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 아침 섭씨 영하 11도 소한에서 대한 사이 연중 가장 춥다는 날들
실감납니다. 강추위란 표현 우리 세대엔 좀 엄살 같이 느껴지지만요. 특히 추위와 저체온
조심하라는 연령대에 들어서고 보니 허세 부릴 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쨍~
소리가 날 만큼 맑은 하늘에 아직은 거실 깊숙이 들어오는 화기 머금은 햇살은 반팔
차림으로도 지낼 만 해사 옛날 난방이 잘 안 되던 한옥에선 어떻게 살았나 싶습니다.
방문마다 문풍지를 붙였고, 방안엔 화로를 들이며 난방을 해도 외부 기온이 너무 낮아
창마다 성에가 끼었는데 모양새가 어쩌면 그리도 예쁘든지요. 한참 보다 손톱으로 긁어
무늬를 변형시키거나 ‘호오~” 입김을 불어 녹이기도 하면서 화가 흉내를 내기도 했지요.
우리 집에서는 밀폐가 완벽한 사각형 군용 탄피 통에다 뜨거운 물을 담고 수건으로
여러 겹 싸 껴안고 자기도 했는데요. 아침엔 미지근해진 그 물로 세수를 하기도 했지요.
이게 불과 두 세대 전. 지금은 생활환경도 사고방식도 삶의 가치관도 180도 달라진 세상.
더욱이 전대미문의 코로나 팬데믹까지 만연해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너나없이 당연하듯
받아들이며 사는 요즘 삶이 참 신기하면서도 기구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만이 아닌 전
지구적인 현상이라 억울하지 않다는 건 불행 중 다행이고요. 그래도 방역이나 백신 접종,
확진자 대처 등에서는 다른 나라와 비교가 되어 약이 오르고 화가 날 때도 없지 않지요.
행복이나 불행이란 지극히 인위적이고 상대적으로 느끼는 기분인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으스름 녘에 배를 저어가는데 저쪽에서 배 한 척이 피하지도 않고 와서 부딪치자
“아니 눈도 없나?’ 하고 화를 내며 배 안을 보니 사람이 없는 빈 배라 ‘허허 거 참’ 하고
실소를 터뜨렸다는 얘기 들은 적 있으시죠.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 직종 종사자들은
스트레스가 적어 비교적 순진 난만하게 산다는 거. 농부나 어부들 보면 잘 알 수 잇지요.
‘일희일비, 호사다마, 전화위복, 회자정리, 반신반의…’ 과문한 지식으로 서로 상반되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들을 생각해봅니다. 어느 하나도 영원하거나 완전하지 않고 절반으로
반대되는 상황과 맞물려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양 끝이 꼬여
하나로 연결돼 있고요. 그러니 희망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은 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언제나 플랜 B, C를 준비하며 사는 게 더 현명한 삶이라는 말이지요.
오늘은 구랍 진주 남강 유등 축제에서 담아온 사진들 보내 드립니다. 연초 서울 근교만
쏘다니느라 특별히 준비한 사진이 없어서요. 코로나 때문이 규모를 예년의 1/3로 축소해
개최하고 도중 문을 닫기도 하며 우여곡절 많은 행사였는데요. 지인의 진주 방문에 얹혀
당일치기로 다녀오며 담은 것입니다. 따로 설명 없어도 보시면 이해가 되리라 믿고요.
올해엔 코로나가 진정돼서 예년처럼 큰 규모로 다채롭게 펼쳐지기를 빌고 바라겠습니다.
모두 51장인데요. 편지에 싣지 못한 사진들은
아래 URL 클릭하면 뜨는 제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blog.daum.net/hanseungguk
/ 한승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