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축제유료화 시행으로 말이 많았던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성황리에 폐막되었다.
2015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유료 입장객 25만 여명, 전체 입장객 수 40만여 명을 기록하면서 축제유료화와 자립화를 추진중인 전국의 지자체에 산뜻한 청신호를 보내줬다.
사실 이번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유료화는 행사구역이 남강변과 진주성인 관계로 돈을 내지 않은 사람에게 벽을 쌓고 못보게하는 시설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험부담을 안고 시도되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연착륙했다는 게 진주시의 자체 평가다.
그동안 시민들의 세금으로 축제를 만들어 외지 관람객들에게 공짜로 보여주던 것을 이제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낸 예산을 적게 투입하고 외지 관람객들이 돈을 내 축제를 치르게 되었으며 시민들은 무료로 축제를 즐기게 한 것이다.
유등축제 전체 입장객 40만 여명은 1일 평균 37,000여 명으로 주 입장시간(오후 5시~10시 30분)에 1시간당 6,700여명이 입장한 수치로 대단한 기록이다. 축제기간 중 최고의 방문객을 기록한 날은 10월 8일(목)로 65,825명이었다. 이날은 시민 무료초대권 사용 마지막 날이었다.
유료화를 시행하면서 시민들에게 주말 사용이 제한된 1인 1매의 무료초대권을 지급했다. 이는 시민에 대한 배려였다. 그동안의 유등축제 발전에 기여해온 시민들의 참여에 대한 보답과 축제로 인한 불편을 감수한데 따른 것이다. 둘째는 주말에 외지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셋째는 해마다 전문가들이 요구해온 축제장의 주말혼잡을 개선하기 위한 주말 수요 분산 대책의 일환이었다. 시민 무료초대권은 축제기간 중 1일과 5일부터 8일까지 총 5일간 사용이 가능했다. 무료초대권을 사용한 시민은 모두 140,500명이었다. 이는 무료초대권을 배부 받은 시민의 45%가 축제장을 방문한 것을 말한다.
진주시가 시민들에게 제시한 무료초대권의 기능은 나름대로 효과를 노린 방안이었다. 무료초대권의 가장 큰 역할은 주중과 주말에 고루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주말 사용이 제한된 무료 초대권은 시민들의 주중 이용도를 높임과 동시에 주말에 외지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첫 해여서인지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시민의 소리를 귀담아 내년에 많은 개선책을 반영해야한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는 축제의 주제를「1592 진주성」으로 정하여 진주대첩의 모습과 진주성 수호 군사훈련 모습을 대형등(50m)으로 재현하는 등 주제 강화와 테마별 스토리를 강조하였다.
이 밖에도 옛날의 소싸움장 모습, 조선의 기생, 한국의 풍습, 조선시대 서민의 삶 등을 소재로 한 등을 지난해 보다 200개 늘려 1,700여개가 확대 전시되었고 진주성 둘레길 1.2km를 사색의 길, 연인의 길, 호국충절의 길로 구분하여 스토리텔링화 하였다.
또한 진주대첩을 소재로 한 개천예술제의 서제, 개제식, 뮤지컬 (촉석산성 아리아) 공연이 진주성에서 펼쳐지면서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성공축제로 연착륙시킨 남강유등축제의 유료화에 대해 일선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10월1일 개최된 확대 간부회의에서 유료화를 시도한 남강유등축제를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했으며 남강유등축제가 성공축제로 연착륙함에 따라 현재 진해군항제의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보통교부세 지급시 행사·축제성 경비 절감을 위한 자치단체의 자체 노력 반영비율을 현행 50%에서 100%로 확대한 상태로 행사나 축제를 치르는 전국 지자체들이 예산문제로 사실상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는 축제나 행사의 경우 유료화를 하지 않으면 정부의 지원금이 아예 없거나 줄어들면서 지자체 예산으로 축제를 치러야 할뿐만 아니라 정부의 보통교부세 삭감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3년도 기준 행자부 통합공시 대상(광역단체 5억원 이상, 기초단체 3억원 이상) 행사·축제는 총 395건으로 이들 행사나 축제에 4575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으나 수입 등으로 회수한 돈은 1288억원으로 불과 28%밖에 회수하지 못하면서 정부에서 올해부터 강력 제동을 건 상태다.
행자부에서는 올해 골목축제도 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며 경남도도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 경쟁력이 없는 축제는 통폐합하거나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전국 지자체들의 부채가 100조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올해 전국 지자체들의 행사·축제성 예산은 1조700억원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축제유료화로 민심도 잃고 명분도 잃었다", "관광수입도 유료화 때문에 손님이 3분의 1로 줄어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다", 또는 "유료화로 인해 2중 가림막과 8개의 매표구 설치 비용이 더 들었을 것이다" 등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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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SNS에 떠도는 사진은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돈이 아까운 시민의 모습이었다. 한 사람이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고 다른 사람이 등에 발을 딛고 올라가 담장 넘어 유등을 구경하는 장면인데 강갑수 진주시의원이 사진 찍어 올려 크게 확산된 것이다.
공연을 보는 게 아니니 유료화를 백지화해야 한다는 부정론과, 첫 해여서 부작용이 있을 뿐이지 결국은 유료화가 정착될 것이라는 긍정론이 여러 미디어에서 다뤄지고 있다.
축제 개막일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등축제장 축하방문 자체는 전국적인 홍보가 되었지만 얼마만큼 시민들의 힘을 얻을지 좀더 두고 봐야할 일이다.
그럼에도 2016년 2월에는 등(燈)의 본고장인 중국 서안 등회축제와 뉴질랜드 랜턴 페스티벌에 진주유등이 진출할 계획이어서 축제의 세계화는 지속돼 가고 있으며 유료화라는 세계적 추세도 거스를 수 없을 전망이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축제의 유료화의 첫 시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자가용 운행절제와 걷기운동 등을 잘 유도한 자원봉사자, 축제관계자 등 35만 진주시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제 산업문화도시로서 진주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글로벌 명품축제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