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집
없는 정월대보름이 이처럼 쓸쓸할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놈의
AI가 달집을 짓는 것을 방해했습니다.
사람모이는
것을 억제시키기 위한 자구책이었습니다.
제가
어릴적에는 정월대보름달이 달집으로 들어왔었습니다.
우리가
달집을 만들면 어른들은 꼭 달문을 만들어 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해는
달집이 없어 보름달은 쓸쓸히 하늘을 배회하는 듯 하였습니다.
그만큼
달은 힘이 없어 보였고 다른 해 정월대보름달 보다 더 작아보였습니다.
내년에는
달집과 정월대보름달의 멋진 조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은
어릴적 저의 달집 짓기 추억을 반추 해 봅니다.
달집은
짓는 아이들,
달집주변을
돌면서 기도하는 어른들,
회오리
바람 일으키며 타 오르는 달집...
모두가
狂氣에 붙잡혔던 시간이었습니다.
보름달의
평화가 깃드시길 빌면서 - 煥 -
狂氣로
피어나는 꽃
그
광기서린 *매구소리가 잦아들 때면 아이들은 신이 들렸다.
들로
산으로 미친 듯 쏘아 다니면서 대나무와 소나무를 베어왔다.
고추만한
녀석들이 제 키보다 열배나 더 큰 달집을 세웠다.
대나무
꼭대기는 하늘에 닿은 듯 간들거리고
동네
어른들은 달집을 향해 뒷짐 지고 나오셨다.
“달이다,
달이 떴다” “불 붙여, 달이다 달”
작은
불 씨앗은 그 찰나의 시간에 火神이 되어
칙
넝쿨 제 몸뚱어리 감아 돌리듯 감겨 올라가 회오리가 되고
그
회오리는 날개가 달려 용이 되더니
드디어
하늘에서 보름달과 조우했다.
광기의
시간이 흐르고 재에 온기가 다할 즈음에서야
내
정수리에 앉은 달을 붙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광기의
꽃이 피어나는 것은 찰나의 순간이다.
*매구
: 풍물놀이의 경상도식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