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세가 위기경보 격상을 넘어 2월 예정된 전국의 지역축제와 문화 행사를 줄줄이 취소시키고 있어 축제산업 종사자와 지역민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월대보름축제 등 지역의 각종 문화행사를 위해 오랫동안 비용과 에너지를 쏟아온 지방자치단체는 행사 취소의 쓰라림이 이만 저만이 아닌 실정이다.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됨에 따라, 관람객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2월 1일(토)부터 왕궁수문장 교대의식과 남산봉수의식 전통문화 재현행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28일부터 행사에 참여하는 출연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출연자 대기실 및 행사장에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총력을 기울여왔으나, 감염증 확진자가 증가하자 행사들의 잠정적 중단을 결정했다.
정월대보름축제는 농한기 최대의 전통축제다. 올해는 대보름날이 2월8일(토) 주말이어서 제대로된 보름달 아래 축제를 즐기려는 계획이었지만 거의 다 취소되었다. 강원도 삼척시의 기줄다리기는 축제성이 뛰어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축제인데도 전격 취소되었다. 다만, 액운을 쫓고 시민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제례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한다.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대형 달집을 만들어 태우면서 풍물도 치고 갖가지 민속놀이와 함께 강강수월래로 달집주위를 돌며 한해 소망을 다짐하는 해운대달맞이온천축제 또한 취소되었다.
대전 대덕구도 신탄진 쥐불놀이 행사를 취소했고 대구 월성수변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달배달맞이축제도 취소했으며, 광주 남구 옻돌마을의 세시풍속인 고싸움놀이축제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38회째를 맞을 이 고싸움놀이는 조류독감, 구제역에 이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3년 연속 열리지 못하는 기록도 갖게 된다.
2월말에 성대하게 열릴 예정이던 경북 영덕과 포항구룡포의 대게축제도 5월로 잠정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다.
축제산업 종사자와 관련자들은 그렇잖아도 지극히 침체되어 있던 경제가 잇단 축제취소로 문화관광산업에 철퇴를 가하는 형국이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한숨만 쉴 뿐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