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QX는 미래를 예견하며 앞서가는 10인의 트렌드 리더를 선정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모험정신과 자기 확신을 배울 수 있습니다. QX의 전 출판홍보팀장 권남규 씨는 그들에게 ‘미래를 선점한 돈키호테’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미래를 선점한 돈키호테 3] 프로골프선수 구옥희
"박세리 키즈"는 박세리를 필두로 한 한국여성프로골프선수들에 붙은 이름이다. "박세리 키즈"의 활약으로 한국이 세계여성프로골프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미국 골프계 일각에서는 한국여성 독주체제를 시기하여 "바지 바람" 때문이라고 깎아내린다. 선수들의 아버지가 스파르타식 훈련사가 되고 운전기사와 캐디 역할을 도맡아하며 극성을 떨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설사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치더라도, 선수 본인의 피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18홀의 세계를 제패할 수 없다. 한국 여인 특유의 질기고 강인한 정신력이 열쇠라고 봐야한다.
‘박세리 키즈’가 나온 배경은 무엇일까. 그 궁금증은 한국여성골프계의 전설이라는 구옥희 프로에서 풀어야한다. 그녀는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역사의 출발점이다. 구옥희는 1975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 근처 골프장의 캐디가 된다. 이후 1978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1기생으로 한국 최초의 여성프로골프선수가 되었다. 한국여성골프계를 평정한 후 1985년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 경기에 최초로 진출하여 통산 23승을 기록하여 명예의 전당에 헌액(獻額)된다.
구옥희는 일본에서 멈추지 않았다. 골프의 본고장 미국에 진출해 1988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구옥희의 이력은 이렇듯 "최초"로 점철되어있다. 전인미답의 길을 두려움 없이 나아가서 우승의 환희를 쟁취한 선구자의 여정이다. 박세리와 김미현에서 최근에 주목을 받는 신지애와 최나연에 이르기까지 한국여자선수들은 사실상 구옥희가 닦아 놓은 길을 좇아간 ‘구옥희 키즈’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현역 선수인 구옥희는 이렇게 말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은퇴 경기를 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 활동할 수 있었고 많은 분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나의 골프인생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