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X통신 제93호 2012년 3월 13일 화요일
<사진=미래를 개척한 트렌드 리더이자 살아있는 슈바이처인 지정환 신부 ⓒ휠체어투어>
기분좋은QX는 미래를 예견하며 앞서가는 10인의 트렌드 리더를 선정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모험정신과 자기 확신을 배울 수 있습니다. QX의 전 출판홍보팀장 권남규 씨는 그들에게 ‘미래를 선점한 돈키호테’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미래를 선점한 돈키호테 4] 지정환 신부
지정환 신부는 전라북도 임실에서 산양을 길러 치즈를 만들어낸 혁신적인 인물이다. 그 이름은 이미 1991년부터 신문을 장식했다. 임실은 가진 것 하나 없는 ‘깡촌’이었는데 그는 임실치즈라는 지역브랜드로 부각시켰다. 1999년에는 치즈피자를 개발하여 전주시 평화동에 ‘지정환 임실치즈 피자’ 본점을 열었다.
그는 벨기에 출신 신부로 본명은 디디에 세르스테반스이다. 1959년 한국에 부임하고 1960년대부터 임실에서 토산치즈 생산에 평생을 바쳐왔다. 유럽에서는 우유보다 산양 젖 치즈가 더 고급이라는 점에 착안하고, 한국 환경에 맞추어 토종 염소에서 젖을 얻겠다는 발상을 했다.
왜 하필이면 한국 토종 먹거리가 아닌 치즈를 선택했을까. 수많은 농산물 중에서 유제품을, 그 중에서도 서구 낙농기술을 요하는 치즈 아이템을 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농촌을 개발하고 농가소득을 올려 농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지정환 신부가 소명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 기존 상품과 차별화하여 반드시 팔릴 수 있는 무엇인가를 생산해야 한다고 간절히 기도했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수요를 예측하지 않고는 생산에 임할 수 없다. 1960년대 당시 한국 소득 수준만 감안했다면 국민이 쉽게 살 수 없는 치즈를 아이템으로 선택했을 리 없다. 그러나 지정환 신부는 치즈를 선택했다. 필시 수많은 고뇌를 거친 통찰의 결과일 것이다. 이처럼 한평생 치즈에 몰두한 그의 헌신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정환 신부는 현재 건강상 은퇴하여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서 중증 장애우들과 생활하면서 또 다른 헌신적 봉사를 하고 있다. 지역에서 만든 국산 유기농 식품이 가치를 발하는 지금 지정환 신부는 미래를 개척해나간 트렌드 리더이자 살아있는 슈바이처로 불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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