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보기도 싫은 과거
“소설을 쓰고 난 후 한 번도 다시 그 글을 읽지 않았어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처절하리만큼 작품에 나를 불태웠기 때문아니겠는지...”
박경리문학관의 선생님의 인터뷰영상에 나오는 말입니다.
“아이고 몸쓰리야!!! 내 그 시절은 돌아도 가기 싫고 생각도 하기 싫소!”
어릴적 부모님으로부터 자주 듣던 얘기입니다.
온갖 난리와 어려운 시기를 넘기신 당시 어른들의 회한아니겠습니까?
5일간의 긴 연휴를 마치는 날,
다시 찾은 박경리문학관에서 만난 선생님과 우리들의 부모님이 오브랩 된 날이었습니다.
소풀꽃
하얀 겨울
아직 햇살이 차가운 얼굴 내밀기 전
수건 쓴 동네 아낙네 찬바람에 물동이 이고 지나갈 때
자른 머리카락은 바람에 나부끼지 못했다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 얼굴 붉어진 여인
아침이슬 하얗게 내린 백로 아침
재를 뒤집어썼던 머리엔 하얀 수건
그 수건 만장(輓章)되어 가는 길 나부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