, 세종시 상징물 특수문자(캐릭터, 기관통합이미지(CI)) 21자를 지원하며 시 누리집(www.sejong.go.kr)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