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학생들이 사진 교육을 받고, 지역을 탐방하며 직접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대림미술관>
경복궁 서쪽 지역에서 미술관과 예술가들이 직접 지역 주민에게 다가가는 활동이 한창입니다. ‘통의동에서 통인동으로’입니다. 그것은 주민의 감성을 일깨우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공동체 예술 프로젝트입니다.
통의동 일대는 한옥이 많고 좁은 골목길이 얽혀있어 매력을 더합니다. 인근 전통시장은 마을 문화를 만들기에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곳입니다. 옛 서울의 도시 문화가 살아있어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통인시장의 발견팀’은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전통시장 조성사업(서울시와 종로구 주관)을 맡은 후 대림미술관과 공동으로 ‘통인시장 보물 찍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지역 주민과 상인이 마을과 시장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 기록하도록 하는 사진교육 프로그램입니다. 벌써 10회를 진행하였고 앞으로 2회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대림미술관은 이 지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가르치고 자기 고장의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새겨서 사진에 담아보게 합니다. 그 사진들은 12월에 통인시장 안에 전시한 후 대림미술관에 지역 자료로 보관합니다.
권위를 버린 미술관과 전통시장을 찾은 예술가, 그리고 새것을 발견하려는 주민들. 이 삼자의 만남이 통인동에 숨겨졌던 최고의 보물 같습니다.
1990년대에 10대와 20대를 보낸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보고 사용해본 문구입니다. 그 당시 3년간 시집 장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원태연의 시집 제목입니다. 이 시집은 밀리언셀러라는 경이적 기록을 남겼고 최근에는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했습니다.
1993년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에서 2003년 <안녕>에 이르기까지 시인 원태연은 어느 한 시절 누구에게나 한 번 쯤 있었던 사랑의 감정을 절묘하게 시로 표현하며 베스트셀러 시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동명이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었습니다. 최근 나온 대중가요 중 시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노래는 대부분 원태연이 작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장나라가 부른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유미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혜령의 "슬픔을 참는 세 가지 방법", 그리고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테마곡인 "그 여자(백지영)". "그 남자(현빈)"에 이르기까지 그의 노랫말은 모두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2009년에는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각본과 연출을 맡으면서 영화감독 원태연으로도 이름도 알렸습니다. 지난 6월 <고양이와 선인장>으로 10년 만에 ‘작가 원태연’으로 돌아온 그는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난 항상 어깨에 짐을 메고 사막을 걷는 기분으로 산다. 언젠가 내가 나를 마주했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한다” 라고 말했습니다.
직업적으로 시인·작사가·영화감독 등으로 분류하는 것은 그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단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에 몰입할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그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상치 못한 때에 또 한 번 낯선 분야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참고로 그가 이번에 낸 책 <고양이와 선인장>은 "오디오그래픽노블’ 라는 생소한 장르입니다. 그림과 음악과 글이 곁들여진 책이라고 합니다. 참 원태연다운 도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