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시작한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어느새 10주년을 맞이 했다. 축제는 지난 10년간 많은 변화와 성장통을 겪었다고 한다. 서울광장에서 시작하여 궁(宮)으로 여의도로 도심으로 축제장소가 변하였고 주제와 형식도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며 10년의 축제역사는 씌어졌다.
도시축제로서의 가능성과 한계를 알아보고 하이서울페스티벌의 방향성을 제세하게 위해 서울문화재단은 열린축제포럼을 가졌다. 연말에 영등포구 문래동의 문래예술극장 2층에서 축제 기획, 제작자 및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을 벌인 포럼에 TheFestival은 함께 했다. 서울문화재단의 김영호 창각공간본부장의 발제로 시작된 <하이서울페스티벌 10주년기념 열린축제포럼>을 정리해 본다.
하이서울페스티벌 10년의 발자취
김영호(서울문화재단 창작공간본부장)
2002년 월드컵축구응원을 하며 서울광장에 운집해 있는 시민들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시청사 2층 시장실에서 창 밖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 시장은 “바로 저거다. 우리도 자발적 시민참여의 축제문화가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수 있겠다”고 다짐했고, 이듬해 5월에 하이서울페스티벌은 탄생하였다.
지난 10년간의 하이서울페스티벌은 크게 3기(期)로 나눌 수 있다.
축제1기는 2003년~2007년으로 시민참여형 종합축제로 시작을 했으나 백화점식 프로그램 나열하며 색깔없는 축제라는 비판도 받으며 도시축제의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축제2기는 2008년~2009년으로 <궁(宮)축제> 시기다. 처음으로 예술감독책임제가 도입되었고 수도 서울만이 가지고 있는 전통과 역사의 궁을 소재로 스토리가 있는 축제를 태동시켰다. 그러나 문화재 보호와 축제활용의 양립성을 유지할 수 없어 한계성을 드러냈다.
축제3기는 2010년~2012년으로 공연예술축제로 진전이 된다. 도심의 공간에서 넌버벌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시민들의 호응도가 살아 났다. 이 또한 대도시 축제로서의 지속가능성 논란과 도시축제에서 공연예술의 적합성 여부가 이슈로 등장해 있다.
서울의 대표축제가 된 하이서울페스티벌이 과연 내세울 만한 축제인가? 시민참여의 한계성을 극복해 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리고 예산과 운영의 자립은 가능한가? 되짚어 보며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는 자리였다.
축제1기: 시민참여형 종합축제
년도 |
기간 |
슬로건 |
장소 |
주요프로그램 |
프로그램수 |
2003 |
5/24~25
(2일간) |
서울을 열자, 서울을 담자 |
시청앞 태평로 세종문화회관 |
가족콘서트, 지구촌한마당, 시민걷기대회 |
110개 |
2004 |
5/1~9
(9일간) |
새롭게! 재밌게! 신나게! |
서울광장, 5대고궁,세종문화 |
백야한류축제, 시민화합줄다리기, 상암락페스티벌 |
2개 |
2005 |
5/1~5
(5일간) |
서울마니아 & Green |
서울광장,월드컵공원, 남산 |
조용필콘서트, 청계천미리보기 |
8개 |
2006 |
5/5~7
(3일간) |
서울마니아! 서울人,서울in |
서울광장, 청계천, 명동 |
한류콘서트, 지구촌한마당, 시민걷기대회 |
26개 |
2007 |
4/27~5/6
(10일간) |
Miracle Seoul |
한강공원,북촌, 서울광장 |
정조반차재현, 미라클수중다리 |
47개 |
축제2기: 궁(宮) 축제
년도 |
기간 |
슬로건 |
장소 |
주요프로그램 |
프로그램수 |
2008봄 |
5/4~11
(8일간) |
서울의 봄, 궁에서 피다 |
서울광장, 청계천, 5대궁 |
만민대로락, 팔색무도회 |
15개 |
2008여름 |
8/9~17
(9일간) |
서울의 여름,한강 그 섬에 |
여의도,선유도, 잠실, 뚝섬 |
한강버드맨대회, 한강환타지쇼 |
2개 |
2008가을 |
10/3~25
(23일간) |
서울의 가을, 축제로물들다 |
서울광장,월드컵공원, 남산 |
시, 자치구, 민간의 71개 축제연계 |
71개 |
2008겨울 |
12/19~1/18
(31일간) |
순백의 겨울,순수의 서울 |
서울광장, 청계천, 태평로 |
은백의 스크린, 소망트리등 13개 설치물 |
13개 |
2009 |
5/2~5/10
(9일간) |
서울의 봄, 희망으로피다 |
서울광장, 청계천, 5대궁 |
꽃분홍길, 나눔청계천,
5대궁프로그램 |
33개 |
축제3기: 시민참여형 공연예술축제
년도 |
기간 |
슬로건 |
장소 |
주요프로그램 |
프로그램수/예산 |
2010 |
10/2~10
(9일간) |
몸짓, 소통 |
한강공원,
도심광장 |
넌버벌 퍼포먼스, 아트불꽃쇼 |
25개 (35억) |
2011 |
5/5~10
(6일간) |
봄을 부르는 몸짓, 봄짓 |
여의도한강공원,도심광장 |
넌버벌 퍼포먼스, 퍼레이드 |
28개 (15억) |
2012 |
10/1~7
(7일간) |
도시를 움직이는 몸짓 |
서울광장,광화문광장,청계천 |
거리예술공연, 퍼레이드 |
115개 (28.5억) |
조수동 (여수엑스포 문화예술총괄감독, 하이서울페스티벌 2003-2007 연출감독)
서울이 가지고 있는 넓은 스펙트럼에서 그 정체성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월드컵응원의 영향에 힘입어 모이는 일은 쉽지만 축제가 즐기는 게 목적만은 아니다. 시민참여와 함께 관광브랜드화시키고 서을에 어울리는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짝짝이 양말을 신었으나 이제는 좋은 고급양말을 신을 때다. 균형 잡힌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발굴되어야 한다. 계절별로 조건이 다르고 정치적인 히든어젠다도 담아 내야 하며 편안한 먹거리도 생각해야 한다. IT기술을 조화롭게 접목하여 역사적인 전통 소재를 담아 서울에 어울리는 축제를 만들려고 고민 많이 했다. 축제가 국내용인가 세계용인가 따지지 말아야 한다. 서울은 이미 세계적인 도시다.
조형제 (스파크프로덕션예술감독, 하이서을페스티벌 2008-2011기술감독 & 2012연출감독)
역사성을 모토로 하는 궁축제의 기술감독을 맡았을 때, 다양한 개념의 시도가 있었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시험적 접근이 있었다. 이제는 의미가 확장된 미래지향적 프로그램이 나올 때다. 시민참여형 축제여야 한다. 관광브랜드화 시키기 위한 축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왜 관광학과 교수들이 축제를 평가하는가? 축제의 인문학적 가치는 시민들이 즐기는 것이다. 앞으로 10년의 하이서울페스티벌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이승엽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과 교수, 하이서울페스티벌 2010-2011 예술감독)
09년말에 감독에 취임했으나 2010년 봄 천안함폭침으로 10월로 연기되어 쉽지 않게 출발했다. 축제를 몸짓, 소통을 주제로 넌버벌 공연예술형 축제로 바꾸어 봤다. 공연예술형 축제로 전환했음에도 유료전환을 못 한 게 아쉽다. 옥내든 옥외든, 유료든 무료든 공연예술에 기여한 건 사실이나 관행을 깨지 못한 것이다. 무엇보다 축제기획자와 축제실행자 간의 정보의 비대칭이 문제다. 내년에 예산이 얼만지, 어디에서 누가 오너쉽을 가질 건 지 잘 모른다. 예술적리더쉽을 가진 축제, 지속성(Continuity)이 확보된 축제의 포맷은 오히려 궁(宮) 축제였다. 정보의 비대칭을 깰 수 있었다. 축제 어깨의 힘을 빼야 한다. 관광객 유입 이벤트와 시민공동체의식 함양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가 쉽지 않다. 아비뇽 축제의 참가자도 프랑스 사람이 95% 차지하지 않는가? 또 축제매개자로서 전문대행사를 선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윤성진 (주스컴퍼니 예술감독, 서울축제정책조사연구 책임연구원)
축제는 성장하는 유기체와 같다. 축제사적 관점에서 하이서울페스티벌을 고찰해 보면 시사점이 많다. 거대도시를 대표하는 메가축제가 가능할까? 축제 공간의 다양한 실험이 있었다. 한강 – 궁 – 도심거리 – 광장 등 여러 시도를 해 가며 성장통을 앓았다. 어디 그뿐인가? 추진조직도 민간이냐 서울시냐, 기획자는 예술감독이냐 위원회냐, 프로그램도 시민중심이냐 예술가중심이냐 또는, 자발성인가 기획성인가 등등 양면을 오가며 흔들려 왔다. 서울시와 지치구와의 연계도 그렇고, 상시적인 축제운영조직이 없다는 게 무엇보다 아쉽다. 축제대행도 시스템(하드웨어)과 기획(소프트웨어)을 턴키로 줘야 하고, 축제평가지표도 단순화해야 한다. 모든 걸 만족 시킬 수는 없다.
황상훈 (기분좋은QX 경영기획실장, 하이서울페스티벌 2012 평가연구)
평가를 계량화된 결과를 가지고 논해서는 안 된다. 인문학적, 예술적 가치가 함께 따라야 한다. 근자열(近者悦) 원자래(遠者來)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즐겨야 관광객이 따라 온다. 연등축제도 우리가 즐기니 이제는 외국인 연등만들기가 성황을 이루지 않는가?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진화된 축제요 선진화된 축제의 모형이 되었다. 시장님이 나와서 정치적 제스처를 전혀 하지 않는 축제다. 거리예술제 형태로 바꾸면서 시민 거버넌스와 예술가 거버넌스가 구축되어 축제 생태계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도시축제로서의 가능성과 한계
임수택 (과천축제예술감독)
거리예술 중심으로 바뀐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이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축제는 예술행위를 등한시하고 이벤트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차별성이나 역사성에 얽매이지 말고 축제간 교류가 많아져야 한다. 한 작가가 만든 작품을 어디가서든 공연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서을에서만 공연하면 어떻게 먹고 살겠는가? 그리고 예술감독이 다르기에 선택적인 예술성 차이에 의한 (Selective한) 차별성은 자연히 생기게 되어있다.
축제는 광장에서 하는 게 아니다. 아무리 동선을 잘 만들어도 광화문이나 서울광장은 부적합한 공간이다. 우선 차량이 많고, 축제참가자보다 유동인구가 더 많기 때문이다. 대규모 공간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예술감독제를 부활해야 한다. 그리고 예술감독은 거의 신격화 해야 한다. 그를 스타로 만들고 예산운영권도 줘야 한다. 전문가에게 예산실행권이 가야 한다는 말이다. 세계의 유수 축제가 다 그렇다. 행정지원하는 부서에서 지출권한을 가지면 안 된다. 예술가의 독립성을 유지해 줘야 한다.
김종휘 (성북문화재단 대표)
이제 거리예술축제로 정착시켜야 한다. 그런데 대도시는 거리예술축제에 맞지가 않는다. 인구 천만의 서울은 너무 넓고 복잡하다. 집중이 안 된다. 서울광장이나 광화문보다는 다른 공간을 찾아야 한다. 각 구마다 돌아다니며 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 지지, 성격, 효능 등이 체감되지 않도록 거리예술로 국한하지 말고 마을공동체 단위의 흐름을 사회적 아젠다로 담아내는 자율성도 지원해 주면 좋을 것이다. 각 25개 구가 컨텐츠 발원지가 되어 그 생활권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협업 가능하도록 해주면 사회적 정치적 욕구분출의 스펙터클한 이벤트가 거리에서 벌어진다. 이를 잘 오거나이징, 큐레이팅 및 컬렉팅하는 것을 시가 지원해 주면 된다.
사회 흐름을 읽어야 한다. 거리예술과 놀이와 행사가 다 필요하다. 거리예술진흥정책과 지원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 마을단위 연계가 이루어지고, 예술단체들이 사전제작하여 축제 때 환대받으며 자랑스럽게 예술을 표현한다면 집객도 걱정하지 않게 된다.
정희섭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
축제는 노는 거라고 생각한다. 예술행위가 없어도 축제는 성립된다. 등축제도 불꽃축제도 축제다. 밖에 나와서 다같이 놀고 즐거워하기 위해 도시에서는 예술공연이 필요한 것이다. 25개의 소도시로 이루어진 서울이다. 중앙집중 대형공간의 행사보다 지역분산형 예술표현이 더 낫다고 본다. 고정된 대형무대 시스템을 탈피하고 이동형 소규모 공연을 마련해야 한다.
시에서는 지원은 하되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 이제 10년간 있어 온 축제가 설레임 가지고 기다려지고 축제의 지속성이 시민들에서 나와야 한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축제를 한 해 거르게 될 때는 시민들이 왜 재미있는 축제를 중단하느냐고 민원을 제기할 것이다.
너무 축제의 차별성을 찾지 말고 벤치마킹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역사성도 소재에서만 찾지 말고 서울사람의 삶을 반영하는 게 좋겠다.
류성효 (독립문화기획자)
놀이가 딱딱하다. 노는 게 쉽지 않다. 시에서 운영해서 그렇다. 자기를 내려놓고 놀 수 있는 분위기를 창출해야 한다. 부산에서 올라와 보니 서울은 너무 넓어 잘 모르겠지만 사회적 담론을 담아내고 예술가들의 표현 욕구를 받아주며 서울의 문화능력을 세계에 과시하려면 거리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며 사는 모습 그대로인 채 즐기면 될 것이다.
축제운영자의 변
예술성과 놀이 둘 다 즐기는 것이다. 작은 공간에서 관광객 수용 해결이 되지 않는다. 안전대책이나 교통통제도 많은 자원이 소요된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이 태동할 때 시민을 함께 모은다는 취지에서 비롯되었다. 소규모 공간이나 일정한 장소에서 많은 축제들이 있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은 그와는 다르다. 거리예술로 완전히 방향을 선회하는 것도 위험하다. 서울의 문화자원을 다양하게 실험할 기회도 없게 된다. 축제 정체성도 살리고 예술성도 보장하며 서울시민이 다 함께 좋아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예산이나 운영도 분리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예술감독에 다 맡기고 예산집행은 축제조직위에서 해야 할 것이다. 민간에 다 맡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민간에서 수익성 있게 운영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물론 시에서 간섭을 하지 않는다. 관심과 열정 가진 조직을 갖춰야 한다.
여러 의견들
_ 예술제로 진화되면서 문화적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_ 궁과 25개구 프로그램의 조화 이런 게 좋은 컨텐츠다.
_ 청계천 등축제 문제있다. 하이서울페스티벌 약화시킨다. 싸이공연도 그랬다.
_ 청소년들이 과잉 교육열의 피해자다. 멍석을 깔아줘도 못 논다. 그들의 탈출구를 마련해 주자.
_ 서울의 상징성만 연계하려 하지말고 자기발현 요구를 받아주는 자연발생적 축제로 정착시키자.
_ 거리문화예술이나 유랑극단형식 축제는 시민 참여성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