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대동회,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올해 상수도 공사비가 와 그리 많이 지출 됐심미거?”
“그거는 이장이 잘 못 한기 아임미까? 그러면 안되지예!”
“이장 임기가 2년이 됐지만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잘 했고 한 번 더 동네를 위해 힘 좀 써 주소”
“옳소, 참 욕봤고만 우리이장 고상했지만 마을을 위해 한 번 더 욕좀 봐 주소”
“마을 상수도 물탱크를 이장한테 말도 안하고 잠가 삐면, 다른 집은 물을 우지 무~란 말임미꺼!
앞으로는 아무나 물탱크 물을 잠그면 안 되고 꼭 좀 이장에게 말 좀 하고 잠그 주이소!”
드디어 연말 대동회 시즌,
1년에 상하반기 또는 연말인 연초에 열리는 마을 최고회의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날이 되면 동네 어른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1년 결산을 하고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하게 됩니다.
주로 부인회원들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남자회원들은 이런 저런 일을 의논합니다.
점심식사를 끝으로 회의가 마무리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이 기간이 되면 마을의 대동회를 찾아 어르신들을 뵙고 인사도 드리고 또 크고 작은 의견도 듣고 옵니다.
입석마을 대동회에 갔었습니다.
양복을 차려입으신 강이장님이 눈발이 날리는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시고 밖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오늘 멘장님께서 오싰심미다. 먼저 인사말씀이 계시겠심미다”
“어르신들 안녕하셨습니까?”
“며칠 지나면 새해고 하니 제가 큰 절 올리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고는
방바닥에 넙죽 엎드려 인사를 드렸습니다..
30분 가량 회의진행을 지켜봤습니다.
날카로운 질문, 잘못된 것에 대한 지적,
이러한 것들에 대한 집행부(이장, 반장, 새마을지도자 등)의 의견 등이 오고갔습니다.
가슴이 뭉클하고 찡하게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역의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꼭 참석해야 할 자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지방의 기초의회부터 시작해서 국회에서 열리는 그런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민주주의의 현장이요 모범적인 장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국회의원님들요, 마을 대동회 오셔서 좀 배워 가시이소!”
여행
김장을 마쳤다
곰국도 가마솥에 끓여 놓았다
자식새끼들도 다녀갔다
아버지 아궁이 속으로 들어가시고
눈발이 바람에 갈지자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