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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말고 홍대에 있는 것들
운영자 기자    2009-12-09 10:45 죄회수  9802 추천수 0 덧글수 1 English Translation Simplified Chinese Translation Japanese Translation French Translation Russian Translation 인쇄  저장  주소복사




"홍대 가봤어?" "클럽?" "아니, 홍벨트 페스티벌~!"

많은 젊은이들은 홍대를 클럽으로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다. 홍대 일대는 클럽이 즐비한 곳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북적거리는 그런 공간으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홍대는 변하고 있다. 서서히, 조금씩, 젊은이들만을 위한 곳이 아닌 예술과 문화에 대한 갈망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인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 증거가 바로 홍벨트 페스티벌이다!

19일까지 홍대 일대에서 열릴 홍벨트 페스티벌은 홍대 지역의 젊은 예술 기획자들과 신생 문화예술 공간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축제다. 각각의 공간들이 가진 특이한 이름만으로도, 그리고 기발한 기획전시와 공연으로 채워진 프로그램만으로도 새로운  문화와 예술에 목말라하던 이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클럽이 패스트푸드와 같이 짧고 강렬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면, 홍벨트는 뚝배기에서 우러나는 누룽지 같은 매력을 가진 곳이라 생각한다. 누룽지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선호하며, 가끔씩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은은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홍벨트 투어를 마치고 서교동이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 공간들의 매력에 푹 빠져 올 겨울 홍대 일대를 며칠이고 배회할 계획이다. 진정, 누룽지의 매력이 푹 빠져버린 것이다.

예술은 무거울 필요가 없다. 적어도, 예술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것이 부담이 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벼울 필요는 없다. 홍벨트가 제공하는 예술과의 만남은 부담스럽지 않고 가볍지 않은 예술 감상의 중도를 정확히 제시해 주고 있다.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작가들(작가들은 때로 전시장에서 자유롭게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려 노력한다)이 꾸미는 전시 공간들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사람들은 잠시 일상의 무거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 전환의 기회를 경험한다. 분명 이러한 경험은 생활에 작은 활력소가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 16일 개최됐던 홍벨트 페스티벌의 공간투어는 기자에게 홍대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 홍대가 젊은이들이 즐비한 그들만의 공간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수많은 예술가들의 삶의 공간이 클럽으로 대체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간 투어를 하면서 홍대가 다양한 기능을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거대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잠재력을 발휘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희망을 보았다.

아직, 많은 사람들은 홍대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비쳤던 홍대의 이미지가 버려지지 않고 있다. 홍벨트 페스티벌과 같이 홍대 곳곳에 숨어 있는 문화 예술 공간들에 대한 홍보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홍대에 대한 이미지를 새로이 대체시킬 수 있다면 예술공장의 하나인 서교동이 갖는 의미는 예술가들이 원하는, 그리고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들은 소통을 원한다. 시민들은 때론 패스트푸드가 먹고 싶고, 때론 누룽지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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