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전남 강진군 강진읍 탑동마을 영랑 김윤식시인(1903∼1950)의 생가 화단의 모란이 봄기운을 받아서 꽃망울을 내밀기 시작했다.
영랑생가 모란은 지금부터 움이 트기 시작해 꽃들의 왕에 걸맞게 한 달 이상 뜸을 들여 4월 하순 경에 커다란 붉은 꽃을 활짝 터트린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 영 랑 詩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슬픔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소망 서운케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을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