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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익재칼럼] 창직커뮤니케이션
더페스티벌 기자    2013-04-15 12:55 죄회수  4468 추천수 3 덧글수 4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세균도 커뮤니케이션한다.

 

세균의 평생 일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우리 몸에 가래가 끼고 수술 뒤에 고름이 잡히는 것은 세균들의 커뮤니케이션에 의한 집단행동 결과이다. 세균들은 덩어리를 이뤄 일종의 ‘생체막’을 형성하기도 한다. 생체막은 자기 집단을 보호하는 수단이다.

세균들이집단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은 화학신호의 형태로 커뮤니케이션하기에 가능하다. 세균들의 ‘언어’는 화학물질이다. 개별 세균은 화학물질의 농도를 감지해 자신들의 ‘무리 규모’를 확인하면 곧바로 본능적인 집단행동에 나선다. 세균은 생존을 위해 일하며 세균의 평생 일은 커뮤니케이션이다.

한 세균에 의해 발신된 화학물질 신호가 널리 퍼져 주변 세균들에게 감지되면, 세균들은 화학물질의 농도를 인식해 같은 종의 세균들이 공간 안에 얼마나 있는지 인식한다. 세균들의 밀도가 어느 정도 되면, 세균들은 집단으로 뭔가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생체보호막을 만들거나, 숙주를 죽이는 독소를 만들어내는 등의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다. 세균은 생존을 위해 화학물질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세균의 언어인 화학물질 종류는 종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 종 세균의 화학 물질 전달은 다른 종 세균에 의해 차단되기도 한다. 서로 쓰는 언어들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종 세균들끼리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만일 세균에게도 학습능력이 있다면 같은 종만이 아니라 다른 종들과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것이다.

세균은 홀로 생존하지 못한다. 서로 소통하는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면 스스로 죽는다. 많은 개체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더라도, 소통의 언어인 특정 화학물질 신호가 수신되지 못하면 증식하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만일 혼자 있더라도 이런 화학물질을 넣어주면 생존한다.

지구의 기원, 생명의 기원, 커뮤니케이션의 기원 등은 모두 세균중심이 아닌 인간중심의 사고이다. 환경보호론자들은 가끔 지구를 생명체로 의인화하기도 한다. 혹시 인간은 지구라는 거대 생명체에 기생하는 세균이 아닐까?

 

인간과 세균 커뮤니케이션의 차이점

 

인간은 세균과 달리 창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창조적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단순 복제나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거나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창조력은 세균의 커뮤니케이션과 구분되는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가운데 하나이다.

인간의 창조력은 전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의 창조는 신으로부터 주어지거나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모든 새로운 것의 창조는 인지의 안에서 보다는 밖에서 왔다. 창조의 인과관계를 추적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에 우리는 아인스타인이나 뉴톤의 발견, 에디슨의 발명, 셰익스피어의 저술 등을 그냥 창조라고 부른다. 창조력은 뛰어나지만, 기억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내가 창조했다고 착각한다. 스스로 창조했다고 착각 하더라도 말릴 방법은 없다. 인간의 창조는 커뮤니케이션으로 가능해진다. 우리는 일생을 다른 미디어(학교, 도서관과 책, 방송/영화와 영상, 인터넷과 지식정보 등등)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 다른 사람과의 직접 커뮤니케이션 또는 자연과의 커뮤니케이션(관찰 등)으로 보낸다.

 

 

 

 

 

 

다시 창조경제

 

우리나라의 산업은 경공업, 중공업, ICT를 거쳐 융합을 통한 창조산업시대로 접어들었다. 창조산업은 융합에 의한 창조력이 경제활동의 원동력이 되는 산업이다. 창조시대의 맞추려다 보니 창조경제가 박근혜정부의 핵심정책으로 제시되었다. 박정희의 새마을운동이 ‘몸을 써서 잘살아 보세’였다면 박근혜의 창조경제는 ‘머리를 써서 잘살아 보세’란다.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하려는 미래와 국민의 바람은 엇갈린다. 새 정부가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앞세운 반면 국민은 기회 균등과 빈부격차 해소 같은 분배 문제 해결에 더 관심이 많다.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이 국민 개개인의 바람과 기대를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민 개개인이 창조경제를 수용해 주면서 국가에 창조적인 요구를 해야 한다.

국민이 지향해야 할 것은 창조경제가 아니라 창조사회이다.

창조 사회는 정치, 경제활동과 문화적 표현물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창조적인 삶을 이어가는 터전으로서의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다. 창조사회는 자기 주도적으로 일자리를 창조하여 사회에 기여하고, 수입을 올리며, 자기만족을 추구하는데 걸림돌이 없는 사회이다.

창조사회를 창조하는데 정치적 규제가 문제가 된다면 폐지하도록 정부에 요구해야 하며, 기회 균등과 빈부격차 해소 등 경제민주화 등에 관한 문제는 혁신으로 풀어가야 한다.

정부가 목표한대로 “국민이 가진 창의성과 상상력을 과학기술, ICT와 결합해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고, 공정한 경쟁과 세계화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률 70%와 중산층 70%를 달성”하려면 정부도 국민이 창조적인 요구를 할 수 있도록 창조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들고 열어두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제도, 규범, 인식 자체가 변하지 않으면 창조경제의 구현은 미래에도 어렵다.

 

일자리의 창조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에 의하면 “창조력, 응용력, 실천력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중소·벤처기업의 창업이 활성화되고, 중소·대기업 간의 상생구조가 정착되어 일자리 창출형 성장이 선순환되는 경제”가 창조경제이다. 창조력이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며, 응용력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존 아이디어에 기술을 융·복합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려면 실천력이 필요하다.

세균의 일은 생존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인간의 일은 세균보다는 다양하지만, 인간 노동의 본질도 커뮤니케이션이다.

인간은 일을 위해 대통령 등 다양한 직업을 만들었다.

창조사회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곧바로 직업이다. 창조사회에서 일자리 창출은 정부나 기업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직업으로 만드는 것으로 가능해진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장기화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하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불황기로 창업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런 사람들은 호황기에도 그렇게 말해왔다. 창조적인 생각은 파괴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지 현상유지적인 생각의 파괴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포춘 500대 기업 중 46%가 불황기에 창업했다. 불황은 기업의 위기이자 창업의 기회이다.

창조경제 시대에는 발명에 의한 창업, 기술에 의한 창업, 저작권 기반의 창업이 바람직하다. 과학기술이 좌뇌 영역으로서 창조시대의 중요한 한 축이라면 문화예술과 관광 스포츠 등 저작권 기반의 문화현상과 거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산업과 일자리는 우뇌적인 영역으로서 새로운 부가가치의 원천이 된다.

 

 

창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직업 수는 1만1600개로 일본(1만8600개), 미국(3만1000개)보다 적다. 직업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으니 일자리를 창조하는 것이 보다 유리해진다.

창직은 없던 직업을 발굴하거나 기존 직무를 세분화 하거나 재구조화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창직은 자신의 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동시에 창업으로 발전하여 새로운 인력을 채용할 수도 있고, 성장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이끄는 만큼 국가에도 중요한 가치를 부여한다.

인간은 창조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문화를 창조했다.

국내에는 글쓰기, 음악, 미술, 캐릭터, 애니메이션, 소설, 영화, 소프트웨어, 건축 등 다양한 창의성과 문화적 요소들을 기반으로 하는 틈새시장이 무한하다. 1인 기업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 감성, 재능, 상상력을 재산화하는 것이다. 이를 지식재산권이라 한다. 헌법에서 지식재산권을 법률로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가는 국민의 지색재산권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경험, 지식과 감성, 재능, 상상력을 재산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한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창조적인 소통을 해야 한다.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고 남과 커뮤니케이션해야만 경제적인 가치,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창직이 가능해진다.

창직은 일거리를 만들어 자기 자신을 고용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고용주는 고객이다. 고객의 확보, 유지 및 관리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중요해진다. 창조사회에서는 새로운 일자리가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창직 인턴제

 

창직의 개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해 왔다. 창조사회에서의 창직은 자신의 전문지식, 아이디어나 재능, 기술을 이용하여 산출한 구체적인 성과물을 근간으로 새로운 직종을 스스로 개발하는 것이다.

종업/취업은 남의 삶을 사는 것이지만, 창직/창업은 자신에게 맞는 일을 스스로 창조하여, 역량을 강화하고 필요한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창조력을 근간으로 한 창직 가능성은 무한대에 가깝다.

창직은 국가경제에도 중요한 가치가 있으므로 고용노동부 등에서 지원해 왔다.

고용노동부가 말하는 창직 인턴제는 “창직(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한 창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희망하는 청년층이 창업기업에 3개월간 인턴으로 취업한 뒤 현장실무 경험과 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만 15세 이상 39세 이하)이 신생 문화콘텐츠·벤처기업(9인 이하 기업) 등에서 3개월간 근무하면서 실무 경험 및 창직·창업 노하우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연수시행자인 사업주에게는 인턴 기간 동안 약정임금의 50%(월 한도 80만원)가 지원되며 청년에게는 인턴 수료 후 사후패키지를 6개월간 지원하고, 수료 후 1년 내 창직·창업에 성공하면 창직지원금 200만원도 제공한다.

2010년 도입됐지만 운영기관을 맡을 만한 곳이 없는 데다 창직 인턴을 쓸 수 있는 창업기업(연수시행자)의 수가 많지 않아 창직인턴 사업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2013년부터는 창직·창업 지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인턴 시작 전 개인별 창직지원계획을 수립을 지원하고 창직·창업 준비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턴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되, 실질적으로 창직·창업에 도움이 되는 팀별 창직공간, 전문지식·특허 등 창직 관련 교육, 경영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사후패키지를 신설, 6개월간 지원하도록 개선했다.

참여를 원하는 청년이나 기업은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 웹사이트(www.work. go.kr/intern)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도담에듀 창업 컨설턴트

한국 커뮤니케이션 연구소/소장 오익재(ukclab@nate.com)

태그  창조경제,오익재 컬럼,문화콘텐츠벤처기업,창업,직업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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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애인   2013-04-17 11:07 수정삭제답글  신고
창직이 말은 쉽지만 창업의 토양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그저 허공의 꿈일 뿐..
jssuh   2013-04-15 19:01 수정삭제답글  신고
창조경제는 자기 스스로 일자리를 창조하는 창직이 자유롭고 문화예술 콘텐츠 창작 분야에서도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창조사회의 기틀이 다져졌을 때 가능한 것인가 봅니다.
날개   2013-04-15 18:24 수정삭제답글  신고
창조의 기반이 소통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심에 감사하며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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